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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7년 5월 28일 월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완 Next_Calyx』 제십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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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기력 201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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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오늘은 일찍 나가시네요?」
「네에, 미사토가 돌아왔다고 해서, 한 잔 하러 갑니다」
어둑한 통로에서 마주친 것은 리츠코씨였다. 본가동에 들어가려면 아직 멀었기에 본부동에 조명도 드물다.
「수고했어요. 즐겁게 놀다 와요」
「네.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리츠코씨를 배웅하고, 발령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마기가 완성된 이 날. 이 날은, 나오코씨가 추락사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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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가 많으세요」
어둑한 발령소. 콘솔 의자에 깊숙히 몸을 파묻고 있던 나오코씨에게 말을 걸었다.
「어머, 유이씨. 자기가 터미널 도그마에서 나오다니, 별일이네」
「마기가 완성되었다고 들었으니까요…. 축하드려요」
꾸벅 고개를 숙인다.
…고마워. 라는 나오코씨는 무뚝뚝하다.
마기가 완성된, 기념해야 할 날에, 왜 이 사람은 목숨을 끊었던 것일까. 이렇게 보고 있어도, 자살할 기미라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확실히 지쳐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한다. 하지만, 자기 연구성과가 형태를 이룬 만족감이 넘실거려서, 도저히 죽음을 원하는 사람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고인가, 또는 사건인가.
사고라면, 내가 붙어 있음으로써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사건이라면, 여기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괜찮으시다면, 축배라도 올리러 가지 않으시겠어요?」
「…축배를?」
네. 라며 수긍. 예상 밖이었던 듯, 나오코씨가 멍때렸다.
「획기적인 슈퍼컴퓨터를 완성해 놓고, 축하 파티 하나 예정되어 있지 않다니. 왠지 쓸쓸하잖아요」
「…그래서, 굳이?」
지금 나를 쳐다보는 시선은 무엇일까. 체념? 모멸? 조소?  …경계?
바로 판단할 수 없어, 네에. 라고 대답한 목소리가 잠겼다.
 
「…마음은 기쁘지만, 그럴 기분이 아냐」
의자를 돌려앉으며 나를 외면한 나오코씨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은 것은 기분 탓…?
역시, 뭔가 우울을 품고 있었던 것일까? 좀전까지의 태도는 허세였고, 무언가 깊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지 마시고」
주위를 돌아가 얼굴을 들여다보지만, 시선을 돌려 버려 그 표정을 읽을 수 없다.
「상당히, 여유롭네…」
「에? 네에, 리츠코씨가 돌아온 덕에, 훨씬 편해졌으니까요」
확실히 이래저래 큰일이 쌓여 있지만, 지금의 페이스라면 사도 대책은 문제 없겠지.
「이렇게 마기도 완성되었고, 조금 숨 좀 돌린다고 벌 받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
나오코씨의 양손을 모아 쥔다.
「기분전환 해요. 네? 실탄도 확실히 챙겨왔거든요」
순간, 나오코씨가 째려보듯이 올려다보았다.
「…소장이?」
「에? …」
왜 거기서 겐도씨의 이름이 나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 말문이 막혔다. 아니, 두 사람의 관계를 잊어버린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침묵을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지, 칼눈을 뜬 나오코씨가 내 손아귀에서 자기 손을 빼냈다.
「그 사람이 사주해서 왔다는 거 아냐! …정말이지 에고이스트」
「저기요? 나오코씨?」
뭔가 엄청난 오해를 사 버린 것 같다. 설마, 나오코씨가 자살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 지금, 나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거야?
「저기…. 진정 좀 하세요. 오해예요!」
이런 젠장! 자극하지 말아야 하는데, 동요한 나머지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완성되자마자 너를 나한테 보내!!」
내밀려던 손을 뿌리침 당하고, 위축된다.
「…노골적인 게 지나쳐서 눈물조차 안 나오네」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수그린 나오코씨의 등 뒤로, 노기怒氣가 일렁이는 것 같다…
「…어쩜, 가혹한 사람…」
겐도씨와 나오코씨. …아마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되고 있었겠지.
그런 기미를 조금도 보이지 않은 채 몇 년. 이미 관계가 해소된 거 아닐까? 생각하게 될 정도로 완벽하게 감춰온 것이다.
리츠코씨 때와 같은 실패를 두려워하여, 모른 척 해 주었다. 그것이 오답이었을까.
 
「…」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채로 밀고나가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음을 밝히게 되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격.
그래서, 건넬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단순한 동거인이라며!? 어이가 없어서! 애까지 하나 더 낳아 놓고!」
올려다본 시선이, 나를 포착하고 좁아진다. 분노의 창끝이 바로 이 몸을 향하고 있음을 이해했다.
 
「…그헣구나. 부부가 쌍으로 비웃어 왔던 거네」
벌컥. 의자에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이 마치 아지랑이 같다. 넘어진 의자를 세우는 소리가, 왠지 멀다.
서서히 내딛어 오는 다리에, 기가 죽어 물러선다.
「…오…해예요」
눈앞까지 다가온 나오코씨의 얼굴. 저쪽의 키가 더 클 텐데, 어째서인지 올려다보듯이 노려봐 온다…
「…너 따위,」
발돋움하며 뻗쳐 오는 양 손을, 몸을 돌려 피할 수 없었다.
「너 따위 죽어도 대신할 게 있으니까…」
엉겁결에 턱을 끌어당겨 기도를 목 깊숙히 감춘다. 목에 힘을 주고 경동맥을 지킨다. 하지만 이 신체는 힘이 없어 견뎌낼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경우의 대처방법은 물론 알고 있다.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하지만, 나오코씨의 표정을, 그 눈을 바라보다 보면, 더 이상 그녀에게 상처를 줄 수가 없다.
 
…증오에 눈이 뒤집힐 정도로, 어째서 이 사람은 이토록 슬픔에 잠긴 것일까.
「…나…오코 …씨 」
너무 애잔해서, 어둠 속에 보이지 않는 눈물이 떨어진 그 뺨에, 눈물을 닦아주려 손을 갖다댔다.
여자의 힘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근력으로 목을 졸리며, 서서히, 서서히 저항력을 잃어간다…
「 읏… 」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무릎을 꿇는다.
내려다보이던 얼굴의 뺨에 손을 갖다대, 어루만졌다.
「…나하고 똑같네요」
최후의 보루처럼 목에 걸려 있던 힘이 빠지는 순간, 나오코씨가 숨을 삼켰다.
갑자기 풀려나서 버틸 데를 잃은 몸이 맥없이 무너진다.
격하게 산소를 요구하는 폐와, 꽉 졸린 반동으로 메이는 목 때문에, 바닥에 엎드려 기침하기 시작했다.
「나는…!」
!
쎄한 기척을 느끼고 올려다본 시야 속에서, 나오코씨가 바로 지금, 콘솔을 뛰어넘고 있다. 
산소부족으로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초호기를 기동시킬 때처럼 억지로 일으킨다.
나오코씨에게 망설임이 없음을 증명하는 듯, 힘차게 뿌리쳐진 팔. 그 팔목을 간신히 붙잡았다.
붙잡힌 나오코씨의 몸이, 중력이 이끄는 대로 발령소 골조 측벽을 두들긴다.
「크윽」
나오코씨의 체중을 중력가속도를 포함해 받아낸 오른어깨가 삐걱 하고 울었다. …용케 탈골을 면했다.
콘솔 위에 올라타듯이 해서, 양손으로 나오코씨의 팔을 잡는다.
「…손 놓아. 나는…」
씌었던 귀신이 떨어져 나가기라도 한 듯, 나오코씨의 목소리는 가냘프다.
「…절대로, 못 놓아요」
얼굴을 들어올린 나오코씨가, 애처롭게 신음한다.
「…여기서 자기가 구해준다면, 내 비참함만 더할 뿐이야…」
무엇이든 다 포기할 것 같은 표정으로 눈꺼풀을 닫은 나오코씨가,
「…살려두고 또 비웃어 주겠다 이거야?」
킥킥. 하고 웃었다.
 …
  자기 자신을 향한 자조가, 이렇게 슬플 수 있다니.
 
이런 일로 죽어도 되는 사람이 아닌데.
이런 일로 죽을 사람이 아닌데.
사람의 마음이 로직이 아니기로서니, 그 끝나는 방법마저 불합리해야만 하는가.

이 몸으로는, 나오코씨의 몸을 완력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 그녀의 뜻을 돌려, 힘을 합치지 않으면 살릴 수 없다.
이 사람에게, …죽지 못할 여한이 있을까…  …  …아니, 없으면 만들어라도 주겠어!
 …
「…리츠코씨를 두고, 이런 식으로 죽어도… 되는 건가요!?」
놀란 듯 눈을 뜬 나오코씨가, 그러나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조금 심금의 현이 울린 것일까.
「…그애는 이미 어른이야. 게다가… 날 좋아하지 않는 걸」
「그럴 리 없어요…」
카스퍼 속에서의 리츠코씨의 모습이 뇌리를 스친다.
「지금, 당신을 잃으면, 그애는 반드시 방황할 거예요…」
리츠코씨는 저번 세계의 리츠코씨들에 비해 굳센 사람이 된 것 같지만, 그 본질까지 변한 것은 아닐 터.
「…찬란한 공적을 가진 모친을 이런 식으로 잃으면, 당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지, 그애는 분명 방황할 거예요」
저번 세계들에서 리츠코씨와 아버지가 그런 관계가 된 시초는 알 수 없지만, 거기에 모친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음은 확실하다. “모녀가 똑같이 얼간이년들”이라고 했었으니.
진땀이 이마를 타고, 눈으로 흘러든다.
「죽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저려오는 양손에 다시 힘을 주어, 나오코씨의 팔을 불끈 움켜쥔다.
「하지만 그 전에, 리츠코씨와 이야기부터 하세요. 당신을 딸에게 이해시켜 주세요」
「왜… 그렇게까지…」
시야가 흐릿해서, 나오코씨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
「…저도, 어머니잖아요」
악문 이빨 사이로 새어나오듯이 말하고
「자식을 방치하고 제멋대로 죽는 꼴, 용서할까봐」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매섭게 노려보아 주었다.

「당신도 어머니잖아! 대답하라고!!」
노호성에 대답하듯이, 잡아준 팔을 되잡아온다.
콘솔에 무릎을 찔러넣을 기세로, 온몸을 사용해 들어올린다.
왼손을 뻗어온 나오코씨가, 측벽 모서리를 잡았다.
그 오른손은 내 왼손으로 쥔 채 잡아당겨, 몸을 들어올리는 나오코씨의 목덜미를 오른손으로 잡고 끌어올렸다.
오른손도 콘솔에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치마 벨트라인을 움켜쥔다.
이 몸은 단련을 한 적이 없으니, 악력이 이제 한계에 가깝다.
 때려박듯이 잡아당긴 그 반동을 지탱하지 못하고, 밟은 백의 위에서 무릎이 미끄러졌다.
 나오코씨를 밀어넣은 반작용과, 미끄러지면서 무게중심을 잃은 것이 합쳐져, 시원스럽게 발령소에서 날아갔다.

 …
  쭉 뻗은 손에,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계속 つづく
2007.05.28 PUBLISHED
2021.10.17 TRANSLATED
2021.11.24 TRANSLATION REVISED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補完 NC 第拾七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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