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3일 월요일

『초호기의 초호기에 의한 초호기를 위한 보완』 제십오화


 ≪목표는 오오와쿠다니大涌谷 상공에서 체공. 정점회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엔트리 플러그의 스크린으로 보이는 모습은, 이중나선의 원환. 이 사람 알고 있어. 아르미사엘Armisael, 제16사도.
 ≪목표의 AT필드는 여전히 건재≫
 
『뭐 하다 이제 와?』
『변명할 시간도 없어, 상황은!?』
아카기 박사의 말에 대답한 것은 카츠라기 소령. 이제 막 발령소에 도착했나 보다. 【FROM CONTROL】 통신창 속에 더해지는 재킷의 빨간색.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패턴 청에서 오렌지로 주기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무슨 소리야?』
 『마기는 응답불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통신창을 하나 더 띄어 발령소 영상을 늘린다. 휴가 중위 너머로, 엄한 표정의 카츠라기 소령이 보였다.
 『답을 도출하기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저 형태가 고정형태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해』
『먼저 손댈 수는 없다는 건가……』
카츠라기 소령이 올려다보는 것은, 아무도 없는 사령탑. 초호기도 이호기도 동결이라, 이카리 사령관의 허가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
『휴가군』
휴가 중위에게 손만 내민 카츠라기 소령이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사령탑 안쪽 문이 열렸다. 건네받은 인터폰을 떨어뜨린 카츠라기 소령의 입이 크게 열린 그대로 유지된다.
『초호기 및 이호기의 동결을 현 시각부로 해제, 즉시 출격시켜라』
들어온 것은, 이카리 사령관과 후유츠키 부사령. 이카리 사령은 수염을 모두 깎고, 렌즈가 투명한 안경을 쓰고 있다. 뺨이 깎아낸 듯 홀쭉하고, 눈가에는 그늘이 짙다. 렌즈가 투명해서인지 충혈된 안구결막까지 훤히 보인다.
『왜 그러나. 실행해라』
『시, 실례했습니다. 초호기, 이호기, 발진!』
곧바로 리니어 캐터펄트가 준비된다. 카츠라기 소령의 당황한 모습이 물든 것처럼, 사출속도가 빠르다.
『출격이야, 아스카. 왜 그래? 이호기는?』
『안 됩니다. 이호기 측에서 록을 걸고 있습니다』
지상도달과 동시에 열린 통신창은 【FROM EVA-02】
『레이, 이번에는 너한테 양보할게』
「…소류양?」
『아스카! 너 지금 무슨 멋대로, 』  『상관없다. 좋을대로 해라』
추가로 열린 통신창 속에, 이카리 사령관. 자리에 앉았는데, 손깍지를 끼지 않았다.
『레이, 초호기만으로 되겠나』
「…네. 문제 없습니다」
그 동공에 비치는 내 모습. 영상 너머지만, 나를, 내 자신을 봐주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모든 것을 해방해라. 초호기의 힘을 보여 주어라』
「…라져」
이카리 사령관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드러내도 좋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S²기관, 전개
 
용솟음치는 에너지에 초호기가 울부짖는 순간, 아르미사엘이 회전을 정지하고 이중나선을 꼬았다.
원환을 끊고, 덤벼들어온다.
『레이, 응전해!』
아르미사엘을 쓰러뜨리려면, 안티 AT필드를 펼치면 된다. AT필드를 무효화하는 아르미사엘에 대해서는, 그것이 가장 안전하겠지.
하지만, 초호기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쓰러뜨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날아오는 아르미사엘의 궤도를 따라, 덮듯이 안티 AT필드를 전개한다. 그 상하좌우를 봉한, 안티 AT필드의 튜브다.
 『차원측정치가 반전.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관측 불능! 수치화할 수 없습니다!!』
  『안티 AT필드인가……』
도망칠 곳 없게 아르미사엘을 유도해서, 초호기의 주위로 둘러친다. 이중, 삼중으로 나선을 그린 끝단을 튜브 뒷부분에 연결. 무한의 회랑이 초호기를 장식하듯이.
 『엄청난……』
소시지에 칼집을 넣는 감각으로, 아르미사엘을 가둔 뇌옥에 작은 틈새를 만든다.
그리고, 그 AT필드를 중화. 초호기가 완전히 직접제어 하에 있는 지금, 나와 초호기, 2인분의 마음의 벽을 조종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붙은 오른손 손바닥에서, 회랑을 주회하는 아르미사엘의 마음과 접한다. 침식할 틈은 주지 않지만.
 
 
「…왜, 내 형상을 흉내내지?」
눈앞에는, 오렌지색 수면에 허벅지까지 물에 잠긴 아야나미 레이의 모습. 고개를 숙여서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貴女의 형상이 아닌데』
오른손바닥으로 가슴팍을 누르는 아르미사엘과 같이, 나도 가슴팍을 누른다.
「…그러게. 하지만, 이것도 내 형상. 내 마음을 길러낸 형상」
아르미사엘이 얼굴을 든다. 사람의 형상을 이제 처음으로 갖춘 이 사람은,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알지 못한다.
이것이 마음을 모르던 시절의 내 모습이었나 싶어서, 물리적 통증까지 수반해 가슴이 답답하다.
『나와 하나가 되지 않을래?』
「…왜?」
뻗어온 손이 답이라는 것일까. 어디, 접해 줄게.
『아프지? 이 봐, 마음이 아프지?』
전해지는 것은, 서서히 전신에 밀려드는 듯한 아픔. 예외 없이 모든 것을 감싸아고, 단 하나의 빈틈도 없이 몰아세워 온다. 만일 몸뚱아리만 갖고 사막에 내던져지면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은, 가열한 햇빛이 피부를 찔러대는 것 같은 아픔.
「…아프니?」
그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아픔이지만, 내가 사람의 몸을 갖게 되어 느끼게 된 아픔과 닮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생각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나를 둘러싸고 소용돌이치고 있으니까.
우박 섞인 눈보라 속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으면 이런 아픔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언제 피부를 베일까 겁을 먹고 몸을 옹송그린다. 하지만, 슬그머니 다가오는 냉기에 사라지는 감각이 무서워, 아픔조차 구걸하며 손을 내밀어 버리고 만다. 떠오르는 통곡마저도 지워 없애는 바람의 비명은 정적과도 같으니, 끌어안은 팔마저 허무하게 식어간다.
「…아니, 아픈 게 아니야…. 외로움…. 그래, 외로운 거야…」
 
『외로워? 잘 모르겠어』
이런 식의 웃음,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보았다가는 욕설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상상만 했는데도 무서워져서 상상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아주 일시적이지만 마음의 블리자드가 개이고,
「…혼자인 건 싫잖아? 우리는 많은데, 하나 뿐인 게 싫잖아? 그걸 외로움, 이라고 하는 것」
『그건 네 마음이야. 슬픔으로 충만한, 너 자신의 마음이야』
구름 사이로 보인 햇빛이, 얼마 되지 않지만 이 마음을 따스하게 만든다.
「…그러게. 확실히 외로워. 하지만, 네게서 느껴지는 절망적인 고독과는 달라」
접촉한 손끝을 움켜쥐었다. 플러그 수트 너머가 아니었다면 손톱을 세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와 하나가 되고 싶었던 거야? 당신의 고독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나와. 당신보다도 고독한 나와」
그 손을, 마주잡아 줄게. 손가락과 손가락이 얽히듯이 해서, 힘껏.
 
그 사람은 사도에 대해서도 신경쓰고 있었다. 타브리스가 지켜낸 세계들을 보고 축하해 주었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에반게리온으로서 만나게 되었을 때 반전 AT필드로 의사의 소통을 시도했었다.
타브리스 이외에는 아무도 응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아르미사엘 쪽에서 요구해온 것을 생각해 보면, 내 노력이 부족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에 대한 후회가, 우박의 양을 늘리고 크기를 키우지만, 그 아픔 역시 나만의 것.
「…이 신체는 안 돼. 빌린 것이니까. 그러니까, 또 하나의 나와 하나가 되자」
처음으로 보여주는 아르미사엘의 미소. 어색하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겠지. 거기 돌려주는 미소는, 내가 새겨온 사람된 마음의 모든 것을 담아.
 
의식을 되돌리자, 아르미사엘의 빛나는 끈 같은 모습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고 늦춰진 속도와 맞바꾼 듯이, 광휘는 오히려 더욱 눈부시다.
안티 AT필드의 바구니를 걷어내자, 금세 나선을 그리며 올라가더니, 초호기의 머리 위에서 원환의 모습을 되찾았다.
사도는 몸과 마음이 불가분. 그러니까, 마음이 변하면 형상도 변한다. 원환의 직경을 크게 좁혔으니, 아르미사엘의 마음의 변화는 얼마나 큰 것일까.
그 마음을 서로 조금씩 채우며, 초호기와 아르미사엘의 환희의 목소리가 공명하고 있다. 밀려드는 에너지가 상승효과로 증폭되고, 도저히 억누를 수 없다.
두 쌍 네 장의 빛의 날개를 펼쳐 드러내고, 제3신동경시를 감싸안을 정도로 날개가 확대된다. 넘쳐나는 에너지는 날개 전면에서 광자로 변환되어 방출된다.
 
 『사도째로 S²기관을 집어삼킨 건가? 에바 초호기가…』
자, 이것이 모든 것을 드러낸 초호기의 모습. 누구에게 보여준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여주라니 보여주겠다.
 
 ≪ 패턴 청, …소멸하고 있습니다 ≫
그러하다. 아르미사엘은 초호기와 하나가 되어, 사도임을 그만둔 것이다. 대등한 타자와 손을 맞잡고 살아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말도 안돼…』
누가 그렇게 중얼거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임무 완료. 귀환합니다」
 

***
 

엔트리 플러그에서 내려오자, 엄빌리컬 브릿지에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서 있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일까?
「뭐야, 저거」라며 엄지로 가리키는 어깨너머는, 초호기의 머리 위에서 회전하고 있는 아르미사엘을 말하는 것이겠지. 빛의 날개는 회수라인을 타기 전에 해소해 두었다.
「…사도, 였던 것」
「였던 것……이라고」
올려다보던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이븐even이 되겠다 싶어서 양보한 건데, 설마 사도를 길들여서 올 줄이야」
「…이븐?」
「응? 아아」라며 돌아본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벌레를 쫓듯이 손바닥을 흔들었다.
「암 것도 아냐. 신경쓰지 마라」
그러는 본인은 아르미사엘이 신경쓰이는지, 다시 올려다보고 있다. 둘러보니, 모두들 소류 아스카 랭글리와 같은 기분인지, 케이지의 사람들 모두가 아르미사엘을 바라보고 있었다.
 

***
 

『이카리, 이게 무슨 짓이냐』
소류 아스카 랭글리를 따라 발령소에 들어선 순간, 들려온 것은 남자 사람의 목소리였다. 메인스크린에는 눈가의 바이저가 특징적인 연로한 남자 사람의 모습. 이 사람 알고 있어. 킬 의장, 제레의 영수.
「선전포고요, 킬 의장」
『뭐라고』
사령탑에는 이카리 사령관 외에, 후유츠키 부사령과 카지 대위의 모습도 있다.
「우리 네르프는 제레에 반기를 들고, 인류보완계획을 저지하겠다. 그런 것이올시다」
『후유츠키 선생, 자기가 지금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는 건가』
「원죄로 더럽혀졌을지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를 원한다. 그 뿐이요」
발령소에는 카츠라기 소령 외에, 아오바 중위, 휴가 중위. 그리고 이카리군. 아카기 박사와 이부키 중위의 모습은 없다.
『세계를 적으로 돌리고, 이길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거냐?』
「킬 의장께서 말씀하신 대로, 세계인지 뭔지, 좁아져 버렸지 않습니까」
바이저에 가려져서 잘 모르겠지만, 킬 의장의 시선이 카지 대위를 향한 것 같은 느낌.
『여기까지 와서, 이제야 짖어대는군……』
「사람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을 위한 에바 시리즈입니다」
안경을 고쳐 쓴 이카리 사령관의 눈빛이, 찌르는 것 같다.
『더 이상은 시간낭비다. 이제 만날 일도 없겠지』
「예에. 그러길 바랍니다」
이카리 사령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통신이 두절되었다. 스노우 노이즈를 비추던 메인스크린이, 닫히듯이 신호 없음 표시로 바뀐다.
 
「전원, 그대로 들어주기 바라네」
후유츠키 부사령의 말이 스며들기를 기다렸다는 듯, 이카리 사령관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갑작스런 일에 놀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선은 그것부터 사과하겠다」
발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발을 내딛는다. 아마 카츠라기 소령에게 가는 것이겠지.
「방금의 대화로 깨달은 사람도 있겠지만, 네르프는 단순히 사도섬멸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 아니다」
「…인류, 보완계획」 그 중얼거림이 들려온 것은 아니다. 다만 카츠라기 소령의 입술이 그렇게 읽혔다.
「지금의 지구는 너무 좁다. 세컨드 임팩트 이후의 3차대전과 사도전으로 자원을 다 소모했다. 이대로라면 인류가 현재의 인구로 문화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50년이 한계라는 계산도 있다」
「때문에, 환경에 좌우되고 자원을 소비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인류라는 생명의 모습을 버리고, 무한한 에너지원을 내포한 새로운 모양으로 진화시킨다는 계획이 제창된 것일세」
후유츠키 부사령이 말을 이어주자, 이카리 사령관이 일단 입을 다물었다.
「그것이, 인류보완계획……, 」
카츠라기 소령의 소매를 붙잡고,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 떠들고 있다. 그리로 걸어가자 겨우 「나도 아는 게 없단 말이야」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즉슨, 인류를 사도로 만든다. 그런 것이지」
누구 하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데, 확실히 무언가 공기 자체가 변질한 것 같은 감촉이 느껴진다.
「물론, 인류가 사도에게 패배해서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 실행부대인 제군들을 사도섬멸에 전념시키기 위해 이 사실을 숨겨 왔다네.
 미안하군」
내려다보는 후유츠키 부사령의 시선은, 확실히 카츠라기 소령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네르프 상층부도 처음에는 인류보완계획을 수행할 생각이었지만……, 」
입가를 가리듯 헛기침을 한 이카리 사령관, 돌아온 시선이 아까보다 멀다.
「일부 사람들은 이미 아는 일이겠지만, 실험 도중 초호기에 삼켜졌던 이카리 유이 박사가, 거의 10년만에 귀환했다.
 어떤 의미에서 보완계획의 범례가 되는 경험을 한 그녀의 증언으로부터, 이 계획의 의의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판명된 것이다」
「인류를 사도화해 봤자, 그것은 그저 새로운 사도가 태어나는 것일 뿐, 인류의 후계자라고 할 수 없을 공산이 높다. 그런 셈이지」
목소리를 높이려는 카츠라기 소령을 손짓으로 제지하고, 후유츠키 소령이 그렇게 덧붙였다.
 
「인류보완계획은, 인류의 이익에 반한다」
발령소를 천천히 둘러본 이카리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이카리군?
「따라서 네르프는, 인류보완계획의 발동을 저지한다」
「그동안의 경위, 앞으로의 지침에 대해서는 각급 직종별로 배포가 예정되어 있네만, 질문이나 이의가 있다면 지금 듣겠네. 뭔가 있는가?」
후유츠키 부사령은, 이카리 사령관과 역순으로 발령소를 둘러본다. 그 시선이 앞팔만 들어올린 카츠라기 소령에게서 멈춘다.
「왜, 지금. 이 타이밍입니까?」
카츠라기 소령의 질문을 거들듯이 쏟아지는 시선에 응하여, 이카리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인다.
「인류를 사도화하는 참고례로서, 이른바 대조실험으로서 사도를 인류화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 성과가 나왔다고 확인되었다」
「즉, 다음은 사람의 형상을 한 사도를 의도적으로 보내올 것이다. 라는 것이군요.
 위원회가 직접 보내올 사도, 확실히 함부로 받아들일 수는 없겠네요」라며 얼굴을 가린 카츠라기 소령은, 무슨 생각에 잠긴 것일까.
다시 발령소를 둘러본 이카리 사령관이, 시선을 후유츠키 부사령에게 맡긴다.
「그럼, 이대로 제1종 경계태세를 유지하게」
「라져」라며 드문드문 목소리들이 올랐지만, 이카리 사령관은 아무 말도 없이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나저나 아카기 박사는 어디 있을까. 라는 의문은 물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부키 중위를 달고 발령소에 나타났으니까.
「마기 카피로부터의 데이터 인출이 완료되었습니다」
「으음, 결과는 어떠한가?」
네. 고개를 끄덕인 아카기 박사가 콘솔에 다가간다. 두세 번 손가락을 놀리자 메인스크린에 이 행성을 평면적으로 투사한 것이 표시되었다. 나이프로 되는대로 표피를 벗겨낸 것 같은 도법 위에, 7개소의 광점이 시선을 끈다.
「S²기관 탑재형은 이미 8기까지 완성된 것 같습니다」
각각의 광점에 딸린 선이 그려지고, 리스트업된 EVA-05부터 EVA-12가 배정되었다. 한 군데만 EVA-05와 EVA-06의 2기.
「아직 건조 중인 것이 4기」
붉은 문자로 표시된 EVA-13 이후가 더 배정된다.
「이쪽에서 건조 스케줄에 2군데 정도 장난을 쳐 두었습니다. 사소한 트러블이지만, 크리티컬 패스를 무너뜨릴 테니 5주 정도 지연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추가로 표시된 일시가 완공예정일인가.
「으음. 고생했다」
사령탑에서 내려온 말에, 아카기 박사가 뒤를 돌아보았다.
시선이 얽힌다. 그런 표현을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면, 이것이 아마 그 표현이 의미하는 것이었다. 아카기 박사가 보여지고 싶었던 상대가 이카리 사령관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자기 쪽에서 시선을 거두고 「아뇨……」라고 중얼거린 아카기 박사가, 다시 콘솔을 향한다.
「완성되었다는 8기는 어떻게 해볼 수 없어?」
얼굴을 숙인 채 머리만 돌린 카츠라기 소령의 시선이 칼날 같다.
「마기 카피의 제어하에 있던 2기는 신경접속 프로세스의 순환참조 파라미터에 장난을 쳐 뒀어」
「무한루프에 빠져 기동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부키 중위의 조작에 따라, EVA-06과 EVA-11의 표시가 노란색으로 변경된다.
「다른 기체들도 마기 카피에 접속하는 순간 같은 처리가 되도록 손을 썼지만……」
「확실하다고는 말할 수 없구나?」
고개를 끄덕인 아카기 박사가 키보드를 두드리려 하다가.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사령탑에서 떨어진 말에 손가락이 멈춘다.
「여기에는 초호기와 이호기가 있다. 지금까지 사도를 격퇴하며 실적을 쌓아온 2기다」
「게다가, 상대는 더미 플러그겠지.
 숙련된 파일럿의 적수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네만, 삼호기와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어떻게 생각하나?」
사령탑에서 몸을 내밀어 아래를 내려다보는 후유츠키 부사령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왠지 미소짓는 것처럼 보인다.
시선의 흔들림에 사고를 싣고,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눈길을 받아친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으음. 기대하겠네」
자세를 돌린 후유츠키 부사령의 건너편에서, 이카리 사령관이 턱을 쓰다듬고 있다. 그 손가락들이 합쳐지더니, 이카리 사령관이 평소의 그 포즈로 돌아갔다.
「문제는, 실동부대에 의한 이 곳의 직접점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카츠라기 소령」
「넵!」 카츠라기 소령이 양 발꿈치를 서로 부딪혔다.
「이 건은 일임하겠다. 대책을 강구하라」
「알겠습니다」
경례한 카츠라기 소령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시선은 아카기 박사에게.
「아카기 박사, 마기 카피는 감시중인가?」
「네」
올려다본 시선에는, 아까와 같은 기색이 없다.
「그렇다면, 제2종 경계태세로 이행한다」
「라져」 이번에는 발령소의 전원이 복창했다.

계속 つづく
2021.11.29 TRANSLATED
2021.12.09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拾伍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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