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5일 화요일

「한밤중의 룰렛」 2nd stage

「「아야나미하고 소류(아이가)!」」

두 사람의 시선 끝에 있었던 것은……

토우지와 켄스케의 중학교 시절부터 급우였던 친구이자 미녀 2인조, 아야나미 레이와 소류 아스카 랭글리 둘이었다.



한밤중의 룰렛
2nd Stage

By:PON (2003.1/19)


그 무렵, 치바현 아무개시.

베이 에어리어라고 불리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테마파크가 있는 시의 공업단지.
한밤중이라 주변은 어둡고, 소리도 없다.
평일 대낮에는 대형트럭이 오가면서 시끄러운 곳이지만.

그 가운데 한 모퉁이를 달리는 파란색 GT-R, 이카리 신지다.

신지의 애차인 닛산 스카이라인 GT-R (BNR32)

20세기 말엽에 시판차량을 개조해 실시하는 그룹A라는 레이스 카테고리에서 승리하는 것을 명제로 하여 탄생한 자동차다.

2600 CC라는 세금 면에서 매우 불편한 배기량. 통상은 후륜구동이지만 필요에 따라 전륜에도 구동력이 전달되어 타이어 부담을 경감하는 아테사 시스템. 레이스를 위해 넓어진 타이어를 수납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넓적해진 바디. 레이스 룰을 지키는 최대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결정된 타이어 사이즈.

모든 것이 승리를 위해 마련된 것들이었다.

실제로, 그룹A 레이스 데뷔전에서 예선부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코스레이스 신기록을 몇 초 앞당겨 우승했었다.

말하자면 육상경기에서의 톱 애슬리트와 같다.

가능한 한 배기음이 최소화되도록 차를 모는 신지.
속도도 시속 30 키롤미터 정도의 느린 스피드로 흘러간다.

끼익

브레이크 소리가 나더니, 차가 어느 건물 앞에 멈춰섰다.
공공연히 간판이 붙어 있지는 않지만, 문 앞에 씌어 있는 글자.

「개라지 네르프」

메인 업무는 오리지널 파츠의 개발 및 각종 레이스카・튜닝카를 뒤한 최종세팅이다.
작업료가 싼 편은 아니지만,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고, 확실히 차의 성능을 올려준다는 소문이 자자한 숍이다.

그렇다. 여기는 신지의 아버지 겐도가 대표로 있는 튜닝숍 앞인 것이다.
왜 이렇게 외진 곳에 있는고 하니………

우선 넓은 부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 공구 소리나 배기음을 내어도 민폐가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수도고속도로 나들목이 가깝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여기는 레이, 아스카, 신지, 카오루 네 사람의 차를 튜닝한 숍이기도 하고, 신지의 GT-R을 보관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어째서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지 않느냐 하면………. 전에도 말했지만 그 두 사람에게는 비밀이며, 소꿉친구이자 일단 애인인 아스카는 신지가 GT-R에 타고 있으리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평소에는 신지의 두 번째 애차이며, 어머니 유이의 쇼핑카이기도 한 프리메라를 몰고 있다.
겐도는 옛날에 이름난 랠리드라이버였던 것 같다고 신지는 들었다.
그 테크닉을 강제로 전수받은 것이 신지인 것.

그리고 그 두 사람도 당해낼 수 없는 것이………, 유이의 스무스함이다.
프리메라도 MT(매뉴얼)차인데, 안대를 하고 타면 기어 변속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스무스하다.
코너링 역시 그러하고, 동승자가 차멀미를 하는 일은 절대 없고, 머리가 덜컹덜컹 흔들리는 일도 없다.
각 자동차 메이커들이 데이터를 수집했는데도 해명에 실패한 난제이기도 하다.

겐도의 테크닉과 유이의 스무스함, 그것이 지금의 신지의 테크닉의 전부였다.


그 때, 배기음이 들려왔다.
신지에게 익숙한 터보차와 달리 새되게 높은 음이다.
잘못 들었을 리가 없다.

「카오루군이다」

소리 나는 쪽을 돌아보니, 챔피언십 화이트로 칠한 혼다 NSX-R이 있었다.

혼다가 90년대에 개발한 스포츠카 NSX.
2인승, 경량화를 위한 국산차 최초의 올 알루미늄 바디, 엔진을 차량 중심에 둔 미드십 레이아웃 엔진.
혼다가 F1에서 배운 기술을 쏟아부은 스포츠카였다.
그것을 더욱 경량화하여, 엔진도 메이커에서 수작업으로 갈아끼고, 세부 오차를 줄이고 재조립한 것이 차명 뒤에 R을 붙인 NSX-R이었다.

「차란 좋구나. 인간이 창조한 공학의 극치라고 생각해」

신지는 이 대사를 몇 번이나 들었을까?

그렇게 말하면서 차에서 내린 것은 나기사 카오루.
신지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친구.
다만 괴이한 언동이나 행동이 많은 것이 약간 짜증스럽긴 하지만.

「신지군, 오늘도 다녀온 거야?」

「응. 늘 있는 일이니까」

카오루는 신지가 GT-R을 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 중 하나다.
거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신지와 같은 드라이브 테크닉을 가진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하나기도 하다.

「역시 신지군은 상냥하네. 호의를 받을만 해」

「그런가? 언제까지나 이 짓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피곤하기만 한데」

「네가 하는 일에 의미 없는 일이란 없어. 너는 자신감을 가져도 좋아, 신지군」

「그럴려나? 일단 차부터 치우고. 좀 기다려 줄래? 카오루군?」

「물론 그러고말고. 신지군을 위해서라면」

약간 한기가 느껴지는 것 같지만, 신지는 부지 한구석에 있는 차고에 GT-R을 몰아넣어 감춘다.
이 차고는 특별하여, 열 수 있는 사람은 신지 외에 아버지 겐도, 어머니 유이, 부대표 후유츠키 코조, 치프메카닉 카지 료지, 전자관계 담당자 아카기 리츠코 이렇게 여섯 명 뿐이다.

원래 네르프에는 다른 차들을 정비하기 위한 리프트 스페이스도 물론 확실히 있지만………
차고 안에도 전용 리프트에 예비 타이어, 파츠 등이 있고, 메인터넌스도 이 차고고 안에서만 할 수 있다.
주유소의 정비코너가 그대로 있다는 이미지다.
겉으로는 평범한 차고라고 되어 있기는 하지만.

신지는 차를 대 놓고, 입구 근처의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두 개 뽑아 그 중 하나를 카오루에게 건넸다.

「자, 카오루군」

「고마워, 신지군. 그러나나 너도 고생이네. 아직 그 두 사람한테는 비밀이야?」

「알면서 묻는 거 아냐? 카오루군?」

「물론이지, 나는 신지군에 관한 거라면 다 알고 있어」



애초부터 이야기가………
어느 날 돌연, 신지는 겐도에게 GT-R의 열쇠를 건네받았다.

「신지, 이걸 타라. 그리고 수도고속도로 최속이 되어라」

「무슨 소리야, 아버지!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하니 영문을 모르겠어!」

「탈 거면 빨리 타고, 안 탈 거면 돌아가라」

「아직 아침이잖아! 무리한 말 하지 마! 그보다도 아버지가 나 부른 거잖아!」

「너에게는 실망했다」

「왜 그런 말을 하는 거냐고! 아버지!」

「겐도씨, 그렇게 무리한 말을 하면 안 되어요」
유이였다.

참고로 그 때는 평일 아침 9시였다.
그 시각에 수도고속도로를 진심으로 달리는 폭주족이 어디 있냐고.
신지는 레이・아스카와 같은 대학에 다녀서 기본적으로 셋이 함께 통학하는데, 오늘 억지로 끌려온 것이다.
「와라」 한 마디로.

주위 스태프들은 어처구니 없어하며 부자간의 대화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딱 한 사람을 제외하고.

「이카리,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해서 신지군이 납득할 리가 없지 않나?」

부대표 후유츠키였다.
원래 유이와 겐도의 은사이자, 자동차공학 전문가였던 후유츠키를 파격적인 보수를 조건으로 네르프에 끌어들인 것이다.
그 탓에 한때 자동차업계가 어수선했었다.
그리고 현재 외무는 모두 후유츠키가 진행하고 있다.

「흥, 문제 없다」

겐도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주위의 전원이 「문제 있어(있겠죠)!」라고 마음 속으로 딴지를 건 것을, 겐도 이외에는 눈치채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겐도씨」

그렇게 유이가 다소 강한 어조로 호소하려는 순간

「그런가」

라고 한 마디 중얼거리더니, 겐도 역시 입을 다물고 옆에 있던 잡지를 읽기 시작했다.

……………거꾸로 들기는 했지만.

「어제까지 책만 읽고 있을 건가요?」

어조가 더 강해진다.

「아아」

라고 말하는 겐도

「돌아가서 “똑바로” 이야기해요」

그러면서 겐도를 향한 유이의 눈은……… 분명 화가 나 있었다.

「그렇게 될 줄 알고도 그렇게 말했다는 건가? 아버지는」
신지는 속으로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신지군, 일단 오늘 등교를 하는 게 어떨까. 하교하고 가는 길에 여기 들르면 되잖니. 그래그래, 오늘은 혼자서 부탁해」

솔직히 그 목소리 덕에 살았다고 신지는 생각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아카기 리츠코 그 사람.
「개러지 네르프」의 전자기기 담당으로, 제일가는 수입원이다.

컴퓨터, 전자기기의 전문가이며, 네르프 오리지널 파츠들의 개발자이며, 세팅 담당이기도 하다.
리츠코가 개발한 오리지널 파츠는 이제 국내 뿐 아니라 국외 자동차 메이커에서 사용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제는 네르프 없이는 자동차를 완성할 수 없는 것 아니냐 하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원래 다른 기업에서 개발프로젝트 리더를 하려고 했는데, 리츠코의 어머니 나오코가 유이의 부탁을 받아 리츠코를 네르프에 넣었던 것이다.

리츠코로서는 처음에는 왜 이런 곳에 왔나 싶었지만, 겐도의 말 한 마디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

「자동차에 관련된 것이면 어떤 것을 개발해도 상관없다. 종류는 따지지 않는다. 개발비용도 신경쓰지 않겠다」

그것은 기업의 제한된 틀 속에서 개발을 했던 것과 달리, 자동차 관련이라는 조건은 있었지만 그 외의 모든 것에 적용되는 면죄부를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뭘 해도 좋다니.
개발비용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니.
임금도 현격히 오르는 조건이었다.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고, 게다가 뭐든지 다 있음」

그것이 리츠코의 이유였다.

네르프도 이제 리츠코가 개발한 부품 덕에 많은 돈을 벌었고, 지금은 슈퍼컴퓨터를 세 대나 도입했다.
튜닝숍에 슈퍼컴퓨터가 왜 필요하냐고? 그것도 나중에 할 얘기다.
한가할 때는 오리지널 프로그램으로 원주율 계산이나 하고 있는 것 같다.

며칠 전 동경대의 카네다金田사토佐藤 연구실이 자리수 기록을 갱신한 것이 매우 분했다. ※1

그 슈퍼컴퓨터에는 당연히 이름도 붙어 있는 것 같다.
멜키………으겍!

보이지 않는 손의 방해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이야기를 현재로 돌려, 지금의 네르프 앞에서는.

「신지군, 차고에 차 넣는 데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려?」

「그렇게 길었어? 카오루군?」

「뭐, 좋아. 신지군이라면」

뭐가 좋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아버지가 내건 조건도 엉망진창이야」

「어째서지? 나는 오히려 부럽다고 생각하는데」

「아버지도 어머니도 능구렁이야. 저런 조건을 걸어 놓다니」

「뭐,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아. 지금의 신지군은 말이야. 그럼 나도 이제 슬슬 돌아갈테니」

「또 볼 수 있겠지? 카오루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신지군은. 당연하지. 신지군이 원하기만 하면 나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 신지군을 위해서라면」

또 괴이한 대사를 뱉더니 차에 올라타 키를 비튼다.
카오루의 생각과 동화되듯이 엔진이 울부짖으며, NSX-R은 달려나갔다.

「아스카보다 먼저 돌아가야겠다」

신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차를 몰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처음으로 되돌려서, 수도고속도로 타츠미 주차장에서는.

그 미녀 2인조는 빠른 걸음으로 켄스케의 왜건으로 다가왔다.

「켄스케? 우째야 좋노?」

「어쨌든 일단 순순히 차에서 내리는 편이 신상에 좋을 거 같다, 토우지」

「그렇구만」

허겁지겁 수상한 왜건에서 내린 두 사람.
둘이 내린 것과 거의 동시에 미녀 2인조가 눈앞까지 다가왔다.

주위의 다른 공도레이서들은 무슨 일인가 하며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다.
수도고속도로에서 가 산더미처럼 쌓일 정도로 붙는 초유명인사 2인의 동향이 신경쓰이지 않을 리가 없다.

어느 정도로 유명한가 하면, 우선 그 용모도 좋지만, 테크닉, 주회 타임도 장난이 아니고, 현역 수도고속 런너들 가운데 1, 2위를 다툴 정도의 속도를 가진 것이다.
이 두 사람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정체불명의 파란색 GT-R 정도밖에 없다는 소문이 있다.
실력+외모=무적, 이라는 수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도레이서들이 순순히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이다.

「너 아직도 이러고 살아?」
허리에 손을 얹고 두 사람을 노려보는 아스카

「뭘 찍으려고 했던 걸까나아~?」
라며 스커트 자락을 휙 넘기는 시늉을 하는 레이

「내, 내는 켄스케가 나오라 캐가 나왔는거 뿐이라」

「아, 아니, 소류와 아야나미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그냥 미인 공도레이서가 두 명 있다는 소문만 듣고………」
박력에 쩔쩔매는 두 사람

하지만 미인이라는 말을 듣자 둘 다 나쁜 생각은 들지 않았는지, 표정이 풀리며

「어쩔 수 없네. 스즈하라, 아이다! 일단 커피 한 턱 쏴」

부랴부랴 자판기 쪽으로 달려가는 두 사람. 정말 뭐 하러 온 걸까.

「정말이지 저 둘은 어쩔 수가 없다니까. 그치, 레이?」

「어쩔 수 없는 게 아니지 않아? 토우지는 그렇다 쳐도, 켄스케는 취미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어, 아스카」

레이가 말하는 대로, 켄스케는 이제 그쪽 바닥의 제1인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이름도 「저격수(스나이퍼)」라나 뭐라나.
어떤 인터넷 게시판에서 「저격수 같다」라는 댓글을 받은 켄스케가 마음에 든다고 퍼뜨리고 다니는 모양인데.

물론 저격총이 아닌 카메라로 촬영(도촬)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참에, 두 바보가 돌아왔다.

「소, 소류도 아야나미도 이거면 될까?」
라고 말한 건 켄스케

「어쩔 수 없네. 뭐어, 공짜니까 먹어줄게」

「공짜지롱~ 고마워라」
아스카도 레이도 무슨 얘기를 하든 간에 커피 턱은 뜯어낼 생각이었던 것이다.

넷이서 캔커피 뚜껑을 따고 꿀꺽꿀꺽 마셔간다.

주위의 공도레이서들은 부러운 듯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지만.

「도대체 어떻게 안 거야? 소류?」

「저렇게 수상한 차라면 아이다인 게 뻔하잖아. 무광 도색이라니. 여기 처음 들어올 때부터 눈치챘어」

「켄스케도 내 사진이 갖고 싶으면 말을 해. 찍게 해 줄게. 마진은 받아야겠지만 말이야」

확실히 수도고속도로 주차장에서 한밤중에 공도레이서들을 상대로 아스카와 레이의 생사진 즉매회 같은 것을 하면 손님들이 쇄도할 것이다.

「인터넷에 소문이 나 있으니까………. 뭐, 너희 둘이라면 이상할 것도 없지만」

「나 그렇게 소문이 났어?」

아스카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켄스케에게 묻지만

「그거야 당연한 거 아냐. 발군의 테크닉과 회전타임. 경찰차에 절대 잡히지 않고, 게다가 미인 2인조야. 소문이 안 나는 게 이상하지」

사실 아스카와 레이가 체포당하지 않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제 자동차업계에 없어서는 안 될 「개러지 네르프」
네르프의 영향력은 막대했다.
그 대표인 겐도가 막후에서 손을 놀리고 있는 것이다..
가로되 「절대 도로교통법을 적용시키지 마라」고.
잡힐 리가 없다.
그저 경찰의 체면 문제 때문에 경찰차가 따라다니기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겐도였다.

「흐~응. 그건 뭐야?」
볼을 부풀리며 말하는 레이

「이거 봐. 요즘은 인기투표 사이트도 생겨났어」

「「인기투표?!」」
놀란 표정으로 유니존 합창을 하는 아스카와 레이

「뭐라꼬? 그런 게 다 있다꼬?」
약간 대화에서 소외되어 가는 듯하던 토우지도 흥미가 생겼는지 물어본다.

「그렇대도. 롱헤어의 RX-7과 숏컷의 랜서에보. 어느 쪽이 더 좋냐는 거야. 뭐, 인기는 지금으로서는 오 대 오 반반인 것 같은데」

「아~뭐야. 오대 오라니. 내가 이기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에~」
레이가 불만스럽다는 듯 중얼거린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레이! 내가 이기는 걸로 결정난 거지!」
아스카도 반론한다.

「역시 귀여운 여자애를 그냥 둘 수가 없으니까~」

「내가 미인이라서 그런 거겠지!」

「뭐~어야, 아스카? 레이쨩이 비행기 태워주는 게 마음에 안 들어?」

「레이! 너어ー!」

「자아, 자아. 둘 다 좀 진정해 진정해」
켄스케가 달랜다.

원래부터 시시한 싸움을 자주 하고 있지만, 이 둘은 사이가 좋다. 신뢰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까.
그렇지 않다면 수도고속도로에서 짝패를 이루어 달리는 일 따위 없겠지.

참고로 지금까지 아스카와 레이의 수도고속도로 배틀 전적은………, 완벽히 오 대 오다.

「맞다, 맞다. 아이다. 신지는 같이 있지 않아?」

「켄스케~? 신쨩은~?」

아스카와 레이

「그 자식도 전화 걸어 봤는데 휴대폰에 자동응답 걸려 있어서 못 불러냈어」

「범생, 자고 있는 거 아이가?」

「바보신지니까. 코 골면서 자고 있겠지 뭐」

말은 무뚝뚝하게 하는 아스카이지만, 실은 신지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다들 안다.
애초에 아스카가 공도레이싱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신지는 맹렬히 반대했던 것이다.
완고한 아스카에게 이때만큼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던 신지였다.
이야기가 평행선을 달려서 어쩔 수 없이 신지가 뜻을 꺾었지만, 신지가 내놓은 조건이
「네르프에서 튜닝할 것」
「혼자 달리지 말 것」
이 두 가지였다.

게다가 아스카가 매주 레이싱을 나갈 때면 신지가 몰래 배웅을 따라나온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아무리 늦게 돌아가도 반드시 신지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신지가 먼저 잠들어 버리는 일도 가끔 있었지만, 전화를 받은 첫 마디 「어서 와」가 아스카에게는 무엇보다도 행복이었다.
그 후, 30분 정도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잠에 드는 것이 아스카의 수면제였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똑같이 공도레이싱을 시작할 생각을 했던 것이 레이였다.
상담을 받은 신지는 레이에게도 아스카와 같은 조건을 제시했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부터 수도고속도로에 미녀 2인조 공도레이서들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뭐~야, 시시하게」
레이는 레이대로 사촌으로서 신지를 만나고 싶은 기대가 있었다.
중학교에 와서 신지가 사촌이라는 말을 듣고, 한때는 신지에게 아련한 감정을 품기도 했지만, 아스카의 신지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에 애인이 되는 것은 포기했던 것이다.
사촌이니까 만날 기회도 많이 있다고 생각하면.
신지, 아스카의 집 가까운 데서 혼자 자취하고 있기에, 이카리가에 초대를 받는 경우도 많다.
이제는 레이에게 신지는 오빠 같은 존재인 것이다.

카오루와 사이가 좋지만, 본인들 말로는 「사귀는 사이 아니」라고 한다.
마치 중학교 시절의 아스카와 신지다.

「맞다 맞다, 스즈하라! 히카리는 어떻게 된 거야?! 내일 데이트 아니었어?!」

「아, 아니, 그거는, 그, 그런 게 아이라꼬………. 걍………, 같이 놀러 나가는 거 뿐인기이라………」

「그런 걸 데이트라고 하지 뭐라는 거야!! 빨리 기어들어가서 쳐 자!」

「아이다! 빨리 이 바보 데리고 들어가!」

아스카가 다그치자 할 말이 없는 토우지와 켄스케.

「그~래 맞지, 토우지? 빨리 들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

「켄스케도 아스카가 진심으로 화를 내기 전에 돌아가는 게 어떨까나~?」

그 위에 레이가 추가타를 가한다.

「「아, 알았어(알았다꼬)」」

「「알았으면 빨리 들어가!」」

「「그, 그럼 나중에 보자」」

부랴부랴 차에 올라타 타츠미 주차장을 뒤로하고 떠나가는 토우지와 켄스케였다.

주차장에서 떠나는 둘이를 배웅한 아스카와 레이.

「그럼 레이, 우리도 슬슬 돌아갈까」

「그래~야지,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사랑하는 신쨩한테 혼나니까」

「무, 무슨 소리야, 레이!」

「내가 뭘」

레이의 놀림에 얼굴이 빨개진 아스카였다.

「참나 레이 주제에………. 됐고 돌아가자」

「응. 또 전화할게, 아스카」

「나도 전화할게, 레이」

둘이는 각자의 애차로 돌아오자, 주변의 갤러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타츠미 주차장을 뒤로한 것이었다.


Go to Next Stage… 

※1 동경대 카네다・사토 연구실

「슈퍼 파이」라는 소프트웨어 등으로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동경대에서 원주율(3.1415926535……)의 소수점 아래 자릿수를 해명하고 계십니다. 현재 소수점 아래 수천억 자리까지 밝혀냈다고 하네요.
리츠코가 그분들에게 대항심을 불태워 슈퍼컴퓨터로 원주율 계산을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2nd Stage 어떻게든 다 썼습니다.
어떠셨는지요?

이전 회차에서 카오루군의 차를 모집하는 데 참여해 주신 분들께는 감사드립니다 m(_ _)m
카오루군의 애차는 NSX-R로 정해졌지만, 그 밖에 리퀘스트해주신 차들도 가능하면 등장시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왠지 제 생각에는 무의미하게 길어져 버린 것 같습니다만 (^^;
레이의 대사가 성격적으로 어울릴지 저 자신도 불안한데………
이번 회차에는 설명 부분이 많아서, 읽기 어려운 회차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배틀 장면을 기대하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하차하지 마시고 차회 이후를 기대해 주세요.

이전 회 후기에서 4회 정도 예정하고 있다고 썼습니다만, 전개를 생각하다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최소 6회는 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끝날 수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웃음)
그러다 더 길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부디 기다려 주십쇼.

그리고 감상과 의견은 기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분들께는 설정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전 회차에서 보내주신 분들도 “그 장소”에 여러가지를 배치할 예정이니 잘 살펴보세요.
「한밤중」 이외의 팬픽도 쓰고 싶으니, 누군가 전파를 주십쇼 (폭발)

차회에는 미사토씨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그럼 차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PON씨의 연재소설 「한밤중의 룰렛」, 그 2nd Stage였습니다~.
이번 회차도 재미있었네요. PON씨 정말 감사합니다~.

이전 회에서 모집했던 카오루의 애차가 드디어 결정되었네요.
혼다 슈퍼카 NSX인가요. NSX 멋지지요. 확실히 카오루에게 딱 어울리는 차종이네요.
신지의 GT-R, 아스카의 RX-7, 레이의 랜서, 카오루의 NSX.
이것으로 주요 캐릭터들의 애차가 다 나왔네요.
그들이 이 차들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됩니다.
이전 회 후기에도 썼지만, 어떻게든 끝까지 멋진 신지군이었으면 좋겠어요

작가 PON씨에게 작품의 감상을!
감상은 작가의 원기의 근원. 꼭 부탁드립니다.

차회에는 드디어 미사토도 등장하는 걸까요. 어떻게 이 이야기에 얽히게 될지 볼만하겠습니다.
PON씨의 후기에 적혀 있는 「그 장소」가 무엇인지는, PON씨에게 메일을 보내면 알려주실 겁니다.
꼭 감상메일을 보내 주세요~.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 닛산 스카이라인 GT-R, 2. 마츠다 RX-7
3. 미츠비시 랜서 에볼루션, 4. 혼다 NSX
작중 묘사된 색감을 우선시해서 사진을 골랐기
때문에 정확한 연식이나 모델은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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