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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7년 6월 27일 수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완 Next_Calyx』 제입육화


울려대던 사이렌이 멎자, 메인블록의 빌딩들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스크린 속 화면이라 그리 대단한 박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광경이니 탄성이 발령소를 가득 채웠다.
제6차 건설까지 끝나 제3신동경시는 요격요새도시로서의 꼴을 갖추고 있다. 오늘은 방재훈련이라는 이름으로 그 기능시험을 하는 것이다.
지금쯤 신지는 학교 근처, 레이는 보육소 근처의 대피소로 피난가 있을 것이다.
빌딩이 모두 가라앉자, 병기빌딩, 무기고빌딩이 셔터를 연다. 내용물은 아직 없지만, 곳곳에서 에바용 차폐방어벽이 일어서고 있다. 사출구나 회수스폿도 각각 동작 확인중이다.
아직 제7차 건설계획이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눈에 비치는 거리는 이미 그 낯익은 제3신동경시였다.
전면 호리존트 스크린 속에 분할표시되고 있는 진행상황을 노려보며, 아오바씨에게 다음 작업을 지시한다.
 
오늘은, 귀갓길에 그 돈대에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미기가 수집해온 각종 화상을 분석하여, 신지가 왕따를 신경쓰지 않고 있음을 확신했다.
「특히 이 날, 작년 11월 17일부터 표정이 확 다르네. 그 전날 무슨 일 있었어?」
나오코씨의 말에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단서를 찾아 화상의 날짜 표시를 주시한다. 11월 17일은 월요일이었던가. 그 전날? 딱히 뭐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아니, 있어 봐라. 그 전전날인 토요일에는 드물게도 겐도씨가 점심때까지 쉬고 있었고, 그 때…
「15일에 레이의 입학 이야기를 했어요. 다음에 같이 책가방을 사러 가자고…」
「신지군은, 여동생을 끔찍이 생각한다고 들었는데…」
여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신지를 굳세게 만든 것일까? 
「이 날을 경계로, 따돌림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물리적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이날 뒤로」
「신지가 신경쓰지 않게 되자, 그로 인해 격앙되어 에스컬레이트했다는?」
그런갑네. 라는 나오코씨.
다시 한 번, 화상 속 신지의 표정을 확인한다.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연한 태도를 무너뜨리지 않고, 유연히 사태를 흘러넘겼다.
그래도 전혀 힘들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곧 입학할 누이동생에게, 학교가 싫은 곳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해도…
「지켜야 할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소학 6학년생이 이렇게까지 굳세어질 수 있는 걸까요?」
흠. 이라고 중얼거린 나오코씨가 키보드를 두들기며서.
「네르프 얘기를 신지군에게 한 게 유이씨, 자기였어?」
수긍한다. 보육소에 두고 올때마다 울며 매달리는 신지를 달래기 위해 썼던 말이었다.
「그럼, 신지군에게 있어서 지키는 대상은 유이씨인 거네. 자기를 믿으니까, 따돌림도 견디는 거야」
「저, 라구요?」
디스플레이의 표시창을 쫓던 시선을, 한 순간 이쪽으로 보내온다.
「학교에서는 자기를 위해 견디고, 가정에서는 레이쨩을 위해 견딘다. 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레이를 위해, 라는 것은 이해한다. 신지는 정말로 동생을 아끼니까. 하지만,
「왕따 당하는 줄도 몰랐고, 알고 나서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부모를요?」
「알게 되었다 뿐이야?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신지군의 의지를 존중해 주었잖아」
 
그 한숨이, 길다. 나오코씨가 제시해준 각종 해결책을, 그것을 이유로 모두 물리쳤으니까. 기막혀하는 것도 당연한가.

진짜 모친이었다면, 모양새 따위 개의치 않고 학교로 쳐들어가 억지로라도 해결하고 말 것이다. 내 자식만을 외곬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모친의 사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신지의 의지를 짓밟으면서까지 내 사랑을 강압할 수 없다. 비록 내가 가짜일지라도, 모친으로서 사랑하는 방식이 아니라 할지라도.
내가 사랑하는 방식으로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인격은 꾸밀 수 있어도, 사랑을 속일 수는 없으니까.
 
가슴께에서 꼭 쥔 왼손을, 살짝 열었다. 그 몸짓을 읽은 듯 나오코씨가 디스플레이로 몸을 돌린다.
「교육위원회의 따돌림 대책으로서 마기가 꼽아준 방책만 5만 하고도 384건」
엄청난 수네요. 라고 놀라움을 표하자, 나오코씨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직 인간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한도도 그렇고.
 【따돌림을 없앤다】를 제목으로 올려놓은 무의미한 것부터,
 교사의 인원과 보수를 3배증 하자는 무리한 것까지 어중이떠중이.
 제안한다는 기능에 있어서는, 마기도 아직 멀었네」
표시된 목록을 살펴보니, 「1개 학급당 정원을 3분의 1로」 같은 큰 줄기의 아이디어의 단순한 바리에이션에 지나지 않는 것도 많아서, 유효건수는 훨씬 적을 것 같다.
「그 가운데, 비교적 괜찮은 게 16824번, 그리고 41924번이야」
16824번은 마기의 교내 상시감시. 엘리베이터 내의 이상을 화상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그것을 응용하여 수상한 징후를 보고한다고 한다. 따돌림 케이스스터디가 누적되지 않으면 정확도가 올라가지 않을 것이고, 어디에 보고해서 어떻게 대처할지가 빠져 있다.
41924번은 아동 및 학생의 성격분석에 근거해 학급편성을 마기가 수행하는 것인가. 그 반편성이 타당할지 어떨지 판단이 서지 않는데다가, 효과가 있는지 알려면 최장 1년을 지켜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거나 저거나 마기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 좀 그렇다.
「인간은 로직이 아니니까. 아직 마기의 능력으로는 손쓸 수 없지」
이쪽의 표정을 읽은 것인지, 나오코씨가 한숨.
과학자로서, 모친으로서, 여자로서, 각각의 관점만으로는 읽어낼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 특히 인간관계는.
「그 대신, 재미있는 사례를 발견한 게 있거든」
나오코씨가 몸을 내밀어 키보드를 조작해 텍스트 파일을 표시한다.
「…피어 서포트peer support?」
지난 세기 영국에서의 사례 같다. 아동 가운데 뜻 있는 볼런티어를 모아, 따돌림 당하는 아이의 상담역으로 보내는 것이란다. 아이들끼리이니 상담이 쉽고, 해결책이 강요하는 것 같지 않아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본에서, 볼런티어리즘이 자리를 잡을까요?」
「그 부분은 어레인지할 수밖에 없지. 내신서内申書에 좋은 말 써준다던가」
그것은 찬성할 수 없다. 이해利害가 얽히면, 그 자체가 따돌림의 온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순수한 볼런티어가 부족한 것은 분명하다.
내신서 따위 보수를 전제로 하여, 시스템의 악용・타락을 막을 수단이….

영국에서는 교사가 코디네이트하는 것 같은데,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가 보는 건 어떨까?
「각 학교에 전임 카운셀러를 배치해서 통할하게 하는 건 어떨까요.
 서포트로 마기의 감시를 병행하면 부정방지도 될 거 같고」
흠. 하며 수긍한 나오코씨가 노트북 퍼스컴을 끌고와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전임으로 카운셀러를 둔다면, 코디네이트만 하기에는 아깝지 않은가. 수업시간 중에는 한가해질 테고.
「카운셀러가 왕따에 대한 계발세미나나 디스커션 등을 개최하게 하죠.
 마기의 감시정보를 제공해서 초기에 전자우편 등으로 관리하게 해도 좋겠네요」
이번 사건에서 알게 된 것은, 따돌림을 해결하려면 우선 현재화顕在化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신지처럼 혼자 끌어안아 버리거나, 상담할 용기를 갖지 못한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털어놓을 기회가 많고 또 넓은 편이 좋을까?
「학교 밖에도 상담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좋겠는데요…」
나오코씨가 눈썹을 치켜떴다. 항구적 시설의 설치는 예산상 어려울까.
「부정기적으로 공민관 등지에서 왕따 피해아동을 위한 강연회, 상담회를 개최하는 건 어딸까요?
 마기가 발견해낸 피해자 같은 아이들은 다이렉트 메일을 가장해서 초청장을 보내거나」
「마기에게 분포나 역치를 분석하게 해서, 그걸로 개최일・개최지는 임기응변적으로 결정하게 하면 효과적일 거 같네」
 
따돌림은 인간의 본능과 사회성에 뿌리내린 문제라던가.
그렇다면 없애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야말로 보완이라도 하지 않는 한. 하지만 타자와 동일화되고 단일화됨으로써 문제 자체를 없던 것으로 해 버리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일 리가 없다.
곤란이 있고,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야말로 진보다.
게다가, 많은 생명이 생식生殖을 기본으로 무리를 이루는 것은, 상황 따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생존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아무리 강대하고, 자기진화가 가능하다 해도, 단체単体생명에게는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면, 사람은 사람인 그대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따돌림은 없앨 수 없다.
하지만,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고 믿고,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
 

펑펑. 맹장지에 노크하는 건 바보짓이네.
「신지, 잠깐 괜찮니?」
『…어머니? 괜찮아』
맹장지를 연다.
「밤중에 미안해」
으으응, 고개를 저으며 신지가 침대에서 내려왔다.
이제 막 취침하려 한 것일까, 이불 덮을 일만 남은 태세였다.
다가가서 내민 것은, 심플한 디자인의 캔 필통.
「자기 전에, 이거 주려고 했어」
「이거…」
아이들의 행동반경 내의 문구점들에서는 품절이었고, 같은 디자인을 찾기가 퍽 힘들었지만.
「우연히 가게에서 눈에 들어오더라. 예전에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아서…」
필통을 받아든 신지는, 뭔가 말하려다 말고, 눈을 피했다.
살며시, 안아 준다.
요즘 들어 허락 없이 포옹하면 싫어했는데, 신지는 순순히 품 안에 들어왔다.
「바로 요 전에 소학교에 들어간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중학생이구나」
키도 꽤 컸고, 이미 머리 하나 정도 차이밖에 안 난다. 추월당하는 것도 시간문제겠지.
「…어머니」
「왜애? 신지」
신지가 마주 안아온다.
「어머니하고 아버지의 일, 세계를 지키는 중요한 일인 거지」
「그럼, 그럼」
꼬옥, 팔에 실리는 힘.
「비밀…, 인 거지」
「그래. 인류를 노리는 미지의 적의 존재는 비밀로 되어 있어」
예전에는 사도가 실제로 내습하기 시작해도 네르프의 존재가 공개되지 않았다. 제3신동경시 근교에 살지 않는 사람이라면 사도 따위 미확인정체불명동물Unidentified Mysterious Animal 정도로나 인식했을 것이다.
「비밀인데, 나한테 이야기해도 되는 거야?」
「신지를 믿으니까 괜찮아」
품 속에서, 신지의 몸이 꿈틀 튀었다.
전생의 자신에게 도저히 해줄 수 없는 말도, 지금의 이 아이에게는 솔직히 말할 수 있다. 아니, 말해줄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해준 것이다.
혹시, 이 아이가 에바에 타는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전생의 자신처럼 파멸의 길을 선택할 리 없다.
훌쩍거리는 동작을, 귀가 아닌 피부로 들으면서, 그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왕따당하고 있어. 도와 줘. 라고 말만 했으면, 만사를 제쳐놓고서라도 지켜주었을 텐데…
아이가 굳세고 의연해질 때, 부모가 이렇게 무력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서서히, 서서히 격해지는 떨림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는다. 이유 없는 눈물은 아이에게 보일 수 없다.
 
신지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모친 앞에서 우는 일도 없어지겠지. 이렇게 눈물을 받아 주는 것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그것이 다시금 비강 속을 뜨겁게 달구었다. 
 
계속 つづく
2007.06.27 PUBLISHED
2021.10.26 TRANSLATED
2021.11.25 TRANSLATION REVISED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補完 NC 第廿六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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