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ー엣! 수학여행 가면 안 된다고!?」
그래. 라고 카츠라기 대위가 기울인 음료캔 너머로 대답한다.
「어째서어!」
식탁에 손을 짚고 몸을 내민 소류 아스카 랭글리를 전혀 의식하는 기색도 없이 음료캔만 더욱 기울이고 있다.
「전투대기니까」
「그런 얘기 들은 적 없어!」
「방금 말했네」
「누가 결정한 거야!」
끝까지 들이킨 음료캔의 바닥을, 마치 들이대듯이.
「작전담당자인 내가 결정했어」
상체를 일으킨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시선을 옆으로 옮긴다.
「너! 차나 마시고 있지 말고, 무슨 말이라도 좀 해 봐! 남자 아냐!」
「아니, 나는 어차피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었어서…」
「진작 포기했던 거야?」
응. 이라고 대답하는 이카리군에게, 어깨를 으쓱하면서,
「흥, 한심해. 가축처럼 길들여진 남자라니, 최ー악」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기분은 알겠지만」이라며 카츠라기 대위가 음료캔을 내려놓았다.
「이건 어쩔 수가 없지. 너희가 수학여행 간 사이에 사도가 공격해 오면 어쩔 거야?」
「…카츠라기 대위」
「뭐니?」라며 세 번째 음료캔을 들어올린 카츠라기 대위가 시선만 이쪽으로.
「…전투대기라면, 세명이나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무게중심을 바꿔앉은 카츠라기 대위가 미간을 찌푸린다.
「…제가 남겠습니다. 이카리군과 소류양은 수학여행을」
「그래도 돼? 레이」
끄덕.
오키나와는 햇빛이 강한 곳이라고 들었다. 내 피부가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아카기 박사도 지적했다.
「그으래…」라며 음료캔을 내려놓은 카츠라기 대위가, 시선을 내게서 이카리군, 소류 아스카 랭글리에게 옮긴다.
「레이는 그렇다는데, 너희들은?」
바라보니, 이카리군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소류 아스카 랭글리도 왠지 방금 전까지의 격렬함이 없다.
「아야나미…, 그…」
「흐흐~응. 그러니까 내가 없는 사이에 공을 세우겠다 그런 속셈이지.
그~렇게 엿장수 맘대로는 안 되지!」라며, 이카리군을 밀어젖히듯이 몸을 일으킨다.
「아스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카츠라기 대위 쪽으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오로지 나만 노려보고 있다.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다. 이 표정, 알고 있어. 저번에 공원에서 보았던, 강 한가운데의 모래톱처럼 엿보이는 불쾌함.
그 때, 이 사람은, 이 사람은…
…
…안 되겠다. 이 사람을 표현할 말이, 나한테는 없다.
「너, 아까는 가고 싶다 그랬잖아!」
「그게 뭐 어쩌라고!」
바라보니, 이마를 서로 맞댄 소류 아스카 랭글리와 카츠라기 대위.
「아, 아야나미…?」
「앗, 너 또!」
의자에서 일어난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식탁을 돌아와 내 손목을 잡는다.
「따라 와 좀!」
질질 끌려 거실을 지나, 예전의 이카리군의, 지금은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방 앞까지.
「이번엔 뭐야?」
고개를 젓는다.
「뭐야, 또 이해가 안된다면서 질질 짜려고 했던 거 아니야?」
그것에는 끄덕인다. 하지만,
「…한 번 물어보았으니까」
하아. 구강 속을 비우는 듯한 탄식.
「들리는 대로 듣고 싶으니까, 어디 말해 봐」
「…아까, 내가 없는 사이에 공을 세우겠다 그런 속셈이지. 라고 말했을 때 표정이, 그럼 물어 보면 될 걸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했지. 라고 말했을 때와 비슷했어. 그러니까, 거기에는 뭔가 공통점이 있을 거야.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나는 모르겠어」
그 이유는 쉽게 이해되어, 내 마음이 삐끗거린다.
「왜 너 때문에 내가 자기분석을 해야 하는 걸까 응?」
하아…. 이번에는 폐의 내용물을 다 토해내는 듯한 탄식.
「그거는 말야, 본의가 아니라는 거야」
「…본의가 아니야?」
「자기 희망이나 의사와 반대되는 언행을 하고 있다는 의미야」
가슴팍에 올렸던 오른손 손바닥을 내밀듯이 뒤집으며.
「난 말이지? 진짜 오키나와 가고 싶었어. 그치만, 너 혼자 남겠다는 말을 하니까,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된 거야」
「…왜지?」
「그 그건…」이라며 시선을 피한다.
「아…, 아까 말했잖아! 네가 공을 독차지하게 둘 수 없다고!」
그러면 왜 또 본의가 아닌 말을 하는 것일까?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이 아까와 똑같다.
팔짱을 끼고 으스대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뺨이 붉다.
본심이라고 말하는 그 이유조차, 소류 아스카 랭글리에게는 본의가 아닌 게 아닐까?
「그보다, 너 진짜 혼자 집지키고 있어도 되겠어?」
고개를 끄덕였다.
「…피부, 약하니까」
내 손을 내려다본다. 색소가 희박한 피부는, 다량의 자외선을 막을 수 없다.
「포기했다, 그런 거야?」
고개를 젓는다.
포기했는가 포기 안 했는가 묻기 이전에, 애초에 내 희망사항 가운데 없었다.
「그러면!」이라며 눈초리를 치켜뜨던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이번에는 미간을 찌푸렸다.
「혹시 너, 가기 싫어서 그래?」
고개를 끄덕인다.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모습을 보면, 수학여행이라는 것이 즐거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본인의 실감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그 이유를 생각하자니 슬프지만, 그렇다면 그것을 전향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
「…가 봤자, 야외에 나가지 못할 테니까. 그렇다면 가고 싶은 사람이 갈 수 있게 하고 싶어」
「그러냐…」
미묘하게 어깨가 처진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느른하게 올린 왼손으로 머리를 긁었다.
「그럼…, 집보기를 맡겨야겠지만은…」
「…그러니까, 즐기고 와」
발길을 돌린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마지막까지 던지던 시선의 의미를, 나는 모른다.
****
≪ 진로 확보! ≫
아사마산 화구 안에서 발견된 사도를 포획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
≪ D형 장비, 이상 없음! ≫
『초호기, 발진 위치』
14식 대형가교자주차에 매달려, 아사마산의 화구저를 내려다본다.
『라져, 레이, 준비는 어때?』
D형 장비를 장착하기 위해 초호기의 블레이드 안테나를 분리했더니, 레이다 정확도가 약간 떨어진 것 같다. 상공을 날고 있을 유엔군기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문제 없습니다」
『발진!』
내 플러그 수트는 내열 버전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빌렸다. 빨간 플러그 수트는 가기엘 때가 생각나서, 살짝 입꼬리가 올라간다.
『초호기, 용암 내 진입합니다』
『그래…, 뭐라고? 그래서? 에엑!? … 』
카츠라기 대위가 목소리를 높인 순간. 지휘차와의 통신창에서 모습이 사라진다.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있는 것일까?
「현재 심도 170, 침강속도 20. 각부 문제 없음. 시계는 제로. CT 모니터로 전환합니다」
쓸데없는 짓일지 모르지만, 보고사항의 복명은 해 두었다.
…
멀리 아래쪽에 사도의 파동이 있다고, 초호기가 알려준다.
이 느낌이라면, 앞으로 900 정도일까.
이 사람 알고 있어. 산달폰. 제8사도.
『900, 950, 1000, 1020, 안전심도 오버. 심도 1300, 목표 예상지점입니다』
『레이, 뭐가 좀 보여?』
「…계기에는 반응 없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니까, 마음이 삐걱대지 않는다.
아니면, 나도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일까?
『생각보다 대류가 빠른가보네』
『목표의 이동속도에 오차가 생기고 있습니다』
『재계산 서둘러. 작전 속행. 다시 침강 부탁해』
『네엣?』
…
조금,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
LCL이 과열되어 기체교환비가 떨어진 것이다.
플러그 수트가 아무리 내열사양이라 해도, LCL이 가열되면 두부 및 호흡기 화상은 피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호흡을 멈추는 것을 전제로 산소 소비율을 낮춘다.
『심도, 1350, 1400』
≪ 제2순환파이프에 균열 발생 ≫
『심도, 1480. 한계심도 오버!』
『목표와 아직 접촉하지 못했어. …더 내려』
통신창에 카츠라기 대위.
『레이, 어때?』
「…문제 없습니다」
『한계심도 플러스 120』
벨트로 묶어 달아 왔는데, 벨트가 열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
『한계심도 플러스 200』
『한계……』 『미사토! 더 이상은 안 돼! 이번에는 사람이 타고 있어!』
휴가 중위의 목소리를 밀어내고, 아카기 박사.
『이번 작전 책임자는 저입니다. …계속 내리세요』
초호기가 전해오는 산달폰의 존재가, 가깝다.
생명은 진화할 때마다 필요한 에너지, 활동영역이 10배씩 늘어난다고 한다. 사람 역시 과학의 힘을 휘둘러, 사람 1두당 대형 공룡 10두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진화의 극치를 체현하여 1체로서 1종인 사도는, 이 행성의 전체 생명의 총량을 상회하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마음과 몸이 불가분인 사도에게 그것은, 사람의 퍼스널 스페이스와 육식동물의 텃세권을 더하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영역.
예컨대, 초호기의 테리토리는 이 행성의 직경을 반경으로 한 구형의 공간이다. 그것은 이 행성에 태어난 사도라면 당연한 귀결, 개체차는 있다 해도 다른 사도도 거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영역이 겹치면, 거기서 불협화음이 생긴다. 그것이 사도가 사도에게 느끼는 파동.
아직 우화하지 않은 산달폰의 파동은 알아내기 어렵지만, 가깝다. CT 모니터상에서도 어른어른 보이기 시작한다.
『심도, 1780. 목표 예측수정지점입니다』
정면에 드러난, 타원형 그림자.
「…목표 발견」
『목표를 영상으로 확인』
『포획 준비!』
카츠라기 대위의 명령대로, 캐처를 전개한다.
『서로가 대류로 흘러다니고 있으니까, 접촉의 찬스는 한 번밖에 없어』
아카기 박사의 목소리에 억양이 적다. 긴장……하고 있는 것일까?
「…네」
『목표 접촉까지 앞으로 30』
「…상대속도 2.2. 축선을 탔습니다」
아직 방추형인 산달폰을 캐처 속에 가두었다.
통신창에서 복수의 한숨.
『나이스, 레이!』
「…포획작업 종료. 지금부터 부상합니다」
내가 빨간 에반게리온이었을 때는 이 뒤에 부화해서 섬멸했는데, 아직 그런 기색은 없다.
심도 표시를 확인한다.
…심도, 1600.
이대로 순순히 끌려 올라가지는 않겠지.
캐처 안의 산달폰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심도, 1550.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당연하게도 초호기. 이어서 지휘차에서도 얼러트가 울린다.
「…목표에 변화」
『큰일 났네. 우화를 시작한 거야. 계산보다 너무 빨라』
『캐처는?』
『버틸 수 없습니다!』
『포획 중지, 캐처는 파기!』
…심도, 1500.
『작전 변경, 사도 섬멸을 최우선으로』
용암 속은 산달폰의 필드다.
『초호기는 철수작업을 하면서 전투 준비!』
D형 장비가 아니더라도, 여기서 제대로 싸울 생각은 없다.
…심도, 1450.
내가 산달폰과 싸웠던 것은 빨간 에반게리온이었을 때 뿐이었으니까, 겨우 한 번 뿐이다.
하지만, 다른 사도의 예에 비추어 볼 때, 몇 가지 추측할 수 있는 것이 있다.
≪ 초호기, 여전히 캐처를 보유 ≫
『레이! 캐처를 파기해!』
「…이대로 AT필드로 억누르겠습니다」
…심도, 1400.
『레이! 섬멸로 이행하라고』
「…무장이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이쪽의 AT필드를 무효화할 수 있었던 사도는 단 둘 뿐. 아라엘과 아르미사엘.
타브리스도 있긴 하지만, 그 이외의 사도들은 상대의 AT필드를 중화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심도, 1350.
「…필드, 전개」
…
생각대로 산달폰은 초호기가 펼친 AT필드를 힘껏 두들긴다. 자기만으로 완결되는 사도라는 존재는, 타자에게 AT필드가 있다는 것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AT필드의 효과를 확인. 사도 포획을 속행할 수 있겠습니다」
…심도, 1300.
『우화한 사도의 포획 따위 불가능해! 빨리 파기하라니까!』
「…여기서 놓아주면 오히려 불리」
침강속도에 비해 부상속도가 느리다. 그 이유를 알아차리고, 해트 스위치에 손가락을 건다.
「…밸러스트 방출」
…심도, 1200.
좀더 빨리 밸러스트를 방출해야 했다. 언제까지고 산달폰이 손을 놓고 있을 리 없으니.
『퍼스트! 괜찮아!?』
갑자기 열린 통신창에는, 【FROM EVA-02】 표시.
「…소류양?」
『이호기, 도착했어?』
이쪽은 지휘차에서, 카츠라기 대위.
≪ 이호기, 도킹아웃합니다 ≫
비상소집이 걸리면 소류 아스카 랭글리에게도 연락을 넣는다. 그렇게 하도록 못박아 두었으니까.
하지만, 수학여행 안내문에 따르면, 오키나와에서 제3신동경시까지 거리는 1500 ㎞ 정도. 이렇게 단시간에 돌아올 리가 없을 것 같은데.
『유엔군에 블랙버드를 빌렸어. A-17이 발령되었으니까 간단했지』
묻기도 전에 답하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통신창 속에서 한쪽 눈을 감았다. 저것이, 윙크라 불리는 행동?
자일 너머로 전해지는 미진. 이호기가 착지한 것 같다.
『그나저나 너, 뭐야 그 꼴이…』
「…내열장비」
『그러냐』라고 중얼거린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몸을 돌렸다.
『크크크…큭』
…웃어?
『푸흡큭흐흐…』
흘끗 이쪽으로 시선을 돌릴 때마다 몸의 뒤틀림이 심해지는 것이, 괴로워 보인다.
『끅끅끄윽…』
나를 보고, 웃어?
『아스카아!』
카츠라기 대위의 노호성도, 아무래도 불에 기름을 부은 것 같다.
…심도, 750.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심도 표시계와 산달폰의 모습을 확인했다.
『미…먄』
바라보니, 아직 웃음을 그칠 수 없어하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웃을 생각은…, 없었는데…, 그 꼴이…』
또 웃는다. 꼴? 이 내열 플러그 수트가 그렇게 우스운 것일까?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역시 내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겠지.
『아, 진짜! 너 또!』
일부러 압착록을 풀면서까지 통신창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댄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얼굴이 윈도창에 크게 비친다.
『비웃음 당하고 있는 거잖아! 그렇게 꿍해있을 여유가 있으면 차라리 화를 내 보라고!』
「…화를?」
『그렇대두!』 팔짱을 낀 채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몸을 뒤로 젖혔다.
사람이란, 화를 내라는 말을 들으면 「네 그러겠습니다」 하고 화를 낼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역시 나는….
『그쯤 해! 아스카, 나이프를 화구로 투척』
뭐라고 아우성치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말을 밀어내듯이, 카츠라기 대위.
『왜?』
『레이 저거, 무장이 없다고 포획작전을 멋대로 계속하고 있다고!』
흐음.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통신창 안에서 눈썹을 치켜뜬다.
…심도, 300.
소류 아스카 랭글리 덕분에 시간을 벌었다.
이대로 화구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제안합니다. 이대로 화구까지 사도를 끌고나가서. 지상의 이호기로 섬멸」
『기각이야! 여기에서의 섬멸은 상정하고 있지 않아!』
≪ 초호기, 심도 100. 앞으로 20 후에 용암 밖으로 나옵니다 ≫
『총원 퇴피이!』
카츠라기 대위가 제안을 기각한 이유를 겨우 깨달았다.
지상에는 백업 크루가 많이 있다. 확실히, 거기를 전장으로 만들 수는 없다.
「…소류양」
『뭐?』
「…용암을 나가는 것과 동시에 사도를 해방, 화구저에 AT필드를 전개할게. 그 위에서 이호기로 사도섬멸. 부탁해」
말을 마치기 전에 용암에서 머리가 나온다.
『나한테 넘겨준다는 거야?』
「…D형 장비로는 어디서든 제대로 싸울 수 없으니까」
『그래…. 그렇게 보이네』
완전히 용암에서 빠져나왔다. 화구 가장자리에서 내려다보는 이호기의 모습.
캐처의 AT필드를 해소한 순간, 시야를 가득 메운 것은 산달폰의 팔.
「…크윽」
그것을 이해한 것은, 세차게 떠밀려 화구 내벽의 단애에 내동댕이쳐진 뒤였다. D형 장비 덕분인지, 그다지 충격은 없다.
시야 구석에서, 공중에서 허우적대는 산달폰의 그림자. 아직 늦지 않았다. 그 순간 바로 화구저에 깔듯이 AT필드를 쳤다.
찢어진 내압호스에서 액체질소가 성대하게 솟구쳐 기화하고 있다. CT 모니터가 아니었으면 산달폰을 놓쳤을 것이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영하의 액체를 뒤집어쓰고 괴로워하는 산달폰에게 뛰어내린 기세 그대로, 이호기의 발차기가 쐐기를 박았다.
***
초호기에서 내린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눈썹을 치켜뜬 카츠라기 대위. 바인더를 안은 아카기 박사도 지휘차에서 내리고 있다.
「레~이~」
다가오는 카츠라기 대위에게 밀려나듯이 뒤로 물러난다. 하지만, 내열 플러그 수트는 그런 거동을 허용하지 않아, 다리가 걸려 넘어졌다.
「레이」
달려온 카츠라기 대위가 손을 내밀어 준다.
「괜찮아?」
「…네」
내열 플러그 수트 덕분인지, 그다지 충격은 없었다.
그래. 라며 뻗은 손을 잡고 상체를 일으키자, 이호기에서 막 내린듯한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모습.
「그야말로, 카나리아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아먹은 고양이 같네」
아카기 박사의 비유는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기분이 좋아 보인다.
「뭐야? 명령위반 처벌한 거?」
「아니거든. 얘가 저 혼자 넘어진 거야」
내려다보는 카츠라기 대위. 시선과 한숨이 하나가 되어 내려온다.
「정말이지 얘는 명령위반 상습범이라니까…」
「흐응, 의외네에…」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눈썹을 치켜뜬다. 아까도 보았던 이 표정. …의외? 생각한 것과 다른 것.
「우등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등생?
그 말의 의미는 알지만, 왜 그렇게 생각되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뭐어! 사도는 쓰러뜨렸으니, 다 좋게 끝난 거 아냐」
그게 그럴 리가 있겠어. 라고 중얼거리는 카츠라기 대위의 어깨를 떠밀면서, 재촉하듯이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걸어간다.
「근처에 온천 있지? 땀 흘리고 싶으니까, 데려가 줘」
순식간에 지휘차 너머로 사라진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얼굴만 내밀었다.
「너도 빨리 와. 두고 가 버린다」
마찬가지로 뒤에 남겨진 아카기 박사와 시선이 마주쳤다.
조금 어깨가 처진 몸짓, 분명히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계속 つづく
2021.11.25 TRANSLATED
2021.12.03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七話
『미사토! 더 이상은 안 돼! 이번에는 사람이 타고 있어!』: 원작에서는 휴가의 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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