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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8년 3월 17일 월요일

『초호기의 초호기에 의한 초호기를 위한 보완』 제일화+


사키엘과 싸운 직후, 초호기를 케이지까지 되돌린 나는, 그대로 졸도하기로 했다. 그 상태에서의 전투는 역시 무리가 있었고, 그 이상의 혹사로 몸이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눈을 떠 보니, 낯익은 천장. 의료부 301병실.
 
「몸은 좀 어떠냐?」
잠시 뒤 열린 문.
내려다보는 것은 선글라스 너머의 시선. 이 사람 알고 있어. 이카리 사령관.
아야나미 레이의 기억에 따르면, 아야나미 레이에게 있어서 그는 모든 것이었고, 자기증명의 근거였다.
「…문제 없습니다」
「그렇군…」
장갑을 낀 오른손으로 선글라스를 고쳐쓰고 있다. 시선이 그 사람처럼 상냥하다.
이 사람은 다른 세계들에서 몇 번이나 본 적이 있다. 예컨대 처음 초호기였을 때, 케이지에 들어온 이 사람은, 캣워크에 있던 그 사람에게 이런 눈길을…….
 
 
감자기 명치가 시려왔다. 물리적인 질량까지 수반해 무겁게 짓눌린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이 사람이 나를 보았지만 나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 눈길은, 그 사람을 보던 눈. 그것은, 아야나미 레이의 형태를 꿰뚫어 그 너머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푹 쉬어라」
이 사람이 그 사람을 보는 눈길을 알 수 없는 아야나미 레이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네」
바라보는 시선은 상냥한데, 어쩐지, 어째서인지, 괴롭다.
주어지지 말아야 할 것을 주어져서 그런가? 주어지지 말아야 할 것인데 받아 버려서 그런가?
그것은, 내가 아야나미 레이가 아니라서 그런가? 아야나미 레이가 아니라서? 이카리 유이가 아니라서?
……가짜니까, 그래서?
상냥함도 괴로움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건가?
 
발길을 돌리고 병실을 나서는 이카리 사령관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
 

***
 

그 시선을 보았을 때, 역시 이해했다. 이 사람도, 나를 보고 있지 않다.
「…어째서?」
클립보드에 드리웠던 시선을 내 쪽으로 돌리고, 아카기 박사가 미간을 찌푸린다.
「왜? 레이. 뭐 물었어?」
「…어째서, 모두들 내게,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보는 것?」
나는 지금 아야나미 레이의 몸을 빌린 몸이다. 그래서 나 자신으로서 보여질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결론내렸지만.
하지만, 아야나미 레이로서도 보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내 안의 아야나미 레이의 기억이 있을 데를 잃고 사라지는 것 같았다.
「왜 그런 생각 해?」
아카기 박사의 시선은 흔들림이 없고, 내 동공에서 모든 것을 긁어내려는 듯 날카롭다.
「…이카리 사령관은, 나를 보고 웃는데. 그렇지만, 그 사람의 눈길은 내 눈보다 조금 높은 위치를 보고 있고」
그 눈빛이 선글라스에 막혀서 참 다행이다.
「…아카기 박사도. 유리에 비친 모습을 보듯이, 초점이 멀고」
아야나미 레이의 기억을 물려받은 나로서도, 아아냐미 레이가 이 문제에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것은, 나 자신으로 보일 수 없다는 괴로움과 공명하여 가슴 속에 공허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정적 때문에 귀가 아파서, 내 통각을 마구 자극해온다.
「…나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모방한 납인형으로 살아야 하는 건가요?」
자기 자신의 삶이 아니라, 누군가의 대용품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모두 수행하기 위한 도구로서….
아야나미 레이의 기억에 이끌려, 이대로 사라지고 싶어졌다. 마치, 그것이 원래 내 소원이었던 것처럼.
「이카리 사령관이 싫어졌어?」
어느새 아카기 박사의 동공 속 검은색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초점을 되돌리니, 역시 흔들림 없는 시선.
「…싫어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옆에 있고 싶지는 않고. 나를 보지 않았으면 싶고」
……그 눈길로 바라보면, 제가 제가 아니게 되고. 말은 힘없이 중얼거림으로 사라지고, 질질 끌리듯이 고개가 떨어진다.
「그럼, 나는 어떤데?」
말하며 바라보는 아카기 박사는, 왠지 조금 부드러워져서…. 그래서, 생각나고 말았다.
내가 초호기였던 세계에서, 이 사람이 나를 몇 번이나 쓰다듬어 주었다는 것이. …그러니까,
「…싫지 않고…. 아니, 오히려…」
이 우주에서는 아니지만, 아카기 박사는 나를 보고 미소지어준 사람이었다. 생각만 떠올렸는데,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것을 느끼고 품은 생각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서, 가슴께에 물리적이지 않은 가려움. 그것이 답답함이라고 불리는 감각이라고, 나중에 알았다.
「혹시, …좋아?」
그 말이 적확한지, 나로서는 알지 못한다. 좋다, 라고 말해도 되는 것인지 알지 못하니까.
그러나, 이 사람이 그 사람처럼 나를 쓰다듬어 주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입꼬리가 벌어질 정도로.
「…네」
눈썹을 치켜뜬 아카기 박사는, 한 번 시선을 피하더니, 치켜들듯이 시선을 되돌린다.
「그게 왠지, 이유를 좀 들어도 될까?」
사실대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것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이 범하지 않은 죄를 들이미는 것이 될 수 있으니, 잘 생각해」라고 릴리스가 그랬다. 「…몇 개나 우주를 지켜낸 이카리군도 시도해 본 적이 없어」라고까지 들었으니,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나로선 시도할 리가 없다.
그래도, 아카기 박사를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이유라면 다른 것이 있다.
「…나를 보고 웃은 이카리 사령관은, 진짜 나만을 볼 때는 웃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시선을 떠올리고, 그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고개를 숙인다.
「…나를 차가운 시선으로 보는 아카기 박사는, 진짜 나를 볼 때, 어쩌면…」
올려다본 그 얼굴에, 웃음이라 부를 수 있는 요소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사람은 로직이 아니네. 라고 탄식한 아카기 박사는, 어쩐지 부드럽다.
「너한테 죄가 있는 게 아닌데, 몽니가 지나쳤어. 미안하구나」
깊숙히 숙였던 머리를 다시 들었을 때, 거기 있던 미소는 그 세계의 아카기 박사와 똑같고 …나를, 아야나미 레이를 보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무언가가 충만해지는 것 같다.
 …
나를 보던 아카기 박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죄갚음이라는 건 아니지만, 뭔가 필요한 게 있을까?」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한 그 말에, 저항할 수 없었다.
「…네」
바라보는 것은, 바라보았던 것은, 그 손등. 부탁한다면, 그 때처럼….
「…쓰다듬어, 주세요」
눈썹을 치켜뜬 아카기 박사는, 어쩌면 당황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뼏어온 손이, 내 머리를 상냥하게 붙든다.
머리카락이 옥죄여 조금 아프지만, 그 이상으로 주어지는 기분좋음에 눈을 감는다. 그만 AT필드를 펼쳐 버렸다. 에반게리온이었을 때처럼.
「레이, 너…. 머리가 많이 상했구나. 헤어케어 뭐 쓰고 있니?」
「…모릅니다」
그러니. 라며 새어나온 탄식까지 듣기 좋았다.
 
계속 つづく

2021.11.22 TRANSLATED
2021.12.02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壱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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