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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7년 6월 13일 수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완 Next_Calyx』 제입이화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거라」
「진짜!?」
아아. 겐도씨는 식탁 위로 언제나의 그 포즈. 아들을 상대로 호의를 베풀면서 저 자세를 취하다니. 이 사람의 약함이 슬프다.
「할 거면 철저히 해라. 어중간해선 안 된다」
「아버지, 고마워」
저도 모르게 몸을 일으킨 신지가, 겐도씨의 손을 움켜쥐었다. 허를 찔려 수줍은 듯한 겐도씨도, 역시 눈을 돌리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오늘은 이미 밤이 늦었다. 어서 자라」
「응. 고마워, 아버지」
기쁨으로 졸음을 날려버린 신지가, 그래도 시키는 대로 다이닝을 나간다. 아쉬운 듯 돌아보다가, 작은 손을 흔들며 복도로 사라졌다. 뭔가, 체셔고양이처럼 미소를 남겨두고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다.
 
「유이…, 자네가 사주한 건가?」
「저는 그저, 그런 중요한 일은 아버지께 상담을 받으라고 했을 뿐이에요」
뭔가 시선이 느껴지지만, 시치미를 뚝 뗐다. 후유츠키 부사령처럼 옆에 서 있던 것이 아주 딱 좋다.
「있어도 없어도 변함없을 그런 애비다. 치켜세우지 말아」
그런 말투로 얼굴을 돌리면서, 겐도씨는 내 쪽을 쳐다보지 못했다.
「…, 삐치지 말아요」
「…」
말문이 막힌 기색. 상당히 뜻밖이었나 보지. 말을 더듬듯이 올려다보는 시선에, 미소로 돌려주면, …삐치지 않았다. 라며 잡아떼고 눈을 돌린다. 조금 뺨이 붉어 보이는 것은 잘못 본 게 아니다.
가정을 돌보지 않는 것을, 자기는 원래 그런 인간이라고 믿어버림으로써 포기하는 것이다. 원하는데,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을 삐쳤다고 말 못하면, 달리 무엇을 삐친다고 할 수 있을까. …정말로 서투른 사람이었다.
「굳이 치켜세우려 하지 않아도, 곁에 있기만 해도 아이는 알아서 부모의 등을 올려다보는 거예요」
그래. 우선은 곁에 있어주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서투르고, 약하지만, 곁에 있으면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면, 용서할 수도 있게 되는 거다.
치켜세우지 않았다는 말은 솔직히 거짓말이지만, 그것은 사소한 것.
「그런가?」
「그렇대두요」
흠…. 하고 생각에 잠긴 겐도씨의 어깨를 부드럽게 누르면서, 늦은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컨드 임팩트로 잃어버린 것, 사라진 것이 많기도 하지만, 개중에도 으뜸가는 것이 칠오삼七五三 풍습이었다. 신사・사원들이 많이 사라진 것도 원인이지만, 그런 걸 할 여유가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 같다. 피해가 적었던 경도 등지에서는 아주 비슷한 습속인 십삼참배十三詣り가 부활했다던가 그렇지만.
신지가 그런 풍습을 알게 된 것은, 학교 수업에서였나보다. 제3신동경시의 소학교에는, 그렇게 임팩트 이전의 습속을 배우는 커리큘럼이 있으니까.
부독본에서 칠오삼 모습을 발견한 신지가, 레이의 후리소데振袖 차림을 보고 싶다고 졸라대기 시작한 것이 지난 주 일이었다. 자기는 축하받지 못했지만, 그 대신 레이의 칠오삼을 축하하고 싶다고 그랬다. 레이 본인의 의사는 확인도 하지 않았으니, 팔불출 오빠도 이쯤 되면 극단에 달한 것이다.
 
문제는, 여자아이는 다섯 살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는 부분이었는데, 그건 그냥 눈감고 넘어가기로 했다. 수업에서는 거기까지 가르쳐주지는 않은 모양. 그런 것보다도 신지가 레이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척 기꺼운 것이다.
발치髪置뉴락紐落 같은 의식의 의미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 같지만, 이런 일은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기로 했다.
아무래도 칠세千歳사탕은 구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 정도는 참아주겠지.
 
밤이 늦기도 해서, 겐도씨의 석식은 가벼운 경우가 많다. 오늘 밤은 리퀘스트도 오챠즈케お茶漬け였다.
신지에게 겐도씨와 상담하라고 이야기한 것은, 조금이라도 부자간의 대화에 보탬이 되고자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원래 바쁜 사람이었고, 네르프 발족 이후로는 겐도씨는 제대로 귀가하는 일이 손에 꼽는다. 최근에는 제3신동경시에 있는 것조차 드물었다. 그런 의미에서, 신지와 겐도씨 사이의 대화량은 전생의 나와 아버지 사이의 그것과 거의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 사이의 마음의 거리도 그만큼 떨어져 있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게다가 신지 쪽에서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부친을 친근하게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역시, 그것은 곁에 일단 있다는 것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겐도씨도, 무엇보다 그것을 실감해 주었으면 좋겠다.
 
차가 뜸을 드는 상태를 가늠해 보고 다이닝으로 돌아와 보니, 겐도씨가 깍지를 풀었다. 뭔가 생각이 정리된 모양.
「유이…. 어린이용 문양을 넣은 하카마도 수배하지」
과연. 여자애 다섯 살을 축하하는 엉터리 칠오삼인데, 남자애 열한 살도 마저 축하한들 무슨 하자가 있겠어. 독을毒を 마셨으면喰らわば 접시까지皿まで라는 발상, 그게 이 사람다운 걸지도 몰라.
「네. 그렇게 할게요」
 

****
 

 
「그럼 확실히 받았습니다. 라는 거지」
다양한 샘플, 자료들을 담은 트렁크를 닫고, 카지씨가 일어선다. 변함없는 게으른 수염, 느슨한 넥타이 차림.
뭔가, 이 스타일에 소신이라도 있는 건가?
 
겐도씨가 주도하여 삼중간첩으로 카지씨를 포섭하는 스카우트는 성공했다. 이렇게 독일에 보내는 각종 시료의 수취인으로서 카지씨가 일본을 방문한 것이 그 증거. 저번 세계들에서도 그랬을 테니, 이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문제는, 완전히 네르프쪽으로 전향시키기 위한 방안이 확실치 않다는 데 있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릿쨩, 또 보자. 하며 웃는 얼굴에 윙크. 이런 부분도 변함이 없구나…
 …
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 리츠코씨와 얼굴을 마주보고 숨을 내쉬었다.
「뭐 붙여놓고 간 거 아니겠지?」
목소리를 낮추며 가리키는 것은, 좀전까지 카지씨가 앉았던 의자.
「여기는 노이즈 대책에 전자파 차폐가 되어 있으니, 도청기 정도라면」
직접 걸어서, 의자 좌면의 뒷면을 확인했다. 오델로 게임의 기물 같은 것이 붙어 있다. 굳이 떼어내는 짓 따위 하지 않고, 눈짓으로 리츠코씨에게.
끄덕이는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그 의자에 털썩 앉는다.
「결국, 아무 것도 못했네요…」
「네에…」
 
스카우트하러 갔던 겐도씨가 보기에, 카지씨의 동기는 호기심 같다고. 제레와 네르프가 한 덩어리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했을 뿐인데 미끼를 덥석 물었으니, 정확한 평가일 것이다.
간첩은 맹목적 애국자이지만, 이중간첩은 알아내기 위해 파헤친다. 라는 것이 겐도씨의 지론인가 본데, 「그 전형이지」라고 잘라 말했다.
차라리 돈을 노렸다던가 그런 이유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편이 훨씬 다루기 쉬었을 테니.
 
노트북 퍼스컴을 연 리츠코씨가 이 방의 감시카메라 영상을 불러내고 있다.
「분명히…」
보여준 것은 몇 가지 열화상 영상.
「대화에 섞여 있는 몇 가지 단어들에 반응해서 체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라며 리츠코씨가 조작을 가하자, 윈도창 안의 영상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 …  ……
『세컨드 임팩트의 재림을 막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거로군』
『그래 맞아』
 『…그런 짓 하지 않아도, 인류는…』
 … …  ……
「여기서, 유이씨의 중얼거림에 현저하게 반응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캐묻지 않았다」
네에. 라는 리츠코씨. 보통 영상을 띄어주고,
「시선조차 보내지 않았으니까요. 대단하네요」
이러면서 묘하게 감탄하고 있다.
「호기심이 동기가 틀림없다면, 그 호기심의 원천을 알고 싶었던 것인데…」
「쟤는 미사토하고 교제했던 적이 있어요. 세컨드 임팩트에 원한을 품은 미사토 때문인지…」
그 가능성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러면 전생의 카지씨의 거취에 의문이 남는다. 필시 자기가 알아낸 진실을 그녀에게 전달했을 텐데, 왜 끝까지 지켜보지 않고 모습을 감췄냐는 것. 그녀를 위해서 그런 거라면, 그 뒤으로 할 일이 오히려 더 많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만한 능력이라면.
게다가, 내가 카츠라기 미사토였을 때를 설명하기도 어렵다.
그러니까… 카츠라기 조사대의 생존자와 만나게 된 것은 단순한 계기에 불과하고, 그렇게 해야 할 이유는 그전부터 속에 품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의 퇴장도 이용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니까.
「…미사토를 통해서 설득할까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카츠라기 미사토】가 교섭재료가 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녀의 안전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게다가 애초에…
 
「카츠라기씨는, 냉정한 설득을 할 수 있는 타입?」
이번에는 리츠코씨가 고개를 젓는다.
「카지씨에 카츠라기씨까지, 다 독일의 수중에 있는 동안은 부주의하게 정보를 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카지씨는 정보를 누설할 우려가 있기에. 미사토씨는 무모하게 행동해서 신상이 위험해질 수 있기에.
「지금은, 단순한 삼중간첩으로서 행동하는 쪽이 안전. …하다는 겁니까」
수긍했다. 본의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이쪽에도 찾고자 하는 비밀이 있다는 걸 파악했겠지요.  그것에 대한 호기심이 그를 여기에 묶어두길 기대할 수밖에요」
 
…적어도 저번 세계에서,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았음을 금세 깨닫는다. 원인의 제거가 불가능했기에, 그 원인 자체를 추구하는 것은 소홀히 했던 것이다.
저번 세계에서 새로 알게 된 정보가 있었다면, 이번 세계에서 예방책도 세울 수 있었을 텐데. 예컨대, 인류보완계획의 주창자가 누구인지 알았다면, 내 각오도 달랐을 텐데.
 
카츠라기 미사토였던 시절에는, 내가 직접 싸웠던 시절의 나태함을 한탄했다. 지금은 또다시 카츠라기 미사토였던 시절의 경솔함을 저주한다.
 나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계속 つづく
2007.06.13 PUBLISHED
2021.10.22 TRANSLATED
2021.11.25 TRANSLATION REVISED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補完 NC 第廿弐話



「독을 마셨으면 접시까지」: 기왕 버린 몸은 되돌릴 수 없으니 악으로 일관한다는 속담. 원작 겐도의 행보를 생각해 보면 섬찟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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