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전: 「EVA、再擧」 『월간 뉴타입』 제12권 제6호 (1996년 6월호) pp. 162–177.
출처: http://anime-room.jp/modules/evangelion/eva-doc/siryou3.htm

방영종료의 여운이 식지도 않은 가운데, 빅뉴스가 들려왔다!
「에반게리온」 영화화 결정!! 상세는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이번에는 영화화를 기념하여, 안노 감독의 특별인터뷰를 진행.
찬반양론 있으나, 이렇게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도 드물다.
뒤집어 말하면 「에바」는 확실히 시청자의 마음에 손톱자국을 남겼다.
안노 감독이 최종회에 담아낸 “기분”을 느끼어 이해하고 싶다.
자기 나름대로 그 의미를 고찰해서 수용하고 싶다.
그리고, 「에바」의 “재거(再挙)”를 잠시만 기다리자!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아니메 판이라는 바다에 10여년 만에 발생한 큰 파도다.
「기동전사 건담」의 퍼스트 시리즈가 온에어한지 벌써 17년이 지났다. 「우주전함 야마토」나 「은하철도 999」 같은 아니메 영화를 보기 위해 틴에이저들이 극장을 만원으로 채우던 시대. 소위 아니메 붐은 1980년을 피크로 전후 2~3년. 현재의 『뉴타입』 독자들 중 다수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갓난아기였을 시절이다.
당시에는 틴에이저라면 누구나 애니메이션을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후로 틴에이저이면서 아니메를 보는 것은 「특수한 일」이 되어갔다.
특히, 80년대 중반에 OVA가 「발명」 되자 아니메는 팬들의 니즈에 맞추어 세분화를 거듭, 정신을 차려 보니 「보통 사람」은 보는 일이 없는 장르가 되어버렸다.
물론 「세일러문」이나 「드래곤볼」은 인기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린애들을 위한 것」이다.
물론 여름방학 철에는 미야자키 하야오(혹은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이 일반 관객을 극장에 모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데이트 영화로 보러 가도 문제없이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영화」로서 보는 것이지, 결코 「아니메 팬을 위한」 작품은 아니다.
아니메 팬들을 위해 만들어졌으면서, 동시에 「보통 관객분들」마저 굉장해! 라는 말을 하게 되는 작품…. 그런 작품의 탄생을 우리는 바라마지않고 있었다.
그리고 「에반게리온」.
아니메 팬 뿐 아니라, 「보통 아이들」이나 「첨단컬쳐에 민감한 어른들」, 그리고 「10년만에 아니메로 돌아온 예전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에바」는 TV방송이 종료된 지금도 여전히 그 무브먼트를 넓혀가고 있다.
수수께끼가 수수께끼인 채 해명되지 않고 종료되어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킨 최종회로부터 한 달. 겨우 스케쥴이 일상으로 돌아온 안노 히데아키 감독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의 기분이요? ―――피곤합니다 (웃음)」
그러면서도 안노 감독은 신중하게 말을 고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에반게리온」의 작업은 라이브 감각이거든요. 스토리도 캐릭터 배치도 정해놓고 한 게 아닙니다. 작업을 하는 도중에, 이런저런 의견을 받아들여가며, 자기 심리를 스스로 분석하면서, “앗 이러면 되나“,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나중에 찾아낸 겁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로봇물로 하려고 했거든요. 하지만 학교가 메인 무대가 되면 다른 로봇물과 다를 게 없어지니까. 그래서 학원과 조직의 두 가지 ID, 양면성을 가진 주인공으로 하자고.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그랬던 게 점점 스태프들이 붙어서, 애드리브로 누가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 그걸 받아서 드럼이나 베이스도 바뀌듯이, 「에바」에는 라이브 감각이 살아 있었습니다. 연주가 끝나는 건 방송이 끝날 때. 그러니까 앞전 회의 각본이 있어야 다음 각본에 들어갈 수 있는. 보통 작품들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겁니다.
각본쓰기를 마치고 앞으로 돌아가서 검증했을 때 “아, 역시 이거는 아니지” 싶은 것은 그림콘티에서 고치는 식. 그래서 최종회는 최종회가 다가오기 직전까지 해내지 못했던 것이지요」
결국, 「에반게리온」이라는 필름은 이야기라는 측면과 안노 감독 자신의 마음여행 라이브 다큐멘터리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성립되어 있다. 그것은 「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거짓을 묻히고 싶지 않다」는 그의 강한 의사의 반영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안노 감독은, 「에바」에 관여하게 되면서, 자신의 「마음의 문제」와 직면하게 된 것이었다――――.
「주인공을 14세로 한 이유는, “아이 이상, 어른 미만”이기 때문에. 혼자서도 살 수 있고 타인에게 매달려서 살 수도 있으니까요. 몇 세기 전의 사람이라며 벌써 관례를 치를 나이지요. 그 때는 인생 50년밖에 안 되었으니까 14세 정도면 독립을 해야지. 지금은 인생 70년 이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일본인이라면 성인인 20세가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사람은 잔뜩 있을 겁니다.
부모에게 의존당할 수도 있다는 문제도 있을 테고요. 부모 쪽에서 자식이 언제까지나 아이로 머물렀으면 하는 거죠. 그런 것도 포함해서, 14세는 정신적으로는 독립 가능한 연령으로서 이 작품의 테마에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즉흥성이라는 걸 얘기하자면, 2화에서 인류보완계획이라고 이야기의 종축이 되는 것을 꺼내놓았지만, 무엇을 보완할 것인지 결정된 게 없다. 한자로 허세를 부린 것 뿐입니다 (웃음). 「에바」의 세계는 [전세계] 인구가 반토막나 있는데, 그거 사실 치환비유법(置き換え論)이거든요. 실제로 사람들이 반토막나버린 세계라는 것은 애니메이션 판을 말한 겁니다.
아니메 판도 아니메 팬들도 다 마찬가지인데, 예전에는 기세가 넘쳤지만 사람 수가 덜컥 줄어들다 보니 가늘어지고 폐색되어가는 세계라는 것은, 그건 아니메 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안노 감독은 2, 3년 전에 이런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건담」의 세계는 토미노 요시유키라는 감독의 심상풍경이고, 스페이스 콜로니라는 폐쇄된 세계(아니메 회사)에 있는 사람들을 해방시키려고 돈키호테처럼 분주히 뛰어다니는 샤아는 토미노 감독 자신의 비유라고.
그렇다면 「에바」는, 폐색된 현상을 타파할 수 없는 프로 군인들이 있는 세계에 대하여, 아마추어 집단 네르프=안노 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가이낙스가 도전하는 이야기…라는 식으로 치환해서 보면 재미있다.
「그게 그런가요. 뭐 어떻게 봐도 네르프는 아마추어 집단이니까. 군의 형식은 뒤집어썼지만 군이 아닙니다. 군대로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대체로 아니메 잡지 같은 데서 미사토를 “유능한 군인”이라고 써서 그 틀에 끼워맞추니까 이상해지는 거 같습니다. 그게 유능한 군인이라면 군인 여러분들께 죄송해진다. 아무리 봐도 그때그때 되는대로 작전이지요. 전부 요행수. 제대로 된 작전다운 것을 입안하는 것은 리츠코 뿐입니다.
―――미사토에 관해서는, 객체와 주체를 겸하고 있는 존재로, 배치로 보자면 현실세계의 저에 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저번에 뉴타입 2월호에서 유우키 마사미 씨가 7화를 인용해서 그린 것이 있었는데, 그렇게까지 스트레이트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의미가 네르프에는 있지요」
여기에서도 안노 감독의 심상풍경이 2015년의 제3신동경시에 싱크로하고 있다. 결국 인적 없는 거리=아니메판은 「에바」를 보고 싶어하는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조금은 활기를 띠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안노 감독 내면에선 일부 아니메 팬들에 대한 프러스트레이션이 높아져간 것도 사실이다――.
「인류보완계획」이라는 그야말로 SF적인 용어. 그 정체가 우리들 현대인의 「결핍된 마음의 보완」이었다…라는 개념에는 솔직히 신선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방영 스타트 시점에는 상정되지 않았던 「사람에게 부족한 것」. 그것이 「마음」이라는 형태로 정해지기까지, 감독의 내면에서는 어떤 갈등이 있었던 것일까.
「마음의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일본이나 미국 같은 곳의 일부 사람들은 물욕은 거의 충족되어 있잖아요.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생겨나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면 “내일 밥을 어떡하나”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지 어떤지 그런 거 생각하지 않아요. 먹고사는 데 열심히 매달리겠지요. 그러니, 먹고살만한 지금 마음의 문제가 테마가 된다. 「에바」를 하다 보니 최종적으로 거기에 다다르고 말았다.
이러저러 이유로 다 그려내지는 못했지만, 원래 스토리상의 25・26화(최종회)에 관해서는, 25화는 플롯까지는 되어 있었습니다. 26화는 플롯 단계에서 포기해 버렸어요. 내년에 발매될 비디오와 LD에서는 원래의 25・26화를 다시 만들겠지만, 26화에 관해서는 비주얼적으로 다시 한번 다듬어야겠습니다. 떠오르는 게 없으면 플롯을 분해해서라도 다시 할 것인데요. TV로 방영된 25・26화는, 그 시점에서 제 기분이 스트레이트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 속에서는 만족스러운 거예요.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3월 4일. 「에반게리온」 25화의 후시녹음 종료 후, 최종회 26화의 녹음을 남기고 스태프와 캐스트의 “뒤풀이”가 동경 오오쿠보에 있는 녹음스튜디오 타바크 근교에서 행해졌다.
「그때까지도 아직 최종회 각본이 안 올라왔어. 다 된 건 그 다음주였어요. 작화작업 기간은 실질 3일이었습니다. 사실은 표현하려면 그림을 그릴 필요조차 없지 않을까 싶었다. 실은 제가 나가서 얘기를 해도 좋겠더라고요. 그래도 되었을 텐데, 역시 그건 거부당했어.
셀화가 아닌 부분, 그림콘티를 그대로 사용한 것은 의도된 기법입니다. 시간을 못 맞추었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야. 아무튼 간에 셀 애니메이션으로부터의 해방을 목표했습니다. 그냥 기호론(記号論)이에요, 셀이란 건. 마카로 아스카 그림이 그려져 있고, 거기서 미야무라 유코의 목소리가 나오면, 이미 충분히 아스카인 겁니다. 셀에 집착하는 것 자체가 싫어졌어요.
그렇다고 딱히 CG로 가겠다는 것도 아니야. 애니메이션은 표현매체로서 선화만으로도 기능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셀이 아니니까 완성품이 아니다”라는 둥, “셀이 아니기 때문에 날림이다”라는 둥 불평해대는 멍청한 놈들에게 무언가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네요.
그것은 해방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같은 것을, 어떻게든 파괴하자고. “셀화 인간이 아니면 인간으로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을 넘어서 페티시즘으로까지 가버리고 있는 게….
그걸 처음 시도해 본 게, 16화에서 “선”에게 말을 시켰을 때입니다. 애니메이션은 그냥 기호로 구성된 것이니까, 애초부터 거짓의 세계이죠. 허구예요. 아무도 다큐멘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래도 필름 안에 다큐멘터리즘을 넣어보고 싶다――라는 것이 제 나름의 라이브 감각입니다. TV아니메에서 기호론을 파괴하는 방법은 드물겠지요. 선화로 내보냈을 때 아니메 판의 일부 인간들이 날림으로 만들었다 그랬지만, 그걸 날림이라고 보는 시점에서 글러먹은 겁니다. 그것이 “표현”으로서 의도된 것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라기보다도 그런 관념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종회에서는 말장난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방법론으로서는 그 밖에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합니다만…」
일부의 코어는 팬들로부터 부정론도 나왔던 26화. 물론 본래의 스토리를 그리지 앟았다는 점에서 프러스트레이션을 느낀 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일 터. PC통신 등지에서는 스트레이트한 “욕”도 많다고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최종화가 「에바」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평소 아니메를 보지 않던 시청자들로부터 “에반게리온이란 굉장하네요!” 라는 목소리가 전해져 오는 것도 사실이다.
「PC통신 하는 인간들은 대가리가 딱딱하게 굳은 사람이 많습니다. 자기 방구석 안에 폐색해 있는데, 전 세계에 미친다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근데 그건 “정보”일 뿐이거든요. 검증할 방법도 없는 정보일 뿐인데, 모든 것을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그 기분 좋은 게 사실 함정이거든요. 그러니 정보에 대한 가치관마저 마비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은닉성이 있지요. 가령 제 이름을 걸고 “안노 같은 놈은 죽어버려라” 그러잖아요. 제가 옆에 있었다면 그 놈을 때렸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말을 하면 PC통신에서는 반론이 나올 테지만, 그건 “화장실 낙서”일 뿐. 자기 이름을 쓸 필요가 없어요. 그런 게 끝도 없이 방구석에서 계속되고 있다.
시스템적으로는 대단하지만, 그걸 사용하는 인간들이 제대로 쓰지를 못하는데 어찌할 도리가 없다. 물론 PC통신 하는 사람 전부가 다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대로 되어먹은 사람을 찾아내기가 굉장한 노고가 되고, 저는 지금 PC통신을 붙잡고 앉아 있을 여유가 없다. 다만 조금은 세상을 알고 현실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가령 25・26화가 리테이크된다는 이야기, 이미 PC통신에는 가이낙스에서 흘려보낸 것. 이거는 정확한 정보를 흘리지 않으면 이상한 정보가 멋대로 돌아다니기 때문인데, 흘려줬더니 또 흘려준대로 “돈독이 올랐다”고 엉뚱한 글이 올라옵니다. 그야말로 경제논리를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이나 하는 것이 정의라고 믿고 있는 자신의 위선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굳이 말하자면 「에반게리온」에는 그 부정요소밖에 없는 거 같은데 (웃음). 자신의 발상이 굉장히 유치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아니메 팬들이 바보 취급을 당하는 겁니다. 자기 방에서 안 나와서 그래요. 안전한 데 틀어박혀 있어.
아니메 팬은 자기 내면에 확실한 게 아무 것도 없어요. 그래서 아니메에서 구원을 찾는 거지. 테라야마 슈지(寺山修司)처럼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는 말은 아니지만, 거리로 나가서 여러 사람들과 접촉을 해야.
왜 내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면, 내 자신이 내 안에 아무 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예요. 21년간 아니메 팬을 계속해 왔더니, 그걸 35살을 먹고서야 깨달았으니까, 나도 상당히 바보인 셈이지만 (웃음)」
아쉽게도 지면이 다 되었다. 듣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이 아직도 많다. 뉴타입에서는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안노 감독의 말을 듣고자 한다. 차호에서는 별책부록 형식으로 재차 감독의 목소리를 지면에 싣고 싶다.
만약 당신이 감독과 “대화”하고 싶다면, 뉴타입에 엽서나 편지로 메세지를 보내 주었으면 한다. 질문도 상관 없고, 감상도 비판도 상관 없다. 지면에서 “대화”할 의식만 있다면, 감독은 반드시 거기 응해 줄 것이다. (출처 업로더 주석: 이 기획은 확실히 실현되지 않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