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자는 것은, 왠지 추웠다. 1년 내내 여름인 제3신동경시인데도, 왠지 춥다.
카츠라기 대위와 달라붙듯이 해서 취침했던 것은, 여기 살게 된 이래 벌써 6회. 아프거나, 괴롭거나 해서, 그 때는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떨어져 취침하게 되니, 그 온기를 찾게 된다. 잠이라는 일시적인 죽음을, 누군가에게 안겨 있다는 안도감을, 몸이 기억해 버렸다.
모르는 새 얻게 된 것이라도, 모르는 새 잃을 수는 없는가 보다.
지금까지는 잠이 춥지 않았는데. 지금까지는 잠이 무섭지 않았는데.
대신 얻게 된 것은, 새로운 고독. 알지 못했던 고독. 떨쳐버릴 수 없는 감정. 주체하지 못한다, 라는 말도 아직 몰랐다.
…………
아야나미 레이의 육체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그 부분에 변화가 생긴 것이, 아카기 박사가 자주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성형외과 주치의와 마주보며, 초췌한 얼굴을 찌푸리고 있지만.
「뭐야 리츠코~, 전관방송으로 갑자기 불러내고. 나도 한가하지 않아」
처치실 문을 열어젖히면서 그렇게 말한 것은, 카츠라기 대위.
「내가 할 말이야」라며 의자째로 돌아본 아카기 박사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나는 모르겠다. 다만, 후퇴한 카츠라기 대위가 닫힌 문에 달라붙었다.
비강의 내용물을 토해내는 듯 탄식한 아카기 박사가, 휴대전화를 들어 무언가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카츠라기 대위. 아야나미 레이를 당신의 보호하에 두는 건, 기술부와 의료부의 연명으로 철회시킵니다」
「에에엑! 그런 횡포가!」
「이걸 보고도 그렇게 입을 놀릴 수 있을까」라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은, 흉부 엑스선 사진이 2장 붙은 샤우카스텐.
「이게 뭐…. 레이의 갈비뼈? 낫고 있잖아?」
「반대야. 오른쪽이 지난번 퇴원 때, 왼쪽이 오늘」
「에에!? 어째서 악화된 거야!」
폐의 내용물을 모두 내뱉는 듯 장탄식한 아카기 박사가, 「너 때문이잖아…」라고 작게 중얼거린다.
「잠버릇이 나쁜 너하고 같이 자고 있다고 들은 시점에서, 이 사태를 예측했어야 하는데」
「잠버릇…이라니, 내 탓!?」
아카기 박사의 얼굴을 보고, 주치의의 얼굴을 보고, 마지막으로 내 얼굴을 본 카츠라기 대위가, 스스로를 가리키면서.
「정말로…?」
왠지, 고개를 끄덕이기가 망설여졌다. 핏기가 사라질 만큼 카츠라기 대위의 표정이 심각하다. 그것을 아연하다고 부른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끄덕일 것인가, 끄덕이지 않을 것인가 헷갈리고 있는데, 「그래…」 중얼거린 카츠라기 대위가 고개를 떨구었다.
「그럼 이해된 거지, 너하고 같이 살면 안 되는 이유」
고개를 끄덕인 카츠라기 대위가, 「그러면…」이라며 얼굴을 든다.
「어떡하지?」
「그러게에…, 일단은 내가 맡을까 생각도 해 봤는데…」
그 말을 하며 바라보는 시선은 상냥하지만, 상냥함 뿐만이 아니고 다른 성분들도 함유되어 무겁다.
「반대야. 넌 제대로 귀가하는 일이 없으니까, 예전하고 똑같아지잖아」
「그것도 그렇네…」라며 한숨.
두 사람 모두, 나를 위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다.
그것이 기쁘다고 느껴지는데, 왠지 가슴 속에 답답함이 도사린다.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
왠지 슬퍼져서, 진찰대 모서리를 긁었다.
≪ 기술부 제1과 E계획 담당 아카기 리츠코 박사, 아카기 리츠코 박사, 지금 바로 제7케이지로 연락 주십시오 ≫
「어라? 초호기에 무슨 일이 생겼나」
일어선 아카기 박사가, 발빠르게 처치실을 가로지른다.
「레이, 오늘은 이걸로 됐어. 올라가」
「…네」
문을 열고 나가던 아카기 박사가 발걸음을 멈추고,
「그러니까 미사토, 적어도 침상만이라도 따로 빼라」
「그래, …그렇게 할게」
아카기 박사를 배웅하느라 카츠라기 대위는 이쪽에선 등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샤우카스텐을 보면서 토하는 한숨이, 무거웠다.
…………
옆으로 보이는 것은, 카츠라기 대위의 물건들로 쌓은 바리케이드. 그 너머에서 들려오는 드높은 숨소리. 이걸 코골이. 라고 하던가.
다다미 위에 산란되어 있는 물건들을 밀어내듯이 장소를 만들고, 카츠라기 대위가 이불을 한 장 더 깔았다. 조금 갑갑하다.
「거기로 굴러가거나 해서도 안 되겠지」라며 쓴웃음을 짓고 쌓아올린 바리케이드가 수북하다.
카츠라기 대위의 코골이를 듣고 있으니, 안아주던 감촉이 없어졌다는 상실감이 피어난다.
혼자 살 때보다도 외로웠다.
참을 수 없어서 거실로 도망쳤지만, 카츠라기 대위의 코골이가 뒤쫓아 온다. 도망칠 곳을 탐색하던 시선을 커튼이 유혹해서, 베란다로 나갔다.
올려다본 밤하늘에, 이 행성의 위성. ……달. 그득 찬 보름달이 하늘에 외롭다.
달은, 차면 찰수록, 빛나면 빛날수록 혼자가 된다고 한다. 달이 밝아지면 상대적으로 별들은 밤의 어둠 속에 가라앉으니까.
너는, 춥지 않아?
「…나는」하고 새어나온 중얼거림은, 등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가로막혔다.
돌아보니, 작은 실루엣. 이 사람 알아. 펜펜. 신종인 온천펭귄이라고 카츠라기 대위가 소개했다.
「쿠와~」
왠지 눈높이의 차이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주저앉자, 그 작은 몸을 던지듯이 내 무릎 위에 따라 주저앉았다.
눈앞에서 흔들리는 붉은 볏.
「…왜?」
「…쿠~와악」
펭귄이라는 생물, 아야나미 레이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남극이 사라진 이 행성에서 거의 절멸한 동물이라던지 그런, 이 생물에 대한 몇 가지 지식은 가지고 있다. 그런 책들을 골라서 읽던 시기가 있었다.
펭귄은, 조류 가운데 예외적으로 텃세의식이 없는 새라고 하던가.
혹한의 남극에서 생존하기 위해 펭귄은 허들링이라는 행동을 한다. 엉덩이 씨름을 하듯이 달라붙는다.
펜펜은 허들링을 하러 온 것일까? 나와 온기를 나누려고 온 것일까? 내가 온기를 얻을 수 있을까?
기뻐서, 그 윤기 나는 깃털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솟아오르는 눈물을 억누를 수 없다.
미지근한 목욕물 같은 밤바람 가운데, 사람이 되지 못한 사도와, 펭귄과, 내려다보는 달 뿐이었다.
훌쩍거릴 때마다 오른쪽 제8늑골 이음매가 비명을 질러대서, 그것마저도 나를 책망한다.
계속 つづく
2021.11.25 TRANSLATED
2021.12.03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四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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