2023년 3월 24일 금요일

미츠이시 코토노 여성지 『챤토』 인터뷰

PROFILE 미츠이시 코토노 님
출처: ‘일하는 여성들과 어머니들의 미디어’ 『챤토』 미츠이시 코토노 5부작 인터뷰
  1. https://chanto.jp.net/articles/-/1002731
  2. https://chanto.jp.net/articles/-/1002734
  3. https://chanto.jp.net/articles/-/1002736
  4. https://chanto.jp.net/articles/-/1002737
  5. https://chanto.jp.net/articles/-/1002738
1989년 성우 데뷔.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츠키노 우사기 역, 『신세기 에반게리온』 카츠라기 미사토 역, 『주술회전』 메이메이 역 등 히트작에 이름을 올렸다. 근년에는 『리코카츠』(TBS) 등 드라마 출연도. 성우 생활을 되돌아보는 에세이 『코토노하』를 냈다.



세일러문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 “어린이 운동회에서 ‘벌을 주겠어!’” 육아와의 양립을 생각해서 프리랜서로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으로 알려진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씨. 2007년, 당시 유치원생이던 자녀의 육아와의 양립을 고려해서 소속사로부터 독립했습니다. 육아와의 양립에서의 고생이나 기쁨이란. 성우 생활을 되돌아보고 직업에 대한 긍지를 이야기한 책 『코토노하』를 출간한 미츠이시씨에게 물었습니다. (전 5회 중 1회)

임신 중에는 “그저 마음을 강하게 먹고 도전할 수밖에 없는 현장도”


── 미츠이시씨는 2002년에 출산하셨는데요. 성우 일이란 스케줄도 불규칙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육아와의 양립에는 어떤 노고가 있었을까요.

미츠이시씨: 제가 신인일 때는 연예게에 아직 낡은 체질이 남아 있어서, 「정규 프로그램이 있는 동안에는 결혼은 안 되고 출산은 절대 안 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서서히 정규 일을 하면서도 출산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소속사에서도 육아 기간에는 연기자 측의 몸에 따라 조정해 주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옜날에는 배가 불러서 레귤러 프로그램에 나가면 주위에서 “임산부가 있다”고 지나치게 신경을 써준다거나, 반대로 “방해된다”고 대놓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거나…. 그저 마음을 강하게 먹고 일에 임할 수밖에 없는 현장도 있었습니다.

── 당시에는 지금처럼 보육원 체제도 갖추어져 있지 않은 시절이었지요.

미츠이시씨: 그렇지요. 저는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지 않고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있었습니다만, 동세대나 후배 성우 중에 출산한 사람들이 보육원을 신청을 해도, 자기가 얼마나 난처한 사정에 있는지 온갖 불우함을 서식이 넘칠 정도로 써서 어필하지 않으면 보육원에 들어갈 수 없는 그런 시대였습니다.

저는 선배분이 소개해 주신 베이비시터분에게, 몇명씩 순번을 돌아가면서 베이비시터분과 가족들끼리 어떻게든 돌아가면서 해내려고 했습니다.

저쪽이고 이쪽이고 “죄송합니다”의 불합리함


── 2007년에 소속사를 퇴사하고 프리랜서가 된 것은, 당시 유치원생이었던 자녀분의 영향도 컸다고 들었는데요.

미츠이시씨: 그렇지요. 당시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는데요, 유치원은 갑자기 예정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학부모들이 모여서 행사 준비를 한다던가, 발표회 의상을 만든다던가 하는 일정이 갑자기 “이번 달은 이 날에 모입시다”하고 정해지는데, 그런 날들에 이미 일이 잡혀 있어서 겹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능한 한 내 아이가 주눅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엄마들과 똑같이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 해서 가급적 참가할 수 있도록 소속사에 스케줄 조정을 부탁했거든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NG(휴일) 넣어주실 수 있을까요? 어떻게든 안 될까요?” 고개를 조아려 부탁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소속사에 바라는 매니지먼트와 소속사가 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의 간극이 커져버린 것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이나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출연한 이후라서, 직접 제 이름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도 했고, 나이도 적당했기 때문에 프리랜서가 되었습니다.

── 유치원 관계로는 일정 조정이 큰일이었겠네요.

미츠이시씨: 그래도 저는 어느 정도 커리어가 쌓여서 스케줄 조정을 부탁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게 다행이었던 편이지요. 신인이라면 그런 말을 했다간 일감이 들어오지 않게 될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저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연장보육으로 일하고 있어서, 얼마나 힘든지 잘 알 것 같습니다.

미츠이시씨: 그치요. 연장보육이라고 하지만 금방 데리러 가야 하잖아요? 저도 부메랑인가 싶었거든요. (웃음) 아침에 와ー 하고 보내 놨는데, “벌써 데리고 가라고!?” 이런 느낌.

일 때문에 늦게 데리러 가는 날이면 직원실에 아이를 맡겨 놓고 “죄송합니다!”라며 뛰어들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면 이쪽에서도 “죄송합니다”, 저쪽에서도 “죄송합니다”가 되는 이 불합리함. 어떻게든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은 하지만….

── 프리랜서가 되시면서 스케줄면의 과제는 해결되셨나요?

미츠이시씨: 그렇네요. 스케줄링은 자유로워졌어요. 당시에는 40대라서 기운이 빠릿빠릿했기 때문에, 하루에 4개든 5개든 일을 채워놓고, 대신 “이 날은 오프로 한다”고 조정할 수 있게 되어서, 쉬는 날을 만들기 쉬워졌습니다.

운동회에서는 보답의 아나운스


── 자녀분들에게 자신이 세일러문 성우라고 밝히지 않으셨다고 하는데요. 자녀들이 스스로 알게 되었을까요?

미츠이시씨: 어떻게인지 짐작은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유치원이나 다른 학부모들에게도 제 직업을 말하는 일이 없었는데, 어째서인지 시나브로 알려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유치원 운동회에서 입장 행진 아나운스를 담당하셨다던데.

미츠이시씨: 실행위원들에게 “어떻게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아이를 연장보육을 맡기고 있었기에, 신세에 대한 보답이라는 의미로 승낙했습니다.

“이런 말 해 주세요”라고 대본을 받았는데요, “이래서는 재미가 없다. 이 캐릭터는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싶어서 제가 다시 썼습니다.

── 굉장하다, 프로의 기술…!

미츠이시씨: 세일러문의 우사기쨩 풍으로 “열심히 해야지, 안 그러면 벌을 주겠어!”라고 덧붙이거나.

그리고 아버지들이 참가하는 종목에서는 에반게리온의 카츠라기 미사토 풍으로 “간다, 아버지들. 발진!”이러고. (웃음)

── 학부모들이 기뻐했겠는데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부러워집니다.

미츠이시씨: 운동회는 보통 아이들이 왁자지껄 들뜨는 분위기인데, 제가 아나운스를 할 때는 어른들의 낮은 목소리가 와글와글 들려오더라구요. (웃음)

── 어머니가 되면서 역할에 대한 접근법이 바뀌거나 했나요?

미츠이시씨: 만들어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역할이 늘어난 것 같네요. 출산 전에도 어머니 역할은 맡은 적이 있습니다만, 그 때는 “이런 느낌일까” 라는 식으로 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되고 나서는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것 없이 평범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츠이시 코토노, 급병으로 인한 세일러문역 변경으로 맛본 좌절 “그래도 작품은 계속된다”


1992년에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의 주인공 츠키노 우사기 역에 발탁된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씨. 작품은 사회현상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인기작으로. 그러나 1993년 1월에 미츠이시씨는 급병으로 입원, 일시적으로 대역으로 변경. 성우로서 맛본 좌절과 갈등이란. 성우 생활을 되돌아보고 직업에 대한 긍지를 이야기한 책 『코토노하』를 출간한 미츠이시씨에게 당시의 기분이 어땠는지 물었습니다. (전 5회 중 2회)

후시녹음 당일 천공성 난소낭종으로 입원


── 세일러문은 당시에 사회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대인기작품이 되었지만, 인기가 절정이었을 때 천공성 난소낭종(난소의 물혹이 터져서 구멍이 남)으로 입원해서 한때 대역으로 변경되었었지요.

미츠이시씨: 네. 후시녹은 당일에 입원하게 되어버려서……. 거기서 1쿨 가까이 세일러문을 쉬었습니다. 마침 클라이맥스였고, 적의 본진으로 향하는 가운데 세일러 전사들이 차례차례 목숨을 잃어가며 세일러문을 지킨다는 장렬한 이야기였습니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아이템을 손에 넣어 파워업하는 에피소드까지, 대역을 아라키 카에쨩에게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 당시 복귀가 결정되기 전까지 어떤 마음이셨을까요?

미츠이시씨: 당시 세일러문 이외의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조금 더 빨리 대역 분과 배턴 터치해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대역을 사용한 작품들 가운데 세일러문이 가장 마지막에 복귀가 결정되었지요.

그래서 바짝바짝 속타며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당시에는 요즘처럼 휴대전화나 메일도 없었기 때문에, “언제쯤일까요”라고 소속사에 전화로 물으면, 소속사에서 토에이측에 묻고…. 좀처럼 복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조했었지요.

── 당시 대역으로 변경된 작품들 중에는, 그대로 대역 성우가 역할을 이어받게 된 작품도 있었다고 하던데요.

미츠이시씨: 그랬지요. 그런 엄격함은 어느 업계에서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프로젝트에 참여해도 몸을 가눌 수 없어 나올 수 없으면 다른 사람이 대신하게 되고. 그래서 잘 돌아간다면 그대로 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이 폐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냉정하게 말해서 그렇다는 것이고, 작품 도중에 성우가 바뀌는 것은 당시에도 드문 일이었습니다. “내가 없어도 작품은 계속된다”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을 정면으로 받아들일 수밖에요. 세일러문은 계속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안심하는 한편으로 어딘가 쓸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 대역을 맡은 아라키 카에씨는 그 후에도 세일러문에 출연하셨는데요.

미츠이시씨: 그랬지요. 「꼬마 우사(세일러 치비문)」 역할로 돌아왔었지요. 처음에는 같이 하게 된 게 서로 복잡한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카에쨩도 정말 힘들게 생각해서 대역 기간을 채워준 것 같았고요.

하지만 카에쨩이 「꼬마 우사」로서 자기 역할을 받아 구애되는 것 없이 연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프로듀서측의 지휘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 그 뒤에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카츠라기 미사토 역을 맡았습니다. 저서 『코토노하』에 보면, 성우는 한 번 목소리의 이미지가 붙어 버리면 같은 목소리만 요구받는 답답함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당시에 어떤 생각으로 도전하셨을까요?

미츠이시씨: (카츠라기 미사토 역은) 당시의 저보다 2살 연상의 역이었기 때문에, 미묘한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소녀 역할이 많아서, 이런 역은 도전해 본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래도 능력 이상으로 애써가며 「누나답게」, 「참한 여자답게」 그런 느낌을 만들어내서 연기했어요.

저로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어떡하지” 고민하면서 1화를 끝마쳤어요. 작품세계가 독특했기 때문에 그 세계에 농락당하는 것 같기도 했고….

사실 진짜 농락당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그것대로 좋았겠지만요. 저 자신도 헤매면서 연기하고 있었다는 거죠.

당시에 다른 출연자나 스태프들도 감이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프로듀서에게 “코토쨩만 뒤처져 있네” 그런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우와아, 역시나” 싶었고. 그래서 앞으로는 너무 억지로 만들어내지 말고 자기 그대로 하는 편이 좋겠다,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었어요. 이래도 괜찮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렇게 하는 편이 더 알맞게 잘 되었습니다.

── 미사토 역에 있어서 “이 역은 감 잡았다” 하는 순간이 있었을까요?

미츠이시씨: 그건 서서히 차올랐어요. 제가, 좀처럼 “역을 감 잡았다”고 자신을 가지지 못하는 타입이에요. “이런 느낌으로 괜찮은가요?”라고 디렉터에게 몇 번씩 물어보고. 좀처럼 스스로 “이거지” 하기 어려운.

주위를 둘러보고 납득해 주시면 그제서야 “이러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좀처럼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 듯 하네요.


카츠라기 미사토역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 “혁신적이었던 에반게리온 현장”


1995년에 텔레비전 시리즈가 방송개시되었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카츠라기 미사토 역은, 그전까지 건강한 소녀 역을 많이 맡은 미츠이시 코토노씨의 새로운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세부사항까지 물어지며 추구해서 녹화가 장시간에 이르렀던 것으로 유명합니다만, 미츠이시씨에게는 성장을 촉진해주는 중요한 현장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전 5회 중 3회)

“립싱크 신경쓰지 말고 자기 페이스로 이야기해 주세요”


── 저서 『코토노하』에서도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현장은 혁신적이었다”고 밝히고 계십니다. 다른 현장과 어떻게 달랐던 것일까요.

미츠이시씨: 텔레비전 시리즈 때는 음향감독님이 계셔서 음향감독님의 페이스로 녹화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때는 특히 녹음이 빠르기로 유명한 음향감독이셨어요. 물론 빠른 만큼 조악한 것은 아니었고, 가능한 성우들을 한 자리에 다 모아서 딱 알맞게 녹음하는 타입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녹화 브레이크가 꽤 길어져서 “어? 왜 이러지” 하는 간격이 있었어요. 그 브레이크타임 동안 안노 감독의 “이렇게 해 달라”는 지시가 있었고, 디스커션을 한 후에 음향감독이 성우들에게 지시를 전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텔레비전 시리즈 때는 그렇게까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후반부에는 그림이 완성되지 않거나 해서 시간이 걸렸던 적은 있지만요.

업계에서는 “시간 잡아먹는다며, 그 프로그램”라면서 재미있게 소문이 나고. (웃음) “큰일났네” 이러면서 막 웃고.

극장판부터는 안노씨가 음향감독을 직접 맡게 되었기 때문에, 그 관련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전이었는데도 시간별로 나누어서 성우별로 따로 녹음을 했어요.

── 당시로서는 드문 일이었던 거로군요.

미츠이시씨: 성우들이 차례로 와서 “어때? 지금 밀리고 있어?”라며 서서 이야기 나누고. “1시간 정도 기다리고 있어”, “우와아…” 이러고. (웃음)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없었기 때문에, 대기시간에는 책을 가지고 가서 독서를 하고 그랬습니다.

현장은 독특한 긴장감이 있었네요. 감독님은 “살아있는 날것의 인간(生身の人間)을 투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분 같은데, “립싱크 신경쓰지 말고 자기 페이스로 이야기해 주세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감독님이 콘티에 맞추고 립싱크에 맞추는 것을 원하지 않고, 살아 있는 인간이 말하는 생생한 대사를 원했던 것 같아요.

에반게리온은 「허리케인 같은 현장」


── 시리즈는 2021년에 완결되었지만, 1995년의 TV판 방송 개시 이래로 이렇게 오래 관계를 맺은 작품도 드물지요. 미츠이시씨에게 『에바』는 어떤 작품이었습니까?

미츠이시씨: 즐겁기도 하고, 조금 무섭기도 하고. 뭐랄까요…, 허리케인 같은.

── 허리케인?

미츠이시씨: “에반게리온 녹음, 슬슬 들어갑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아, 허리케인 주의보가 왔다”라고 준비태세를 취하거든요. 대비해야 하고, 버텨내야 하고, 극복해야 하고, 굉장히 힘들지만, 끝나고 나면 어딘가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는 느낌입니다.

몸도 마음도 피폐해지기는 하는데, 뭔가 새로운 씨앗이 남아요. 자신의 스킬도 업되는 느낌이 들고요. 뭐랄까요, 「시련」까지는 아니지만….

── 그 정도로 강한 힘이 있는 거군요. 스크랩 앤드 빌드 같은.

미츠이시씨: 파괴와 창조, 라고나 할까요. 에너지는 대단했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야 다른 작품들도 병행하면서 직업으로서 했던 것일 뿐인데, 안노씨는 계속 에반게리온과 마주해 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가혹한 인생을 걷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존경스럽고, 지금은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기분이네요.

──『코토노하』에 보면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무릎을 안고 앉아 있는 미츠이시씨를 미사토 캐릭터에 겹쳐 보았다,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요. 스스로 맡은 역할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셨나요?

미츠이시씨: 으ー음…, 스스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네요. 어딘가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이 역과 인연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요.

캐릭터 전환은 순조로워


──“역할에 빙의되었다”라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고 하는 배우들도 있는데, 미츠이시씨는 그런 적은 없었나요?

미츠이시씨: 애니메이션은 그렇지 않지요. 애니메이션은 그 세계 속에 캐릭터가 살아 있기 때문에, 딱히 저 자신에게 들러붙지 않아요. 애니메이션 현장은 하루에도 몇 편씩 돌아가며 녹음할 때도 있는데, 각각의 캐릭터가 전혀 다른 세계를 살고 있기 때문에 전환은 순조롭게 되는 것입니다.

── 좀비 역을 연기한 직후에 귀여운 캐릭터 역도 연기할 수 있고.

미츠이시씨: 정말 극단적인 세계를 오가고 있지요, 애니메이션이란. (웃음)

그런데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대본을 받고 다른 연기자들과 함께 있으면, 그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죠. 표현이 좀 낡은 것일수도 있겠지만, 채널이 찰칵 하고 돌아간다고 해야 할까요.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 “신인이 중견으로 자라나기 어렵다” 코로나 재앙 이후의 개별녹음을 생각하다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씨는 후시녹음 현장에서 많은 성우들과 더불어 대사를 주고받으며 씬을 연기함으로써 연기의 기초를 배웠고, 선배들의 연기를 지켜보고 따라하는 것으로 기술을 연마해 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재앙 이후 개별녹음으로 변경되면서 다른 성우의 연기를 보고 배울 기회가 감소. 신인이 성장할 기회를 잃어가는 현 상황에서, 지금 생각하는 것은. (전 5회 중 4회)

코로나로 인한 변화, 인기 성우에게 일감이 집중


── 저서 『코토노하』에서는 코로나 재앙 이후 후시녹음이 집단적으로 대사를 주고받는 형태로부터, 소수 인원 또는 아예 개별 녹음을 하는 방법으로 변경되어서, 젊은이들이 육성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위기감이 있으시다면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미츠이시씨: 지금까지의 방식의 육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양성소에서는 어찌하고 있을까 싶어 (양성소 동기인) 모리카와 (토시유키)군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만, 역시 이렇다 할 방법이나 교육시스템이 구축된 곳은 아직 어디에도 없는 듯하고. 기본적인 연기 수업이라고 합니다.

── 녹음 스케줄의 짜임새가 변함에 따른 변화도 있었다면서요.

미츠이시씨: 그렇네요. 코로나 이전 같았으면 녹음을 위해 10시~15시, 16시~21시에만, 성우들을 모아 놓고 애니 1편을 녹음한다. 그러면 아무리 해도 하루에 2편 녹음이 한계였어요.

보통 “이 시간대를 확보할 수 없다면 무리로군요.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겠습니다.” 이런 식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코로나 재앙 이후 밀집을 피하기 위해 시간차 개별 녹음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되면 구속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아지기 때문에, 다른 작품의 녹음 일을 받을 수 있게 되지요.

지금까지 제작진은 원하는 성우가 다른 프로그램에서 킵되고 있으면 캐스팅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동시에 2~3 편의 작품을 동시에 녹음할 수도 있어요.

연기하는 쪽에서는 여러 세계를 왔다갔다 하느라 힘들어지겠지만, 우수한 성우라면 그 정도 재주는 있는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그렇게 되면 이미 잘 나가는 성우에게 일이 집중될 수가 있겠지요.

녹음이 스톱되거나, 개별녹화의 영향으로 “(코로나 이후로) 일이 확 줄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연기는 “마음으로 교류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 한편, 성우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나 실제로 데뷔하는 젊은 성우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우려되는 점이라도 있으실까요?

미츠이시씨: 제가 걱정해 봤자 전혀 어쩔 수가 없습니다만,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중견으로 자라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견해가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계속 배출되고, 프레쉬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요.

신인이 늘어나는 것은 제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만, 다만 그 이후로 중견, 베테랑이라는 흐름을 타기 어렵게 된 것 아닐까, 같은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어플 게임이 한창 유행인 시절인데, 게임은 혼자 녹음을 하거든요. 세세한 연기의 연출이 아예 없고 바로 OK가 되는 케이스도 많이 있습니다.

── 그렇겠네요.

미츠이시씨: 그런 일만 계속해서, 기본적인 기술을 몸에 익히지 못한 상태라면, 예컨대 그 게임이 애니화가 되었다고 할 때, “대화를 한다”라는 연기의 기본부터 먼저 배워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되고, 당사자는 “지금까지 OK였는데 뭐가 문제?”라고 곤혹스럽게 될지도.

그리고 그렇게 되면 소녀 역할로부터 그 다음은 언니, 선생님, 엄마, 이렇게 역할을 넓혀가는 데도 시간이 걸리게 되겠지요.

물론, 게임업계가 번창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오기로라도 그 역할로 끝나버리는 성우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 예전에 어느 베테랑 성우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젊은 성우들이 소모품이 될까봐 걱정이다”라고 문제제기를 하셔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중견으로 자라나지 못한다는 게 정말 중대한 문제인 것 같네요.

미츠이시씨: 지금의 녹음 방식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연기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접해서 발생하는 그 기분으로 교류를 하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는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깨우치는 것은 본인에게 달린 것이고. 앞으로 규제가 완화되고 나서가 승부가 되겠지요.

── 녹음 현장에서 기술을 훔친다는 말을 들으니 말인데, 미츠이시씨는 아직도 후배들 중에 신경 쓰이는 목소리가 있으면 흉내를 내 보신다고 들었는데요. 요즘 젊은 성우들 가운데 주목하는 사람이라도 있나요?

미츠이시씨: 그거는 대사가 멋진 사람이나 잘 팔리는 사람들이겠지요. (웃음) 하지만 요즘은 완성된 작품밖에 볼 수 없게 되어 버렸기 때문에, 분위기까지 읽어낼 수는 없습니다. 녹화 방식의 변경이 정말로 큰 타격인 것 같아요.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 염원하던 대하드라마 출연 오퍼에 환희


근년에는 『리코카츠』, 『Get Ready!』 등의 드라마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씨. 2024년에는 대하드라마 『빛나는 그대에게』 출연이 결정되었습니다. 한편, 처음에는 성우 현장과는 달라서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합니다. (전 5회 중 5회)

영상은 “사람이 가까이서 보고 있는 가운데 연기를 하는 긴장감이 있다”


── 최근에는 드라마 출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우 현장과 접근법이 다를까요?

미츠이시씨: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그림이 움직이고 연기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어서 그 움직임 속에서의 거리감이 중요한 것으로 연기에서 마음쓰게 됩니다.

그런데, 영상의 세계에서는 제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니까 “(이 역은) 어떻게 움직일 것일까”라던가, “여기서 돌아보는 것일까” 이렇게 상상을 해가면서 대사를 기억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상 쪽이 현장을 못 읽는 비율이 많고요. 가 보고 연기해 봐야 알게 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긴장의 정도가 더 크지요.

── 2021년의 『리코카츠』가 첫 연속극 출연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연기를 해 보시고 성우 현장과의 차이를 느끼셨나요?

미츠이시씨: 완전히 달랐죠. (웃음)

그 역을 맡아서 대화를 한다는 기본은 같지만요. 드라마에서는 카메라 프레임의 세계, 화각 속에서의 배치가 중요. 사람이나 카메라가 잔뜩 이쪽을 보고 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지요. 음향감독이나 조명감독도 굉장히 가까운 상태이고, 어떤 때는 카메라를 향해 평범하게 대화하는 연기를 해야 하기도.

저음에는 그런 사람의 압력을 너무 느껴서 연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뜨끔뜨끔 했습니다.

후시녹음에서는 제 시야는 영상 뿐이고. 같이 출연하는 다른 성우와도 기분적으로는 캐치볼을 하고 있지만 실제 위치는 옆이잖아요. 무대에서처럼 며칠이나 연습을 할 수 있을 리도 없고…. 그래서 처음에는 좀 서툴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자신감을 갖고 나아갔다기보다는, 더듬어가면서 나아갔다는 느낌일까요.

미츠이시씨: 더듬더듬 하면서. 의문으로 가득해서 “이대로 괜찮나요?” 이렇게 물어가면서. 그리고 공동출연자의 연기를 보면서, “이런 작은 목소리로도 연기가 성립하는구나”, “얼굴의 움직임은 정말 조금만으로도 성립하는구나” 놀라거나. 현장이나 온에어를 보면서 공부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긴장으로 손이 떨리기도 한다


── 저서 『코토노하』에서도, “투머치한 연기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라고 회고하셨는데요.

미츠이시씨: 그러게요. 정말 걱정되었어요. 『리코카츠』 첫 녹화 때도 긴장했고….

처음 촬영한 씬이, 볼링장에서 (남편 역의) 사노 시로씨한테,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면서 “즐거워 보이네~”라고 말을 거는 씬이었습니다.

── 남편의 외도현장에 난입하는 씬이었군요.

미츠이시씨: 볼링장 로케였으니까, 쿵쾅, 깡 하는 볼링 소리도 크고. 그러니까 어느 타이밍에 어느 정도로 제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전혀 감을 못 잡았어요.

“여기서는 화를 내야 해”라고 생각하고 몸을 맡기고 임했는데, 역시 얼굴이 긴장을 해서 굳어지더라구요.

── 미츠이시씨도 긴장을 다 하실 때가 있군요.

미츠이시씨: 아니ー, 아직도 그래요! 손이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하고요. 흥분감에 떠는(武者震い)게 아니고 겁먹어서 떠는(ビビリ震い) 거예요.

── 성우 일을 할 때도 긴장되는 일이 있으셨나요?

미츠이시씨: 후시녹음 할 때도 극한의 연기를 할 때는 벌벌 떨림이 올라올 때가 있어요. 그러면 대본 떠는 소리가 마이크에 잡음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팔랑팔랑 하면서 대사를 치는 거죠.

── 그럴 때는 어떻게 자신을 진정시키나요? 뭔가 주문이라던가, 의지가 되는 말이 있다던가….

미츠이시씨: 그런 거 없어요. (웃음) 그냥 열심히 하면서, 소리 내지 않고 마이크에서 멀어져서 심호흡 하는 정도밖에 없어요.

「꿈은 대하드라마」가 이루어진 순간


── 내년에는 대하드라마 『빛나는 그대에게』 출연도 있으신데요. 섭외를 받고 심경이 어떠셨을까요?

미츠이시씨: 대하드라마라고 하면 꿈 같은 이야기였지만, 동기인 타카기 와타루군도 『사나다마루』에 출연해서 개척해 준 바 있고, 그 밖에도 여러 성우들이 기용되고 있어서 “꿈이 아닌 세계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시대극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키모노 입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인연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리코카츠』, 『Get Ready!』로 드라마 출연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스태프들하고도 “대하드라마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꿈은 대하~!” 라고 이야기하고 그랬어요.

── 꿈이 이루어졌군요!

미츠이시씨: 네. NHK 프로듀서에게 직접 오퍼를 받았습니다. 실사영상만 매니지먼트를 부탁하고 있는 분이, “대하 왔다ーーーーー!!” 라고 LINE을 보내와서. (웃음)

프로듀서분이 보낸 의뢰 메일에 냉정하고 정중하게 승낙 답장을 보내고 나서, “우ー와!!”하고 펄쩍 뛰었어요.

드라마 일 “앞으로도 인연이 되면 하고 싶어”


── 앞으로 성우 일과 양립할 수 있을까요?

미츠이시씨: 이것만은 그야말로 인연의 문제라. 하지만 『리코카츠』나 『Get Ready!』 때는 스태프와 캐스트들 덕분에 즐거웠고, 연기자로서의 일이구나 생각했기 때문에, 인연이 된다면 또 도전하고 싶습니다.

── 성우와 배우는 차이는 있지만 심지에서 통하는 것은 같다는 것일까요.

미츠이시씨: 그렇겠지요. 성우업계는 코로나 녹음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서 개별 녹음이 되어 버렸잖아요. 그런데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따로따로 촬영하거든요.

그래서 “그렇구나. 따로따로 촬영해도 편집과 감독의 실력으로 성립이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네요.

── 그렇군요.

미츠이시씨: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후시녹음은, 예전에는 20, 30명씩 일제히 모여서 녹음하고 했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작품이 다 완성된 뒤 무대인사에서 공동출연자들에게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어요. 처음에는 “뭐야, 이게” 하면서 서글펐습니다. 분노 비슷한 것도 느끼고….

다함께 만들었다는 느낌도 없이, 관객 앞에서 “처음 뵙겠습니다”가 뭐냐고, 그건 아니지,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영상의 세계에서는 지금까지도 보통 그렇게 만들어왔던 거겠지요. 작법으로서 아닌 게 아닐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쓸쓸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하나의 작법으로서 성립되어 있는 것이랄지요.

미츠이시씨: 하지만, 성우에 관해서 말하자면, 일본 성우들의 스킬이 높은 것은 다같이 녹음하는 녹음 방법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뿔뿔이 녹음이 되어서 뚝 끊겨 버렸어요.

앞으로 일본 성우의 질에 변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미츠이시씨: 별 거 없고,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게 일하면서 가족들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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