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에~, 이걸 레이가 만들었다고」
손가락으로 감자 사라다를 떠올린 카츠라기 소령이, 그대로 볼이 미어지게 집어넣었다.
「으응♪ 맛있네」
「미사토씨!」
「뭐야 신쨩. 레이의 수제 요리, 제일 먼저 먹고 싶었어?」라며 네 손가락을 붙인 손으로 입가를 가리는 카츠라기 소령에게, 「식사예절이 나쁘시다고요」라고 이카리군이 나무란다.
11-A-2호실에서의 저녁식사. 오늘 만든 분홍색 감자 사라다를 지참했다.
호라키 히카리가 말한 대로, 카츠라기 소령도, 이카리군도, 소류 아스카 랭글리도 놀라고 있다.
놀라고 있지만, 그것이 불쾌해서 놀라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나도 기쁘다.
「먹으면 돼?」
내민 숟가락을 받아들며 말하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
고개를 끄덕이며, 감자 사라다를 떠내서, 한 입.
「헤에…, 제법 잘 만들었잖아. 너, 요리도 다 했구나?」
고개를 젓는다.
「…오늘, 호라키양에게 배운 대로만. 그래서 이것밖에 못 만들었어」
흐~응.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두 입째 사라다를 떠냈다.
***
거실에서 기다린다. 심장박동으로 1만 5693회. 왼쪽 90도 위치에 있던 벽시계 시침이, 지금은 오른쪽 30도로 돌아갔다.
현관문이 여닫히는 기척에, 일어나 부엌으로 향한다.
「어머, 레이. …너, 아직 안 자고 있었니?」
「…네」
냉장고에 넣어둔 터퍼웨어와, 찬장에서 꺼낸 숟가락을 식탁 위에 내려놓는다.
「감자 사라다? 네가 만든 거니?」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아카기 박사는 어떻게 아는 걸까?
카츠라기 소령의 집에서는 사정을 설명할 때까지 박동이 1382회나 걸렸는데.
「놀랬지」라며 혀를 보이며 웃는 아카기 박사.
「미사토가 전화했었어. 레이가 직접 만든 감자 사라다 너무 맛있어~♪ 라던데, 왜 자기가 자랑한대」
카츠라기 소령의 말투 뿐 아니라, 동작까지 흉내내서.
「그건 내 몫이니?」
「…네」
그래. 라며 숄더백을 식탁에 내려놓고, 아카기 박사가 의자에 앉았다.
「고마워」
「…천만에요」
끌어당긴 터퍼웨어에 떨어지는 아카기 박사의 눈길이, 정말로 상냥하다.
「저녁도 아직 못 먹었고, 조금만 먹어볼까」
「…네」
…
「맛있네, 남은 건 내일 아침에 먹자」라며 아카기 박사가 터퍼웨어 뚜껑을 덮었다.
「그래서? 이거 먹이겠다고, 그 이유만으로 기다린 건 아닐테고?」
「…네」
고개를 끄덕인다.
식탁 맞은편에 앉은 아카기 박사. 무방비해 보일 정도로 온화한 표정으로 내 말을 기다린다. 나중에 알게 된 표현이지만, 턱을 괸다고 불리는 몸짓.
「…왜, 저를 맡으신 건가요?」
「경위 자체는 이미 들었겠지?」
고개를 끄덕인다.
방금 전과 같은 동작이지만, 거기 실린 마음이 다르다. 그것을 아카기 박사도 읽어낸 것 같다. 그래서 질문하듯이 눈썹을 살짝 치켜떴다고 생각한다.
「…제 의사는, 묻지 않으셨습니다」
눈썹을 내린 아카기 박사가, 식탁 위에 손을 겹쳤다.
「내가 맡아서, 싫었어?」
고개를 젓는다.
「…잃어버리기 전에는, 카츠라기 소령이 무엇을 주고 있었는지, 알아채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러나, …아니, 그러니까.
사람의 몸이 된 내가 가장 원하는 것,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연유. 군체로서 존재하는 이유. 끈. 인연. 유대. 접촉.
「…그래도, …혼자는, 싫어」
새어나오는 말과, 쏟아지는 눈물. 내게서 넘쳐흐르는, 마음.
「결국, 외롭게 만들어 버렸구나…」
외로워?
이 아픔이, 외로움?
어느새 옆의 의자에 옮겨앉은 아카기 박사가,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저번과 달리, 머리카락이 옥죄이지 않는다.
「나도 외로웠는지도 몰라. 그래서, 너를 맡기로 했어」
오른손은, 무릎 위의 내 손 위에.
「난 있지? 어떤 사람이 봐 주었으면 했어. 다른 누구보다도, 그 사람이 봐 주었으면.
그렇지만」 이라며 탄식.
「사령관 눈에 보이고 싶지 않다고 네가 그랬을 때, 생각난 게 있었어.
설령 그 사람이 봐 준대도, 내가 보이고 싶은 대로 봐줄 리가 없을 것 같다…고, 오히려 보이고 싶지 않은 식으로 보일지도 모른다…고….
애초에, 그 사람보다도 더 원했던 그 사람 조차도, 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문이 막힌 것처럼 보여서, 아카기 박사의 오른손 위에, 내 왼손을 포갰다.
「그렇게 생각했더니, 얼간이 같은 내 자신이 싫어져서, 여러가지로 때러치워 버렸어」
미소. 하지만, 보고 있으면 슬퍼지는 미소. 기쁘지 않다.
「보여지고 싶지 않은 너하고, 보고 싶지 않게 된 나.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은, 외로움을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자신과 동등한 타자라는 존재가 있는데, AT필드를 풀어버릴 수 없으니까.
외로우니까, 외로움이라는 것을 아니까, 끈이 느껴질 때 기뻐지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쏟아야 하는 힘, 사랑. 그래서 사람은 굳센 것이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사람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사람의 힘이라면,
「…아카기 박사는, 저와 살면서, 외로움이 줄어들었나요?」
사람이 되려는 나는, 외롭다고 울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고개를 숙여 눈물을 닦은, 정말 잠깐 사이의 시간이었는데, 그런데도, 그러고 나서 올려다본 아카기 박사는, 아카기 박사의 미소는, 더 이상 슬프지 않다.
「그래」
탄식은 짧다.
「집에 들어와서 네 기척을 느꼈을 때, 그것만으로 꽉 막혔던 것이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어」
AT필드를 풀어버린 것 같은 상냥한 눈길.
「그걸 자각한 건, 불과 방금 전.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던 네 모습을 눈으로 봤을 때였지만」
이 내가, 사람의 외로움을 메운다. 누군가에게 필요해진다.
그것은 마치, 내가 사람이라고 인정받은 것 같아, 입꼬리가 올라간다.
「…제가 아카기 박사의 외로움을 메워줄 수 있다면, 기쁩니다」
천천히 나를 끌어당겨, 아카기 박사가 안아 준다.
체중을 맡기고, 두발 사이로 미끄러지는 손의 감촉에만 의식을 남겼다.
「신기하네. 네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면, 할머니 댁에 맡기고 온 고양이가 생각나」
기분이 좋아 뻗쳐 버린 AT필드를 황급히 거두어들이자, 상냥하게 떼어놓는다.
「요전에 내 이불에 어느새 네가 파고들어와서 그런 걸까」
웃는 얼굴. 터질 것 같은 그 웃음을, 파안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이 때 알았으면 좋았을 걸.
「오늘 밤도, 내 이불에서 자려고?」
「…네」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끌어당겨져, 아카기 박사의 품 속으로.
담배와 커피와 약품과 화장품의 잔향. 그것이 아카기 박사의 냄새.
그것만으로도 아카기 박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
계속 つづく
2021.11.27 TRANSLATED2021.12.05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拾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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