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일 목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간』 #8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그때까지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

『미사토? 들어갈게』
「아스카…쨩? 들어와도 괜찮아」
샴푸 중이라 눈을 뜰 수 없었지만, 소리가 나서 욕실 문이 열린 것을 알 수 있었다.
「구텐 모르겐, 미사토」
「좋은 아침. 아스카…쨩」
손을 더듬거려 샤워기를 찾는다.
「샴푸 끝난 거야? 씻겨 줄까?」
「진짜? 고마워」
머리가 길면 샴푸도 고생이지만, 무엇보다 아스카의 배려가 기쁘다.
「……천만에」

아침의 욕실. 아스카까지 동거하게 되면서 샤워시간이 겹치는 일이 많아졌다.
시집도 안 간 여자가 셋이나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아스카는 기다리면서 기분이 나빠지고, 아야나미는 알몸으로 멍하니 기다리고 있다.
고육지책으로, 샤워기를 하나 더 증설한 것이다.
샤워기마다 수온을 조절할 수는 없지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편이 낫겠다.

린스, 컨디셔너로 헤어케어를 끝내자, 옆에서는 아스카가 샴푸용기에 손을 뻗는다.
「샴푸 씻어 줄까?」
「응ー? 괜찮아. 마음만 받을게. 아침식사 준비나 빨리 해줬으면 해」
「알았어. 그럼, 먼저 나간다」
욕실에서 나오자, 마침 파자마를 탈의한 아야나미와 우연히 딱 마주쳤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카츠라기 소령」
「좋은 아침. …레이쨩」
다른 옷은 마구 벗어던지는 아야나미가, 어째서인지 파자마만큼은 제대로 개어서 세탁기에 넣는 것이었다.
무의미한 행위기는 하지만, 덮어놓고 부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레이쨩, 지금 샤워하려고?」
「…네」
「마침 아스카…쨩이 들어가 있거든. 샴푸 거품 씻어내리는 걸 도와 주면, 틀림없이 기뻐할 거야」
「…그럴 생각」
끄덕 수긍하는 아야나미는, 언제나와 같은 무표정. 하지만 즐거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스카. …들어갈게」
반접이 중문을 열어젖히고, 욕실에 들어갔다.
「…좋은 아침. 아스카」
『레이? 마침 딱 좋을 때 왔네. 거품 좀 씻어 줄래?』
…왜 아스카는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지 않지? 라는 아야나미의 중얼거림은, 어쩐지 피곤한 기색의 답인사로 돌아온 것 같다.
『아이따따…… 이거 봐, 거품이 눈에 들어가잖아. 레이, 빨리!』
『…으응, 기꺼이』
끼리릭 레버를 누르는 소리. 뒤이어 물보라 소리.

『당케, 레이』
『…천만에요』

머리칼을 닦아내던 목욕타월로, 얼굴을 덮는다.

파자마 건 이후로, 저 둘의 거리는 빠르게 좁혀졌다.
정확히는, 아스카가 큰 보폭으로 다가간 것이다.
단단한 아가씨니까, 아야나미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큰 고통을 수반했을 것임도 틀림없다.
하지만, 자신의 모형이나 다름없는 아야나미를 받아들임으로써, 오히려 자기를 돌이킬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렇게 생겨난 과거의 자신에 대한 솔직한 연민은, 쉽게 아야나미에 대한 동정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아야나미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주어지는 것의 기쁨에 눈을 뜬 아야나미는, 스스로 먼저 있어 주고, 자기가 요구하는 것을 알아 주는 존재에게 마음이 끌린 것이 아닐까?

아무 것도 모르는 아야나미를, 아스카는 여동생처럼 다루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야나미는, 아스카를 언니처럼 따랐다.
아스카와 아야나미는, 이제는 사이 좋은 자매 같다.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준다.
사람의 보완이란, 이런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확신했다. 역시 인류에게 보완계획 따위, 불필요한 것이라고.
보완계획을 부순다. 그 결의가 지금, 굳어졌다.

…………

그것은, 터미널 도그마에 그를 데려간 그 날의 바로 전날 일이었을 것이다.

계속 つづく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 補間 #8

 저자 코멘터리 (20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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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 것도 모르는 아야나미를, 아스카는 여동생처럼 다루었다.
    • 이 시리즈에서 아스카는 항상 동생에 해당하는 존재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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