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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8년 3월 24일 월요일

『초호기의 초호기에 의한 초호기를 위한 보완』 제이화+


「왜 내 명령을 무시했어?」
귀환하자마자 의료부로 옮겨진 내 처치가 대충 끝난 뒤. 301병실에 찾아온 카츠라기 대위가 입을 열자마자 그렇게 말해왔다.
침대 위에서 상반신을 일으킨다. 아직 마취가 돌고 있어서 통증은 없다.
「…이카리군보다 제가 성공률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판단하는 건 네가 아니야. 내 일이지」
「…송구합니다」
마음속과는 다른, 거짓된 사죄.
「너의 작전책임자는 나지」
「…네」
마음과 몸을 별개로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신체에 들어와서야 알게 되었다.
 
사도는 마음과 몸이 불가분이다. 그래서 마음의 힘이 그대로 몸의 힘이 된다.
카피에 지나지 않는 에반게리온은 마음의 알맹이가 비었다. 그래서 주어지는 모습 그대로 휘둘린다.
사람의 모습을 한 사도는, 마음이 몸에 구애된다. 그래서 숨이 막히고, 소멸을 원한다.
사람은, 마음과 몸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그 엇갈림에 고민한다.
 
「너한테는, 내 명령에 따를 의무가 있어. 알아들어?」
「…네」
그 엇갈림 가운데 제일가는 것. 마음을 속일 수 있다는 것.
「향후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해」
「…네」
나는 명령위반을 범하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카츠라기 대위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출격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사죄한다. 반성하는 척한다.
「너, 정말 알아듣는 거 맞아?」
「…네」
입을 열 때마다 마음이 삐끗한다. 이 아픔을 견딜 수 있다니, 확실히 사람은 굳세다.
 
「너 진짜, 뭐든지 적당히 네네거린다고 되는 게 아니야!」
그런 것, 할 수 있을 리 없다. 말은, 사람의 힘은, 거짓을 입에 담는 내게 용서가 없다. 
…알겠습니다. 라고 끝까지 말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목이 메어왔기 때문에.
「레이…?」
 
…토독, 토독….
「…이것이 눈물?」
카츠라기 대위가 한 걸음. 이쪽으로 다가온다.
「나, 울고 있어? …왜 울고 있지?」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손바닥에 받아들이면서, 이 눈물의 무게의 의미를 찾는다.
「레이, 괜찮아?」
문제 없습니다. 라고 말하려 했는데, 열린 입에서 새어나온 것은, 오열 뿐.
「레이…」
등에 느껴지는 온기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들자, 카츠라기 대위의 얼굴이 가깝다. 어느새 내게 기대듯이 침대에 앉아 있다.
「뭐가 그렇게 괴롭니?」
괴로워? …내가?
…아니, 카츠라기 대위의 말대로다. 나는 괴롭다.
어째서 카츠라기 대위는,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걸까.
「…카츠라기, 대^애위」
「왜애?」
그 음성을, 상냥하다고 표현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자신을^속이는 게, …괴로 워요」
지금의 나는 어느정도 사람이니까, 그것이 로직이 아니라는 것은 이해했다.
「그래. 이야기 해 봐. 그럼 편해질 거야」

내가 명령위반을 범한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믿는다는 것.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명령위반을 범하겠다는 것. 그러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는 것.
단지 그것만 이야기할 뿐인데, 1917번의 심장박동이 소요되었다. 몇 번이나 말이 막혀서 고쳐 말하며, 자신의 마음을 나타낼 어휘를 찾아 헤매느라.
말이 그치는 것과 동시에, 눈물도 잦아들었다. 카츠라기 대위의 말대로, 편해졌다.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알려줌으로써,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이것이, 사람.
 
바라보면, 카츠라기 대위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탄식.
미간을 찌푸리며 신음한 카츠라기 대위가, 손톱을 세워 머리를 긁었다. 긁적긁적 들리는 그 소리마저도, 카츠라기 대위의 신음소리일까.
…내가 편해진 만큼, 카츠라기 대위가 괴로와?
내 시선을 눈치챈 카츠라기 대위가, 입가에 웃음을 띄운다.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 이야기하란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참 너답구나」
그나저나…. 라고 중얼거린 카츠라기 대위가 천장을 올려다본다.
「부하가 대놓고 말을 안 듣겠다는 작전부장이라니, 어떻게 해야 할까…」
폐의 내용물을 전부 토해내는 듯한 장탄식. 자조自嘲라는 말이 있는 것조차, 이 때의 나는 아직 몰랐다.
「있지, 레이. 좀 가르쳐 줄래?」
고개를 갸웃하며 들여다보는 카츠라기 대위에게, 고개를 갸웃해서 대답했다.
「너는 어째서 그렇게까지 싸우니?」
「…」
그 사람 때문, 이라고 대답할 수 없다. 그리고 내 마음은 여전히 삐끗거리지만, 좀전과 달리 괴롭지는 않다. …왜지?
「…」
세계를 지키는 것이 그 사람의 소원, 내게 주어진 사명. 그것은 동기 이전에, 말하자면 내 존재의의 그 자체. 그러니까 입에 올릴 수 없다.
「…」
나를 바라보는 카츠라기 대위의 눈.
나는, 이 사람에 대한 기억이 조금밖에 없다. 이 사람을 태우고 아라엘과 대치한 적이 있었다. 아라엘이 파헤치는 이 사람의 마음을 엿본 적이 있었다. 울부짖는 이 사람이 원하는 대로 날뛰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의 나는 어렸기에, 그 마음을 거의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다만, 너무 복잡하고, 무척이나 괴로웠다는 것만 인상에 남았다.
「…싸울 수 있으니까, 싸울 수 없는 사람을 위해서」
그 통곡이 떠오른 순간, 그 말을 입에 담았다. 싸울 기회를 얻고도 납득할 수 없어서 고뇌했던 이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에 형태를 주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또한, 그 사람의 소원을 내 마음에서 고쳐쓰는 것임을 이해했다.
「그건…, 신지군도 포함해서야?」
끄덕. …그것 뿐만은 아니지만,
「혼자서 싸우면서, 무섭지 않아?」
「…무섭지는, 」
이 신체에서 눈을 떴을 때, 릴리스가 한 가지 주의를 주었다.
 ―― …아야나미 레이의 육체를 대신할 건 있지만, 너를 대신할 건 없어 ――
죽으면 끝이야. 거기까지야. 그게 산다는 거야. 라고 그 사람이 중얼거렸던 기억이 난다.
죽음의 공포라는 것은, 아직 잘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죽어버리면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무섭지 않은 건…, 아닙니다」
그래…. 라고 중얼거린 카츠라기 대위가, 무릎을 지렛대로 자세를 바꾸어, 마주보듯이 앉았다. 느껴지던 온기가 급속히 사라지는 것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한다.
「그 말 듣고 안심했어. 자기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녀석은, 아군을 위험에 노출시킬 뿐이거든」
어깨를 으쓱한 카츠라기 대위는, 그대로 침대에 양손을 짚고, 몸을 돌리듯이 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레이의 생각은 잘 알겠어. 앞으로는 그런 부분도 작전행동에 반영해 줄게.
 그러니까, 앞으로는 명령위반 같은 건 하지 마」
대답이 곤란하다. 필요하다면 역시 할 것이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노력하겠습니다」
어렵게 할 말을 찾아냈는데, 카츠라기 대위는 어째서인지 눈썹을 치켜뜨며 다가왔다.
「너란 애는, 진짜아아! 저~언혀 귀여운 구석이라곤 없어서」
뻗어온 오른손이, 내 볼을 집는다.
「느・닷・없・이 명령위반을 저지르지 말고 그 전에! 이유를 말해서 상의를 하라고! 그 소리야!」
「…아프아요」
아프라고 하는 거야. 라며 눈꺼풀을 반쯤 닫은 카츠라기 대위가, 이쪽은 명령위반의 몫. 이라며 왼손으로도 볼을 집었다.
「명령위반은 최후의 수단! 알아들어!?」
집힌 볼 때문에, 강제적으로 얼굴이 위로 들린다. 코앞까지 임박한 카츠라기 대위의 눈.
「…」
「알・아・들・었・을・까!?」
더욱 힘을 실어오자, 볼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엄청, 아프다. 그런데, 카츠라기 대위의 눈을 보면, 그것을 잊게 된다. …어째서지?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다.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은데, 카츠라기 대위의 눈에 저항할 수 없다.
「…느예」
…각오하고 있었던 마음의 삐끗함이, 왠지 찾아오지 않는다. 거짓말을 했는데, 왜지?
옳지. 라며 손을 놓는 카츠라기 대위는, 뭔가 조금 만족스러워 보였다.
 

****
 

내 신체는 내가 가장 잘 안다.
115만 3628번째 박동을 헤아리고, 퇴원을 신청했다.
「프라모델도 아니고 우둑우둑우둑우둑…」 언짢은 듯 중얼거리던 정형외과 주치의는, 그래도 허가를 내 주었다.
학교에 가고 싶다고 희망했더니, 「안정된다면」 이라는 조건으로 허용되어, 제3신동경시립 제일중학교에 등교했다.
 
 「 가자가자가자가즈ー아! 」
 「 더 빨리 히데코ー오! 」
 
조금 아쉬웠던 것은, 수영 수업인데 견학만 해야 했던 것.
아야나미 레이의 기억에는 있지만, 나는 수영해 본 적이 없다. 그 상쾌감을 몸소 맛보고 싶었는데.
 
  「 어림도 없지ー이! 」
  「 아아ー! 」
  「 아깝다! 」
울타리 너머로 운동장을 보니, 남학생들은 대체로 공을 쫓아다니고 있다. 그것을 에워싸듯이 앉아있는 남학생들 가운데, 이카리군의 모습을 찾아냈다.
  「 다음 판으로 결판내자ー아! 」
  「 오오ー! 」
 
곁에 앉아 있던 스즈하라 토우지와 아이다 켄스케가 바싹 붙어앉는다. 또 때리려는 것일까 싶어 일어설 뻔 했는데, 조금 다른 것 같다.
「 아야나미양, 왜 그래?」
돌아보니, 수영복 차림의 여자 사람이 있다. 이 사람 알고 있어. 반장. 오늘 아침 등교했을 때, 자꾸 내 쪽을 쳐다보던 사람.
물방울이 떨어지는 반장은, 철퍽 소리를 내며 주저앉더니, 자기 무릎을 안았다.
아야나미 레이의 기억에 따르면, 막 진급했을 당시에는 몇 번인가 이런 식으로 말을 걸어왔다. 무시가 계속되니 포기한 줄 알았는데.
「…이카리군이」
반장이 눈을 크게 떴다.
「아야나미양. 처음으로 대답해 주는구나」
그 말을 단서로, 이 사람의 이름을 찾아낸다. 호라키 히카리. 처음 만났을 때 자기소개를 했었다.
「…미안해」
무시한 것은 내가 아니었지만, 사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로직이 아니니까, 그래도 된다.
「앗! 아니야. 탓하려는 게 아니야. 아야나미양이 큰일났던 걸 몰랐으니까, 오히려 내 쪽이 사과해야…」
「…큰일?」
앗! 응…. 하고 입을 틀어막은 호라키 히카리가 시선을 떨어뜨린다.
「아야나미양도, 그 로봇의 파일럿이라고 들어서…」
흘끗, 한 순간이지만 드리운 시선은, 아마도 오른팔의 석고붕대.
「…그래」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사람과 알게 된다는 것은 마음을 형성하는 것이니까, 가능한 한 대답해 주고 싶은데.
「그래서, 그…. 사례를 해야겠다 싶어서…」
「…사례?」
응. 하고 중얼거린 호라키 히카리가, 고개를 들어올렀댜.
「고마워, 아야나미양」
「…천만에요」
그것은, 예전에 내가 처음으로 입으로 말했던 의미 있는 말, 반사적으로 입에서 흘러나왔다. 왜 사례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새도 없이.
조금 망연한 듯한 모습의 호라키 히카리는, 심장박동 10회 정도가 지나간 뒤 방긋이 웃었다.
그 미소를 보면, 어째선지 가슴 속이 따뜻해진다. 기쁘다, 고 하는 감정. 사람의 기분이,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만들어낸다. 전파한다.
…그것이, 사람.
「나 같은 게 힘이 될 거 같지는 않지만, 무슨 일 있으면 상의해 줘」
「…고마워」
그 미소가 기뻐서, 나도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응…」
그런데, 호라키 히카리는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한다. 내 미소는 사람을 웃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 슬프다.
「아참! 그러고 보니, 이카리군이 어쩌고 그랬지…. 왜 그랬어?」
호라키 히카리의 음성이, 미묘하게 높다. 내 미소에는 그런 효과가 있나? …이해가 안 된다.
시선을 운동장 쪽으로 돌려 보니, 이카리군은 스즈하라 토우지와 아이다 켄스케와 대화하고 있다.
「…백」
120만 9552회 전이라고 말하려다가 입을 막았다. 아주 단순한 시간 계산법인데, 어째서인지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13일 전에, 스즈하라군이 이카리군을 때려서, 또 때리는가 싶었어」
「뭐어! 어쩌다가!?」
「…제1차 직상회전 때 에반게리온에 타고 있던 게 이카리군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삐걱삐걱 울타리가 우는 소리를 내서 시선을 돌려보니, 호라키 히카리가 울타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스~즈~하~라~」
어느새 자세를 바꾼 것일까? 울타리를 부숴 무너뜨릴 기세다.
「알았어, 아야나미양!」
갑자기 내 쪽으로 돌아본 호라키 히카리가, 내 왼손을 잡아 양손으로 감쌌다.
「스즈하라가 절대 그런 짓 못 하게 만들 테니까」
「…고, 고마워」
바싹 다가오는 바람에, 몸을 뒤로 젖히고 말았다.
왜 호라키 히카리는 이렇게 기세가 오른 것일까. …이해가 안 된다.

계속 つづく

2021.11.24 TRANSLATED
2021.12.02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弐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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