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5일 화요일

「한밤중의 룰렛」 1st stage

때는 200X년, 동경.

수도고속도로 도심순환선, 통칭 C1. 여기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밤중의 룰렛
1st Stage

By:PON (2003.1/4)




C1 내선순환 타니마치 분기점 AM 2:30

파란색 스카이라인 GR-R과, 도망치는 흰색 랜서 에볼루션 VI

「아ー! 역시 빠르네! 따라잡히겠어!」

운전하는 것은 청은색 머리칼에 진홍빛 눈의 여자
숏컷에 샤기가 들어간 머리모양
여성이라기엔 아직 젊고, 소녀라기에는 어른스럽다, 그런 인상을 준다.

시프트를 3단에서 4단으로 넣는다.
순간 타코미터의 바늘이 가라앉더니, 급격히 튀어오른다.
4WD의 트랙션을 살려 계속 가속한다.

속도가 점점 올라간다.
하지만 뒤에 따라붙은 GT-R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아슬아슬한 거리, 이른바 도그파이팅이라 불리는 상태가 벌써 몇 분째 지속되고 있다.

두 대 모두 일반차들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간다.

「위험하다는 느낌일까나」

말투는 가볍지만, 표정은 움직임이 없다.
진지하다고 해야 할지, 차가운 그런 인상도 준다.
피부가 새하얗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 순간, 이이쿠라 나들목을 지날 무렵.
바깥쪽에서 단숨에 앞질러간다.

「아ー아. 역시 또 따라잡혔구나ー」

그렇게 말하는 순간 표정이 풀린다.
엄청난 미인.
거리를 걸으면 대부분의 남자들이 돌아볼 것이다.

분한 마음을 떨치려는 듯, 귀에 꽂힌 휴대전화 이어폰마이크의 스위치를 누른다.
호출음이 울릴락 말락 할 때 상대방이 전화를 받는다.

「아스카아! 또 앞질렸어!」


하마자키교 분기점 앞

역시 주위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새빨간 RX-7 FD3S.

운전하는 것은 등까지 기른 긴 붉은 머리에 붉은 머리장식, 푸른 눈동자의 여자.
연배는 아까 그 랜서 탄 여자와 비슷한 정도일까.
소녀 이상 여성 미만이라는 느낌이다.

휴대전화에 연결된 이어폰마이크에서 들리는 목소리.

「아스카아! 또 앞질렸어!」

익숙한 목소리.

「레이! 오늘은 너무 이른 거 아니야?!」

「시끄러워! 어차피 곧 그리로도 갈테니까!」

「알았어! 맡겨 달라고!」

이어폰마이크 스위치를 눌러 통화를 끊는다.
동시에 룸미러에 순간적으로 눈길을 보낸다.

분명하게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의 라이트가 보였다.

누구에게 말할 것도 아니지만 중얼거린다.
스티어링을 꾹 움켜쥔다.

「아스카, 가는 거야」

말하자마자 시프트를 4단에서 3단으로 내린다.
두들긴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움직임이지만, 기계에 부담은 주지 않도록 움직인다.
그 순간, 타코미터의 바늘은 상승가도.
드라이버와 의식이 연결된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는 RX-7.

비교적 일반차량이 많고, 뒤에서 오는 빠른 차도 좀처럼 따라붙지 않는다.
가 교묘하게 가로지르며 거리를 좁혀온다.

「왔다 이거지」

여자의 표정이 냉정해진다.
만일 이 표정을 본 남자가 있다면 일격에 격추당할 것 같은 표정.
미인이지만 다가갈 수 없는 분위기. 살기와는 또 다르다.

사오도메에서 긴자로 가는 굽이길

두 대의 차 사이에 거리는 거의 없다.
역시 도그파이팅 상대다.

뒤에 붙은 것은 역시 좀전에 흰색 랜서를 제친 파란색 GT-R.

일반차들과, 위를 달리는 일반도의 교각이 장애물이 되어 거의 같은 거리로 달리는 두 대의 차.

그대로 타카라정 오르막을 스트레이트.
악셀은 이미 전개되어 있다.

향하는 곳은 에도교 분기점
3차선에서 단번에 1차선, 게다가 직진이었다가 초저속 좌회전.
브레이크의 성능과 기술이 모두 요구되는 장소다.

두 대가 나란해졌다.
가장 왼쪽 차선에 RX-7, 정가운데 차선에 GT-R.
브레이킹 경쟁.
차속이 떨어지는 동시에, 시프트를 4단에서 3단으로 내린다.

「크윽!」

스티어링으로 킥백과 수평관성을 견디며 코너링에 들어간다.

「칫!」

그 때, RX-7의 뒷 타이어가 살짝 슬라이드했다.
평소라면 모를 정도의 슬라이드.

하지만 오늘쪽에 있던 GT-R이 그 순간 바깥쪽에서 RX-7을 앞질러 버린다.

서서히 GT-R와 RX-7의 거리가 벌어진다.
고후쿠교 나들목 부근에서는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벌어져 버렸다.

「억울해! 저런 데서 따라잡히다니!」

말투는 거칠지만, 표정은 약간 풀렸다.
패배를 인정한 표정.

이 표정을 남자들이 보았다간, 아까와는 다른 의미에서 격추당했을 것이다.
이쪽 역시 아까의 여자와 마찬가지로 미인. 좀전에 레이라고 불렸던 인물과는 다른 타입이지만.
이쪽 역시 거리를 걸으면 대부분의 남자들이 돌아볼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이어폰마이크의 스위치를 누른다.
역시 호출음이 울릴락 말락 할 때 상대방이 전화를 받는다.

「나도 시원하게 앞질렸어」

「아스카도 너무 이르지 않ー아?」

조금 전의 것을 갚아준다는 듯, 상대는 다그쳐 온다.

「아까는 잘못했어. 어쩔 수 없으니까 타츠미에나 갈래?」

「알았어. 금방 따라잡을게ー에」

「라아ー져어」

그렇게 말하고 통화를 끊는다.

「또 졌다…… 인가」

분한 듯 실망한 듯 표정으로 차를 달렸다.

좀전의 배틀 도중보다는 천천히, 주위 다른 차들보다는 빠른 페이스로.




그런 대화가 오가고 있을 무렵, GT-R에서는

「하아ー, 적당히 좀 포기해 주면 좋겠는데에. 아스카도 레이도」

라고 중얼거리는 남자.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 아까 배틀했던 두 명과 비슷한 연령.
올곧게 생긴 청년이라는 느낌이지만, 소년 같다는 인상도 준다.
미남자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거리에서 어느 정도 여자들이 돌아볼 것 같은 얼굴.
다정함 속에 불타는 것을 품은 듯한 얼굴.

이카리 신지

아스카・레이와 동급생이자, 아스카의 소꿉친구로 일단은 애인.
레이와는 종형제, 즉 사촌지간이다.
그러나 자신이 GT-R을 탄다는 것은 그 두 사람에게는 비밀이었다.

「이러다가 들킬수도 있겠는데…… 곤란하구만」

왜 들키면 신지가 곤란해질까?
그것을 알게 되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다.



장소를 바꾸어 수도고속도로 타츠미 제1주차장 AM 3:00

주말이면 소위 하시리야走り屋라 불리는 차들로 북적인다.
오늘도 그렇게 대수롭게 많지는 않지만, 각자 캔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그룹들이 몇몇 있다.
그런 그룹들이 주차장에 들어왔다가 다시 달리러 나갔다가 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한 대 수상한 원박스카.
왠지 차 뒷부분이 가라앉아 있다.

운전석에는 안경을 쓰고, 또 이유는 모르겠지만 위장복을 입어 상하반신을 모두 숨긴 남자.
목에 카메라를 몇 개나 걸고 있다.
그렇다, 아이다 켄스케 바로 그 사람이다.
변함없이 카메라 촬영(도촬)에 바쁘다.

조수석에는 대시보드에 발을 올린, 무뚝뚝한 얼굴의 남자.
상하 검정색 추리닝을 맞춰 입고 있다.
스즈하라 토우지다.

덧붙여 원박스의 뒤쪽이 가라앉아 있는 것은 엄청난 양의 기자재가 실려 있기 때문인 듯.
카메라・캠코더는 물론, 디지털카메라, 비디오데크에 PC, DVD에 심지어 17인치 모니터와 프린터까지.
물론 다이코쿠 주차장에 있는 사람들과는 용도가 다르다.
도대체 왜 차 색상은 무광 국방색인지도 의문이다.

「뭐 하자꼬 이 오밤중에 뭐 이런 델 오노」

「그런 소리 하지 마, 토우지」

중학교 시절 「3바보」라고 불렸던 친구끼리 변함없이 교류가 계속되고 있다.
참고로 나머지 한 사람은 이카리 신지다.

토우지가 불평하는 데도 이유가 다 있다.
갑자기 날짜가 바뀌는 시각에 켄스케가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여보세요? 토우지? 켄스케인데」

「아! 켄스케가. 뭐일이고?」

「지금 한가하냐?」

「마, 한가하긴 한데……. 와?」

「그럼 지금 데리러 갈게. 10분 정도면 도착하니까 기다려」

「야! 있으봐라!」

뿌ー웃 뿌ー웃 뿌ー웃

토우지의 목소리는 켄스케에게 닿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다.

「하마 3시간이 다 돼간다. 언제까지 여 있을라꼬?」

「아, 좀만 기다려 봐. 내가 그랬잖아. 엄청난 미인 공도레이서가 있대」
 
「시꺼먼 사내새끼들밖에 없구만도. 마 내는 잠와가 안되겠데이」

「그러니까 이제 조금밖에 안 남았다고」

「카고 보이 신지 금마는 와 안 불렀노?」

「그 자식, 자동응답기 되어 있고 연결이 안 돼」

「별 일이 다 있네잉」

참고로 켄스케가 이제 곧, 이제 조금이라고 말한 것이 벌써 열 번째다.
어울려 주는 토우지도 참 가없은 일이다.

「마 됐고, 고마하고 돌아가자」

「앗! 저거 아닌가?」

라고 말하고 있는데, 차 두 대가 주차장에 들어왔다.
빨간 FD3S RX-7과 하얀 랜서 에볼루션 VI.
동시에 주차장에 잠아 있는 남자들이 차로 시선을 옮긴다.
아무래도 유명인사들인 듯.

「틀림없어, 저거야 토우지」

「진짜 미인은 맞나」

「인터넷에 난리가 났어요」

「뭐 그런 걸 보고?」

켄스케가 출입하는 웹사이트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평범하게는 찾을 수 없는 사이트다.

토우지와 대화하면서 켄스케는 카메라를 들고, 두 대의 차의 모습을 쫓는다.
길다란 망원렌즈가 달려 있다.
언제나의 촬영(도촬)용인 것 같다.

「진짜로 좋아하는구만」

「뭐가?」

「암것도 아녀」

토우지는 어이가 없고, 켄스케는 카메라 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뭐어, 자주 있는 광경이다.

두 대의 차가 나란히 주차공간에 선다.
마치 처음부터 준비되어 있던 것마냥.
실제로 주변의 남자들이 마련해둔 자리인 것이다.

「토우지, 이제 나온다고」

「참말이가?」

이러쿵저러쿵 해도 미인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흥미가 동하는 토우지.
다리를 내리고, 차 방향으로 눈을 부릅뜬다.

거의 동시에 차 두 대의 운전석 문이 열린다.
두 대에 시선이 모인다.

먼저 차에서 내린 것은 랜서의 여자.

흰색 하이넥 스웨터에 붉은색 바탕의 체크 미니스커트.
상당히 늘씬하게 잘 빠졌다.
전신의 밸런스도 좋고 상당한 프로포션.
다리 아래로는 감색 삭스에 파란색 스니커즈.
차를 운전하는 것을 의식하는 듯한 발차림이다.

이어서 RX-7 쪽에서도 여자가 내린다.
칠부소매의 빨간 셔츠에 통이 좁은 청바지.
이쪽도 꽤 늘씬하지만, 랜서 쪽 여자보다 다리가 길고, 가슴도 큰 것 같다.
물론 전신의 프로포션도 문제 없음.
다리 아래는 역시 빨간 스니커즈.
빨간색을 좋아하는 여자인 것 같다.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도 두 사람이 미인인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스타일.
인터넷에 소문이 나는 것도 수긍할 만하다.

「좋은 스타일이다」
「역시 소문대로야」
「비싸게 팔리겠는데ー」

라고 중얼중얼거리며 연신 셔터를 누르는 켄스케.
그러다 뭔가 위화감이 느껴짐을 알아차린다.

「가만, 얼굴이 잘 안 보이는데」

「얼레?」

「와카노?」

「아직 얼굴을 못 봤는데 저거 설마……」

「아는 사람이가?」

「으아악!」

거의 동시에 두 여자가 켄스케 쪽을 향핞다.
마치 촬영(도촬)하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처럼.
게다가 두 명 모두 켄스케 쪽으로 삿대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와 그캐쌌노…………우와악!」

둘 다 저 여자들이 누구인지 알아차린 것 같다.

「「아야나미하고 소류(아이가)!」」

둘은 그 뒤로 말문이 막혀 버렸다.



Go to Next Stage…

안녕하세요, PON이라고 합니다.
또 작품을 투고해 버렸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평행세계물. 제대로 완결하고 또한 LAS 결말을 낼 수 있을까요? <ヘ(__ヘ)☆\(^^;)
참고로 신지와 친구들은 대학생입니다. 레이의 성격은 학원게리온과 같은 성격입니다.
물론 신지는 럭키스케베죠 (웃음)
그런 부분들도 뒤에 나옵니다.
등장인물들도 계속 늘어날 겁니다. 작가가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예정으로는 4화 정도로 예정하고 있습니다만, 정리되지 않아서 질질 끌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웃음)
당황하지 말고 지켜봐 주십쇼.
그리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저 본인도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중이니까요.
그리고 모집사항입니다만, 카오루의 애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꼭 이 차에 태웠으면 좋겠다 하는 분들은 제게 문자 주십시오. 국산차만 부탁드립니다.
감상이나 자동차 희망사항을 보내 주시면 답례로 설정자료를 알려 드립니다 (TXT 파일입니다)
속편을 빨리 써드릴 테니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그동안 단편을 투고해 주셨던 PON씨가 드디어 연재물을 개시하셨네요!
기대되는 연재소설 「한밤중의 룰렛」 1st Stage였습니다.
PON씨 정말 감사합니다~.

Gehen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공도레이싱」을 소재로 한 평행세계 이야기군요.
자동차는 생소한 새우입니다만, 이 1st Stage 를 읽고 영 매거진의 「두○자 D」나 「완간 미드○이트」 같은 세계가 눈앞에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아스카와 레이를 씩씩하게 제쳐 버리는 신지는 정말 멋지네요.
앞으로도 꼭 멋진 신지군으로 연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결국 GT-R에 탔던 것이 들켜서 아스카에게 깔려버릴까?

작가 PON씨에게 작품의 감상을!
감상은 작가의 원기의 근원. 꼭 부탁드립니다.

차에 흥미가 있으신 분은, PON씨가 후기에서 밝히고 있는 「카오루의 애차 모집」에 꼭 응모해 보시기 바랍니다.
2nd Stage도 기대됩니다. 힘내세요, PO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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