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58분 15초.
… 초호기의 AT필드로 목표 갑 및 을의 구속에 성공』
엉덩이씨름하는 모양처럼 밀치락달치락 왁시글거리고 있는 사도의 모습이 비쳤다.
슬라이드가 바뀌었다.
다른 각도. 사도를 바로 앞에서 지켜보는 초호기와 이호기의 모습.
후퇴하는 푸른 영호기의 모습도 보인다. 요새사도전에서의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재취역 보수가 늦지 않았던 것이다.
『오전 11시 03분.
… 영호기(改)・이호기에 의해 목표 AT 필드의 중화.
… 영호기(改)에 의해 N²폭뢰 투입, 점화』
브리핑 룸은 지금 어둑어둑한 영사실이 되어 있다.
『 … 구성 물질의 28%를 소각하는 데 성공』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수많은 슬라이드. 분열사도 전투의 과정이다.
때문에 이쪽에서 찾아 나가 요격하는 형태의 싸움을 한 것인데, 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덕분에 N²폭뢰로 발을 묶는 무식한 전법을 쓸 수 있었다.
『동 05분.
… 초호기・이호기의 공격에 의해 패턴 청 소멸, 사도 섬멸을 확인』
실내등이 켜졌다.
3명의 칠드런이 제각기 자리에 앉아 있다. 나 말고 어른은 휴가씨 뿐.
작전 그 자체는 성공했기 때문에, 브리핑 참가자는 최소한.
원래라면 지금부터 논공행상을 해야겠지만, 파일럿이 아이들인 만큼 무신경하게 할 수는 없다.
「그러면 현 시점을 기해서 작전 행동을 종료. 해산」
가장 먼저 나가려고 하는 아스카에게 손짓. 지금부터가 본론이다.
그 의도를 눈치챈 듯, 휴가씨가 그와 아야나미를 급히 내몰았다.
무슨 말을 들을지 이미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아스카의 표정이 딱딱하다.
앞의 의자를 돌려 자리를 권하고 나도 앉았다.
「잔소리 할 거면 안 들을 거야」
아스카가 팔짱을 끼고 딴 데를 바라보았다.
「왜지?」
「들을 필요 없어. 나는 잘못한 거 없으니까!」
아스카의 왼손 집게손가락이 초조하게 오른팔을 두드리고 있다.
「잘못한 게 없는데, 어째서 당당하질 못한 거야?」
「나는 당당하거든」
다리를 꼬았다. 그런 의미가 아니야, 아스카.
「그럼 내 얼굴 보고 얘기해」
「미사토 얼굴은 볼 가치 없어」
심한 말. 그녀 본인이 들었다간 열화같이 노할 것이 틀림없다.
「그럼 그대로 들어」
「들을 필요 없다고 했잖아!」
왼손으로 쾅, 책상을 친다.
매섭게 쏘아보는 모습에 전생이 떠오르면서 조금…… 맵다.
「겨우 내 얼굴을 봐주는구나. 그렇지만……」
「뭐야!」
「그런 표정 하고 있으면, 예쁜 얼굴이 망가져 버린다구?」
허를 찔린 모습의 아스카는, 뭔가 여러 가지로 갈등하더니, 한층 더 무섭게 눈초리를 올렸다.
「아부하면 생각대로 해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날 얕보지 말란 말이야!」
불평을 마구 쏟아 부으면서도 떠나지는 않는 것은, 아스카도 알고는 있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완벽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너무 높은 이상이 강박관념이 되어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없다.
에바에 모든 것을 거는 외곬이 의심암귀를 낳고, 타인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아스카의 신상조서를 보고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은, 부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아이의 마음이었다.
부모의 눈에 들기 위해, 누구보다 앞서고자 하는 아이의 노력이었다.
부모가 돌아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목소리를 쥐어짜고, 목숨을 거는 아이의 모습.
아스카는 순수하다.
그래서 슬프다.
칭찬해주었으면 하는 엄마는, 이제 없으니까.
안 되겠다. 강한 척 허세를 부리는 아스카가 애처로워, 보고 있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도망치면 안 돼.
여기서 도망치면, 아무것도 안 돼.
입을 틀어막은 나를 어떻게 생각한 것인지, 아스카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무엇이든 말해야 한다. 아스카에게 무슨 말이든 하지 않으면.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하지만, 건넬 말을 찾을 수 없다.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찾을 수 있을 리 없다. 껍데기뿐인 말은 아스카의 마음에 닿을 리가 없다.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아스카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독일에 있을 때 이미 어떻게든 찾았겠지.
아니, 아니다. 지금 여기서 아스카에게 할 말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독일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겨우 한 번의 실패를 두려워해, 귀중한 기회를 마치 물감이 스며들듯 흘려보내고 있었다.
…
나는 아스카를 구해줄 수 없다는. …그 사실에,
실패가 두려워 나아갈 수 없다는. …그 비겁함에,
그것을 이제 와서야 깨달았다는. …그 어리석음에,
도망치고 싶다. 도망치고 싶다. 지금 바로 도망치고 싶다는. …그 약함에,
…타격을 받는다.
…
치받치는 눈물을 숨기기 위해 일어서서, 짐짓 천천히 출구를 향한다. 눈물이 넘쳐흐르지 않도록.
「잠깐만! 어디 가!」
「어딜 가든 상관 없잖아」
도망치는 이유. 도망치는 이유. 아스카에게서 도망치려는 이유.
「프로의식이 없는 사람한테 무슨 말을 하던 소용 없지.
붙들고 있어서 미안해」
뛰쳐나간다.
어째서 이따위 말은 잘도 나오는 건지. 핑계 대는 데만 익숙해서……, 역시 나란……!
그딴 말을 듣고 참을까봐. 라며 뒤쫓아 오는 발소리.
오지 마. 오지 마. 따라오지 마, 아스카.
전력으로 뛰지 않으면 따돌릴 수 없다. 눈물을 닦지도 숨기지도 못하고 오로지 달린다.
본부동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아스카를 따돌리기 위해 몇 번이나 길을 꺾었다.
내게 주어진 집무실에 뛰어들어, 후려갈기듯이 자물쇠를 걸었다.
문에 등을 맡기고, 맥없이 스르륵 쓰러지듯 앉았다.
나는 전혀 굳세어지지 못했다. 약한 전생 그대로다.
다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때, 모든 것을 마주보고, 도망치지 않겠다고 맹세했는데.
세계를 멸망시킨 죄를, 조금이라도 갚을 것이라고.
상냥하지 않은 세계를, 조금이라도 상냥하게 만들 것이라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 초인종도 울린다. 성난 외침이 마구 퍼부어진다.
싫다. 싫다. 싫다.
약한 자신이 싫다. 상냥해질 수 없는 자신이 싫다. 체념해 늘어져 있는 자신이 싫다. 도망치는 자신이 싫다.
역시 나는, 안 된다.
약하기 때문에 안 된다. 상냥하지 못하기 때문에 안 된다. 체념해 버렸기 때문에 안 된다. 도망쳐 버리기 때문에 안 된다.
죄를 갚을 수 없다. 구해줄 수 없다. 상냥해질 수도 없다.
도와줘요. 누구든지 좀 도와줘요. 누구든 나한테 손을 내밀어 줘요.
나 홀로는, 나 한 사람 만으로는, 혼자서는 할 수가 없어요.
아무나 다가오지 않아도 좋다.
단 한 명. 이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그녀의 말 한마디만 있으면 된다. 그녀의 그 의지가 조금이라도 새어나와 준다면.
나는, 그녀의 대역 같은 건 할 수 없다.
열심히 연기해 왔지만, 역시 내게는 무리다.
나는, 여기 있어도 좋은 걸까?
…
왼손이 아프다.
어느새 꽉 움켜쥐고 있던 손바닥 안에는, 은색 로자리오가 있을 것이다. 볼 필요도 없이.
그것은, 내가 짊어져야 했기에 그녀로부터 물려받은 십자가.
……
그래…….
그렇구나.
나 아닌 다른 누구에게 이런 짓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한탄해 보았자, 이제 와서 되돌릴 수는 없다.
도망치려 해도, 도망칠 곳조차 없다.
아무리 간청해도, 아무도 내게 떠맡긴 적 없다.
싫으면 싫다고 내팽개칠 용기도 없다.
……나는, 최악이다.
……
훌쩍였다.
눈물은 멈추었다. 박정하게도 슬픔조차 지속되지 않는다.
「우는 거 반칙이야」
「엣! 아, 아스카?」
정신을 차려 보니, 위를 보는 자세로 벌렁 누워 있었다. 분명히 잠갔던 문이 열려 있다.
내가 왜 아스카의 무릎베개를 하고 있는 거지?
「문에 기대는 거 아니야. 바닥에 머리 찧을 뻔 했잖아」
내가 넘어지는 순간 받아서 그대로 무릎을 빌려 준 건가.
「다 큰 어른이 어린애 앞에서 창피하게 울지 마. 꼴사납게」
나는 도대체 얼마나 아스카의 무릎베개를 하고 울고 있었던 걸까?
「제대로 숨어서 울고 있었는데……」
상반신을 일으켜 아스카를 향해 돌아섰다.
「네, 네. 잘못했어요. 억지로 열고 들어와서.
그래서 눈치도 못 채고 사람 무릎 위에서 그렇게 울고 있었어?」
「하지만……」
「하지만이 아니야!
할 말이 있으면 하면 되잖아! 왜 울면서 도망치는 거야. 남 보기 부끄럽게」
「……말도 못하게 했으면서……」
왠지 손수건을 찾을 수가 없어서, 재킷 소매로 쓱쓱 뺨을 닦았다.
메이크업이 뭉개졌겠지만, 이제 와서 신경 써 봤자 헛일이다.
「나는 듣지 않겠다고만 했지, 말을 못하게 한 적은 없어」
「궤변이야」
「사실이야. 인정하시지」
「아스카…쨩이 난폭하다는 건 인정할게」
「그딴 말을 듣고 참을까봐?!」
아스카가 한쪽 무릎을 세웠다.
「사실이잖아. 인정해」
나도 한쪽 무릎을 세웠다.
「자기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울보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아스카가 허리를 들었다.
「말할 거야. 말해야겠어.
어째서 내 명령을 무시하고 돌발행동을 한 거야」
나도 허리를 들었다.
「에이스인 내가 당연히 앞에 나서야지!」
아스카가 일어섰다.
「비장의 패를 먼저 내보낼 수가 있겠어」
나도 일어섰다.
「전력의 축차투입은 넌센스야!」
확 몸을 내밀어 오는 아스카.
「임무는 위력정찰이라고 했잖아」
나도 몸을 내민다.
「결전병기한테 정찰 같은 게 시키는 게 말이 되냐고」
이마를 서로 맞대고 누른다.
「유엔해군을 무시하는 게 되니까 어쩔 수가 없잖아」
정면에서 시선이 서로 부딪혔다.
「위력정찰을 해도, 기량이 우수한 내가 원톱으로 사도의 발을 묶는 게 최적이었어」
「AT필드에 뛰어난 신지군이 방어에는 적임이라고 판단했어.
구신권은 왜 있는 거고, 항명권은 왜 있는 건데?
말해주면 됐잖아. 의견이 있었으면 밝혔으면 됐잖아. 물어보면 됐잖아.
어째서 갑자기 명령을 무시하고, 독단전행을 한 거야. 나 따위는 아스카가 상의할 가치도 없는 사람인 거지.
그게 분해서……」
아니다. 이 분함은 자신에 대한 것이다.
기회가 있었는데, 아스카와의 신뢰관계를 미리 구축해두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였다.
아 이런, 흥분하면 또 눈물이.
「우는 거 반칙이야」
아스카가 시선을 돌렸다.
「……그, 내가 잘못했어. 확실히 상의했어야 했는데」
스……윽 하고 몸이 떨어졌다.
「태평양에서도 미사토는 내 생각을 물어봐 줬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어」
……
「반성하고 있어?」
갈 곳 없는 오른손이 왼팔을 꼭 쥐고 있다.
「……하고 있어」
「그래……」
한숨. 간신히 몸에서 힘이 빠졌다.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오늘은 더 이상 일할 기력 따위 남아있지 않다.
이럴 때, 그녀라면 어떻게 할까.
……
휴가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일은 탈주다.
「그러면 오늘 하루, 나하고 데이트나 하자」
「뭐어?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야」
「이런 기분으로 일할 수 있겠어.
철저하게 상대해 주는 걸로 책임져」
아스카의 손을 억지로 끌어당기며, 긴 복도를 성큼성큼 걸어간다.
「마음대로 결정하지 말라고」
말과는 달리, 저항은 없었다.
****
「아아, 이거 말이지? 세컨드 임팩트 때, 조금 그렇게 됐어」
흐응. 하고 다른 데로 돌려지는 시선.
아스카가 조금 공간을 양보받고, 나도 더운 물에 들어갔다.
이런 일이 있으라고 그런 건지, 욕실은 넓다. 욕조도 어찌어찌 집어넣으면 한명은 더 들어갈 수 있을 듯.
「알고 있지? 나에 대한 것도……. 전부」
「신상조서로 받아본 정보라면」
흉터에 손가락을 갖다댔다.
「하지만, 서류에 씌어진 표면적인 일들로 사람을 이해할 수는 없잖아」
반응을 살피는 시선.
입욕제로 물든 물 속에서, 망설이는 살색.
아스카의 그 오른손을 잡아, 가슴의 흉터에 가만히 눌러 덮었다.
「아버지를 죽인 사도에게 복수하고 싶었어. 세컨드 임팩트로 빼앗긴 것을 되찾고 싶었어」
이건 거짓말. 「카츠라기 미사토」로서의 이유.
「난는, 에바의 파일럿이 되고 싶었어」
이건 참말. 오기나 호기심으로 적격성 검사를 받거나 하지는 않는다.
「10년……도 더 넘었구나. 사도를 물리칠 무기가 개발 중이라는 걸 들은 게」
거짓말과 참말이 섞여 있다.
개발 중인 것은 알고 있었다. 아니, 어릴 적 기억을 파헤치고, 리츠코씨의 말을 떠올려 보면 당연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실제 정보는 카츠라기 교수의 지인으로부터 얻어냈지만.
「그 파일럿이 되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아무튼 1등이 되고 싶었어.
선발 기준이야 어찌되었든, 인류 제일이 된다면 선택되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
거짓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무의미할 것임은 어쩐지 짐작하고 있었다. 에바는 그런 물건이 아니니까.
노력과 근성만으로 어떻게든 되는, 그런 상냥한 세계가 아니다.
단지 한 가닥 희망과, 그리고 그녀의 위치를 손에 넣기 위해서라도 노력했다.
「여러 가지로 노력했어. 물불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내달렸고,
모두들 나를 뒤처지게 만드는 적으로만 보였지…」
아스카의 손가락이 상냥하게 흉터를 어루만진다.
「… 카지씨한테 들은 적 있어.
처음 만났을 땐 꼭 남자 같았다고」
그것은 아직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었지만…….
「……정말로, 어떻게 보일지 따위 신경쓰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제일이라도, 에바의 파일럿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어」
? 이상하게 여기는 기색.
「에바를 조종하려면 특수한 인자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해」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정확히는 근친자를 에바 안에 집어넣어야 한다, 고 해야 할까.
반 친구들이 모두 파일럿 후보생인 것을 그녀에게 들어 알고 있었기에, 부임 직후 곧바로 코드 707 자료를 대충 훑어봐 두었다.
신경 쓰인 것이, 그 아이들 모두 어머니가 없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부합하듯이, 초호기 안으로 사라진 어머니, 이호기에 침식당한 아스카의 모친.
거기서부터 도출되는 추론.
물론, 그것을 지금 아스카에게 가르쳐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에바와 파일럿의 관계를 시사하려면 일단 이걸로 충분하다.
그 증거로, 흉터에 손톱을 세우고 있다.
「그걸 위해서 노력해 왔는데, 모든 걸 버리고 그것만을 위해서」
가슴이 아프다. 몸도, 마음도.
「목표가 없어지자 자포자기했어.
아무 것도 할 마음이 생기지 않고, 제대로 밥도 먹지 않고 일주일 동안이나 방에 처박혀 있었지」
이것도 조금 다르다.
카지씨와 만났다가 일이 꼬여 한 대 맞은 문제로 충격을 받아, 모든 것을 단념하고 자포자기에 빠졌던 것이다.
「……그래서?」
흉터에서 피가 나기 시작한 것을 깨달은 아스카가 놀라 손을 끌어당겼다.
상관없는데.
태연하게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는 내가 받을 벌이라면, 이 정도로는 모자라다.
「파일럿이 될 수 없다면, 적어도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서」
아스카의 손이 다시 흉터로 다가온다.
「그래서 작전부장이?」
「으응」
이건 바꿔치기다.
새삼스럽게 그 때가 되어 결심한 것이 아니다. 이것 역시 「카츠라기 미사토」로서의 이유.
진짜 이유는, 상태를 보러 와 주었던 리츠코씨가 나를 오월병이나 번아웃 정도로 오해하고 해 주었던 한 마디.
「네가 뭐 때문에 그렇게 앞뒤없이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여자임을 버린다고 능력이 느는 게 아니야」……
그녀에게 미안했다.
그녀의 몸을 빼앗아 쓰고 있는 주제에, 그 몸에 신경 쓰지도 않고 소홀하게 대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선 여자임을 자각하려고 했다.
리츠코씨에게 배워 가면서 여자다움을 익혔다. 그녀와 같은 멋진 여성이 되도록 노력했다.
언젠가 이 몸을 돌려주어도 문제없도록. 이라는 생각도 함께.
그것은 신선한 사건들의 연속이었고, 덕분에 나는 조금 구제받은 것 같다.
그 덕분인지, 지금은 여자를 연기하는 것에 고통은 없다.
몸도 마음도 모두 여성이 되는 데 이르지는 않았지만.
「……그러니까, 알 수 있을 것 같아.
한 가지에 모든 걸 거는 게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지, 얼마나 위험한지」
「……그런 식으로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
피를 씻어내고, 다시 상처를 어루만진다. 상냥하게, 위로하듯이.
「아스카…쨩의 일을 다 이해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
그냥, 그런 경험을 했던 인간의 이야기로 들어 준다면, 기쁠 거야」
아스카의 손을 잡는다.
「사도가 언제까지나 내습하지는 않을 거야.
아스카…쨩도, 언젠가 에바에서 내리게 될 때가 와.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인생을 걸어야 할 때가 올 거야」
비어있는 손으로 아스카의 후두부를 안아 앞가슴으로 끌어당겼다.
「나도 어딘가 부족하지만, 언제나 너를 지켜보고 있어.
그러니까 진지하게 생각해 봐. 자기 장래라는 걸」
맡겨져 오는 몸의 무게가 기분 좋다.
……
「하루 종일 여기저기 끌고다녀 놓고, 하려던 얘기가 겨우 그거야?」
양손으로 밀치듯이 몸을 떨어뜨린다.
「무도장에서 호되게 격투훈련.
몬스터처럼 거대한 초콜릿 파르페.
쇼핑.
게임 센터에서 스티커사진에 크레인게임.
네일살롱.
집에 끌고 와서 진수성찬으로 식고문.
네명이서 파티 게임.
욕실까지 따라와서 사람 몸을 막 더듬고 말이야.
얼굴이 익을 정도로 욕조에 붙들어 놓고 들려줄 얘기가, 그게 다야?」
손가락으로 꼽아가면서 얼굴을 찌푸린다.
「어머? 오늘 밤에는 한 이불에서 잘 건데? 아직 시간은 충분히 있어」
「……좀 봐줘」
지친 듯한 쓴웃음이 근심 없는 미소로 바뀌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웃는 모습, 본 적이 없었다.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補完 第八話
저자 코멘터리 (2020.05.05)
⚠️스포일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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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호기의 AT필드로 목표 갑 및 을의 구속에 성공』
- 이것도 JA 상대로 사용한 원격 전개의 발전형.
- 덕분에 N²폭뢰로 발을 묶는 무식한 전법을 쓸 수 있었다.
- N²를 쓰면 1주일 정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미사토는 처음부터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대뜸 퍼부을 수는 없고, 위력정찰 이후의 작전안 중 하나로 제시해 둔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호기가 두 번째라는 것에 불만을 품은 아스카가 독단전행해서 사도를 일도양단. 초호기의 견제와 이호기의 호위로 자세를 고쳤고, 그 뒤 이번 회차의 첫 장면으로 이어진다.
- 휴가씨가 그와 아야나미를 급히 내몰았다.
- 「식당에 케이크 같은 게 들어왔다더라. 한턱 쏠 테니까 같이 가지 않을래?」 라던가 구실을 붙여서. 마침 시간도 시간이라 휴가는 점심을 쏘게 되었다.
- 짐짓 천천히 출구를 향한다. 눈물이 넘쳐흐르지 않도록.
- 그래서 사뿐사뿐 걷고 있어서 조금 부자연. 그래서 아스카도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것.
- 나 아닌 다른 누구에게 …… 나는, 최악이다.
- 이렇게 이 미사토는 서서히 새로운 각오를 다져가는 것.
- 손수건을 찾을 수가 없어서, 재킷 소매로 쓱쓱 뺨을 닦았다.
- 이 꼴을 아스카가 보았기에, 나중에 승진 축하 선물이 손수건이 되었다.
- 「말할 거야. 말해야겠어. 어째서 내 명령을 무시하고 돌발행동을 한 거야」
- 아스카의 독단전행은 가기엘전이 너무 잘 지나간 것의 반동이다. 또한 AT필드를 사용하기 편한 발판 정도로만 여겼던 점, 에바 1기와 3기는 AT필드 가용성에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던점도 이유 중 하나.
- 「말할 거야. 말해야겠어. 어째서 내 명령을 무시하고 돌발행동을 한 거야」
- 아스카의 독단전행은 가기엘전이 너무 잘 지나간 것의 반동이다. 또한 AT필드를 사용하기 편한 발판 정도로만 여겼던 점, 에바 1기와 3기는 AT필드 가용성에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던점도 이유 중 하나.
- 「유엔해군을 무시하는 게 되니까 어쩔 수가 없잖아」
- 가기엘전에서 호감을 주어서, 미사토가 유엔해군에 위력정찰을 의뢰하자 순순히 수리되고 실행되었다.
- 「나 따위는 아스카가 상의할 가치도 없는 사람인 거지. 그게 분해서……」
- 아스카의 고집을 가볍게 보고 안전성만으로 헌책한 미사토의 작전실수. 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는 아스카도 AT필드의 편리성을 깨달았으므로 미사토의 이 말을 받아들였다. 이 경험은 이후 제루엘전에서 가이드레일로 결실을 맺는다.
- 「……그, 내가 잘못했어. 확실히 상의했어야 했는데」
- 스스로 눈물을 봉인한 아스카에게, 솔직히 눈물을 흘리며 흉중의 뜻을 드러내 보여주는 어른의 존재는 신선했다. 게다가 미사토는 아스카의 주장을 부정하지도 않았고, 물었으면 답해주었을 정도의 것을 묻지 않은 자신에 대한 반성도 있다..
- 역자: 제가 한일 양국을 통틀어 최초로 (원작에서) 아스카의 진짜 첫사랑은 카지가 아니라 미사토였다는 설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게 아직 정식화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컨셉이나 농담이 아니거든요?
- 노력과 근성만으로 어떻게든 되는, 그런 상냥한 세계
- 옆동네 세계.
- 역자: 이쪽도 배경은 2015년.
- 「무도장에서 호되게 격투훈련 …… 붙들어 놓고 들려줄 얘기가, 그게 다야?」
- 즉 아스카는 점심을 걸렀고, 거기에 더해 미사토를 상대로 겨루기를 한 것까지가 벌에 해당한다. 파르페는 두 명이서 먹고도 남을 정도라 거른 점심을 채우고도 남았지만. 초코파르페 몬스터의 전거는 마크로스 소설판. 파티게임은 독일제 Solche Strolche!
오랜만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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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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