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사도를 격퇴시킨 이래로, 아이들은 AT필드 실험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까.
AT필드의 응용이 사도전에 유효하다고 인식되면서, 그쪽으로 시간 내기가 쉬워진 것이다.
내려다보는 케이지 안. 정면에 초호기의 모습이 보인다.
LCL 속에서 냉각 중이어야 할 초호기는, 어째서인지 전체가 한 눈에 보이도록 노출되어 있다.
초호기의 주위에만 LCL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마치 함정에라도 빠진 것처럼 보인다.
물질차단 실험. AT필드로 LCL만을 물리쳐내서 접근을 막고 있다.
중력경감 같은 것과 비교하자면 간단해 보이지만, 그저 날아오르면 되는 것과 비교해서, 원래 거기 있는 물질을 밀어내는 쪽이 의외로 더 섬세함이 필요한 것 같다.
먼지가 날릴 때 무조건반사로 눈꺼풀을 닫는 것은 쉽지만, 눈으로 보고 판단해 대응하라고 하면 어려워지는 것과 같을까.
실험을 감독하고 있는 리츠코씨가 바쁘게 메모를 하고 있다.
「어떻게든 되겠네, 이제」
「이제 수중형 사도가 또 온다고 해도 괜찮다는 말이군요」
해중사도 전투의 사후평가로, 사령부에서 에바가 물에 빠져 가라앉을 경우의 대처방법이 없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그런 것쯤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그런 말은 하지는 않고, 앞으로의 대응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이 AT필드 실험을 제안한 것이다.
물론, 수중형 사도가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이것은 아사마산 화구 안에서의 전투를 위한 준비였다.
고온고압의 마그마가 없다면, 그 사도에 대한 대처는 매우 용이해질 것이다.
그의 능숙도라면, 마그마 바다에 깊이 우물을 파서, 물 밖의 생선 꼴이 된 사도에게 액체질소를 퍼붓는다거나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모닉스, 싱크로율도 아스카를 따라잡고 있네요」
싱크로 테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기동만 시켜도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에바이기 때문에, 낭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따위 말을 하는 오퍼레이터가 있어서, 발소리를 죽이고 등 뒤에 소리 없이 다가갔다.
육군이었으니, 스토킹은 이미 주특기다.
「그따위 말을 지껄인 건 이 입인가?」
뺨을 잡아 쭈욱 잡아당긴다. 아플 정도로.
뭐라고 소리지르고 있지만, 물론 해독 불능이다.
저런 가혹한 것에 타기 위해서 태어났다니, 그보다 더 불합리한 인생이 어디 있단 말인가.
뭐가 슬프단 말인가. 저런 것 때문에.
초호기를 타면서 시작된 가혹한 일들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모든 것이 계획되어 있었다는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일치하는, 그런 상냥한 세계가 아닌 것이다. 여기는.
그 마음이 어떤지 댁도 느껴 보시라.
그 기분을, 댁한테도 나눠 드릴 테니.
――권총을 쓰려면 악력이 필요하거든――
아프지? 이 봐, 뺨이 아프지?
「리츠코.
부하 교육이 되먹지가 않았네. 1주일만 나한테 맡겨보지 않을래?」
「일손이 부족하니까 용서해 줘」
아이고야 소리를 내면서 리츠코씨가 이마를 누르고 있다.
「자네도 빨리 사과하도록. 지금 카츠라기 작전부장 정말로 화나 있는 거니까」
아니, 한참 전부터 사과야 하고 있을 것이다.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것이 문제지.
「저, 저기 카츠라기 대위님. 제가 대신 사과드릴 테니까, 이제 용서해 주세요」
이 오퍼레이터의 옆에 앉아있던 마야씨다. 약간 울상.
……조금 심했나.
이런 때, 그녀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으래. 마야…쨩이 미사토라고 불러주면, 용서해주지」
「에? 아, 네. 저기……, 미사토……씨. 부탁이니 용서해 주세요」
생긋. 미소지어주며 양손을 떼었다.
눈은 웃질 않았어. 라고 나중에 리츠코씨가 귀띔해 주었다.
「이 기회에, 작전부에서 정식통보로 요청합니다」
의도적으로 목청을 높였다.
잘 알아듣도록, 의식적인 발성과 명쾌한 발음으로, 담담하게.
「싱크로율이나 하모닉스로 파일럿을 평가・비교하는 언동을 삼가 주십시오.
특히 파일럿들 앞에서는 절대 엄금입니다」
「목표나 지침이 있어서 칭찬받는 것이 파일럿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리츠코.
싱크로율이 노력한다고 오르는 거야?」
리츠코씨가 시선을 돌렸다.
「하긴. 표층적인 정신상태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지.
본질은 그것보다 더, 심층의식에 있어」
그렇지? 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걸 칭찬받아 봤자 기쁠 리 없잖아」
칭찬을 들었더니 아스카에게 질시받고, 조금 요령이 생겼다 싶더니 사도에게 통째로 삼켜진데다, 필사적인 상황이 되자 초호기에 흡수당하는 등.
나도 그랬지만, 특히 아스카는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
싱크로율의 증감에 일희일비하는 자체가 정신적 안정을 해친다.
「아이들은 현재 상태로서 베스트를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
그는 AT필드의 응용으로,
아야나미는 인덕션 모드의 능숙한 사용으로,
원래부터 스피드 파이터인 아스카는 파워 위주의 전법으로,
제각기 싱크로율의 편차를 극복해가고 있다.
칭찬을 하려면, 그런 점을 칭찬해주어야 한다.
「나중에 정식으로 서면요청할 테니, 철저히 해 주십시오」
발을 돌려 관제실을 뒤로 한다.
마음이 조금 무겁다.
무심한 척 하기 위해, 몸을 조금 크게 움직이는 게 좋았을지도.
지금쯤 아스카가 한창 격투훈련 중일 테니, 중간에 들러서 데리고 가야겠다.
つづく 계속
2006.09.01 PUBLISHED
2006.09.15 REVISED
2012.02.23 TRANSLATED
2021.09.23 TRANSLATED
원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 補間 #1
저자 코멘터리 (2020.05.05)
⚠️스포일러 경고
[열기・닫기]
- 먼지가 날릴 때 무조건반사로 눈꺼풀을 닫는 것은 쉽지만, 눈으로 보고 판단해 대응하라고 하면 어려워지는 것과 같을까.
- 중력경감도 많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지만, 원작의 JA 에피소드를 보면 초호기가 공수강하를 했는데 구멍은커녕 금조차 생기지 않은 것을 보면 신지가 본능적으로 중력감소를 시전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이 장면을 잘 보면 전방 가속도가 있을 초호기가 정작 착지할 때는 뒤쪽으로 미끄러지는데, 중력이 감소된 결과 지구의 자전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 마그마 바다에 깊이 우물을 파서, 물 밖의 생선 꼴이 된 사도에게 액체질소를 퍼붓는다거나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 원래 산달폰전에서 쓰려던 소재 중 하나.
- 「목표나 지침이 있어서 칭찬받는 것이 파일럿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 기술부장의 입장. 작전부에 대해서 일종의 대안을 내놓아야만 하는 의무가 있어서 반박하고는 있지만, 미사토의 의중을 이해해서 연극적인 측면이 강하다.
- 「싱크로율이 노력한다고 오르는 거야?」
- 이것은 미사토의 경험에서 온 의문.
- 칭찬을 하려면, 그런 점을 칭찬해주어야 한다.
- 원작에서 싱크로 테스트 등이 나쁜 결과밖에 일으키지 않은 것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이 묘사를 넣었는데, 한 독자에게 「편차치 교육(입시위주 교육)에 대한 비판 같습니다」는 말을 들었다. 나조차 생각지 못했던 부분. 미사토를 좋은 보모로서 묘사하고 있었는데, 좋은 선생 역시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뻤다.
잘 읽고 갑니다^^
답글삭제감사합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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