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게시물

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8년 5월 12일 월요일

『초호기의 초호기에 의한 초호기를 위한 보완』 제구화+


육교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서는데, 치마 주머니 속에서 방울이 울렸다.
이카리군이 오키나와에서 기념품으로 사 온, 시사シーサー라는 형이상생물의 마스코트가 달린 스트랩. 권유에 따라 휴대전화에 달아놓았다.
울릴 때마다 이카리군과의 이 느껴지던 방울 소리가 둔탁하게 들리는 것은, 천 너머로 들렸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방울이 울리지 않도록, 걸음걸이를 억제한다. 이카리군과의 끈이 필요없는 것은 아닌데도.
 

***
 

「히끅…」
딸꾹질처럼 목을 울리며, 호라키 히카리의 전신의 체모가 곤두서는 것이 보이는 듯 했다.
내가 만든 감자 사라다를 맛보기 위해 먹어본 직후의 일이다.
「…」
관자놀이에서 흐르는 땀을 닦지도 않고, 천천히 저작하고 있다. 빙그르 돌듯이 등을 돌린 호라키 히카리는 그대로 전진해, 냉장고에서 원통형 음료서버를 꺼냈다.
 
저 음료, 알고 있어. 엽차. 세컨드 임팩트 이후 일교차가 적어진 일본에서는 그해 처음 수확한 햇차도 탄닌이 너무 많아 엽차로 할수밖에 없다고 한다.
「딱히 좋아한 적은 없지만, 못 마시게 되니 그리워질 때도 있구나」라며, 식후에 엽차를 내리면서 아카기 박사가 말했다.
「네 급료에 비하면 싸잖아」라며 음료캔을 기울이는 카츠라기 소령에게 「제대로 된 걸 찾으려면 1만이 넘어가. 아무래도 그렇게까지는」이라고 대답하던 아카기 박사의 한숨을 기억한다.
 
정확히 90도로 방향전환을 해서 개수대에 도달한 호라키 히카리가 유리잔에 엽차를 따르기를 끝낸 것과, 입 안의 것을 삼킨 것이 동시.
「…」
단숨에 들이킨 호라키 히카리가, 유리잔을 내려놓고 이쪽으로 돌아섰다.
「아야나미양, 후추가 너무 많아」
「…그래?」
시험 삼아 한 입 먹어 본다.
확실히 후추의 자극이 강하다고 미각이 전해온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반응이, 마음도 몸도 희박하다.
「…잘 모르겠어」
이카리 사령관의 말을 들은 이카리군의 표정을 본 뒤로, 미각이 내게 기쁨을 주지 않았다. 내게 있어 식사의 즐거움이란, 함께 먹어주는 사람, 만들어 준 사람과의 끈이었으니까, 당연한 귀결. ……일지도 모른다.
 
먹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 지금, 만드는 것에도 흥미가 없어졌다. 호라키 히카리가 평소와 달리 억지로 「약속했잖아」라며 다짐을 받아내지 않았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무조건 너무 많아」라며 호라키 히카리가 엽차를 더 들이키는 것을 보고, 한 입 더 먹어본다.
후추의 자극은, 역시 아무 반응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그래도 이 감자 사라다는 감자 사라다로서 맛을 인식한다. 그것은 호라키 히카리와의 끈 덕분이라고 생각하니까, ……
「…그럴지도 몰라」
「아야나미양, 미각은 날카로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라며 다시 유리잔에 엽차를 부은 호라키 히카리가 다가온다.
내밀어진 유리잔을 받는다. 하지만, 엽차를 마실 생각이 들지 않는다.
 …
「혹시 아야나미양. 걱정거리라도 있어?」
「…어떻게 알아?」
「어쩐지 그렇게 보인 것 뿐인데……」라며 한 걸음 물러선 호라키 히카리가, 식기장에 등을 기대고 「아스카도 이카리군도, 왠지 어색했으니까」라며 시선을 떨어뜨린다.
만약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면, 이카리 사령관의 말을 들은 순간 이카리군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면, 이카리군의 마음을 헤아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을 「어쩐지」 읽어낼 수 있는 것은, 호라키 히카리가 사람이기 때문일까?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결과에서 원인을 살필 수 있는 것일까?
식탁에 내려놓은 유리잔은, 딱히 난폭하게 다룬 것도 아닌데, 수면에 일렁이는 물결이 거칠다.
「뭔가 힘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수면에서 떼어낸 시선을, 호라키 히카리에게 돌린다. 눈썹을 내리깐, ……곤혹의 표정? …아니,
「…고마워」
호라키 히카리가, 마치 자기 일처럼 걱정해 주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감사의 말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사정을 이야가하자면, 이카리 사령관의 말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그 말이 논공행상의 일환이라면, 아마 기밀유지의무에 저촉될 것이다.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데, 웃는 얼굴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미간이 모이는 것을 억제할 수가 없다. 떨어뜨린 시선을 유리잔에. 그 수면에는 이제 물결 하나 없는데, 이 내 마음은…….
「…미안해」
「앗, 괜찮아, 아야나미양. 나야말로 미안해. 주제넘은 짓 해버려서」
한 걸음 다가온 호라키 히카리의, 나를 들여다보는 그 얼굴에, 미소를.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굳게 닫은 채이지만, 그래도 미소를.
그것은 분명, 자기 마음을 속이는 짓. 하지만, 그것은 타자를 위해, 지금은 나를 위해. 자신의 마음보다, 타자의 마음을 생각해서.
이것이 무엇인지 알아. 상냥함. 분명 그것이야말로, 사람의 굳셈.
그래서, 미소를 보냈다. 미간을 찌푸리고 입꼬리를 당긴 상태지만, 아마도 호라키 히카리의 미소와 같은 미소로.
「…고마워」
갑자기 시선을 피한 호라키 히카리가, 자기 시선을 쫓아가듯 등을 보였다.
「으, 응…. 그, 천만에……」
뭔가 복잡하게 조합하던 손가락을 멈추고, 「그렇지」라며 돌아본다.
「아야나미양. 힘이 나는 주술, 가르쳐 줄까」
「…주술?」
「그래」라며 발길을 돌려 개수대로 다가간 호라키 히카리가, 찬장에서 한손잡이 냄비와 금속제 배트vat를 꺼냈다.
배트에 물을 긷자마자 버리고, 그대로 냉동실에 넣는다.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은 배트를 얼리는 행위에 마음이 끌린다는 것을 느끼고, 다가간다.
이것이 뭔지 알아. 호기심.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하는 마음.
 
한손잡이 냄비에 길은 물은 버리지 않고, 점화한 가스곤로에 올린다. 삼온당三温糖이라고 라벨링된 용기에서 꺼낸 다갈색 분말을 두세 번 냄비에 투입한다.
「…뭐야?」
「우선 자라엿鼈甲飴을 만들 거야」
「…자라엿?」
「그래」라며 고무주걱을 꺼내든 호라키 히카리가, 냄비의 내용물을 휘젓기 시작했다.
열이 가해지면서 다갈색 액체에 점성이 늘어나는 것이 보인다. 호라키 히카리는 도대체 무엇을 만드는 것일까?
「이쯤하면 됐나」라며 불을 끈 호라키 히카리가, 시나몬파우더를 꺼냈다.
「아야나미양. 냉동실에서 배트 좀 꺼내 줄래?」
「…그래」
냉동실에서 배트를 꺼내고 돌아보니, 한손잡이 냄비를 손에 든 호라키 히카리가 식탁 곁에서 손짓했다. 「여기에 놓아 줄래?」라고 지시하는 대로, 식탁 위에.
「자~아, 잘 봐봐」
냄비를 기울여, 다갈색 액체를 세심하게 배트에 늘어뜨린다. 왼쪽에서 오른자로 한일자로 그은 선을, 36도 정도 각도를 취하여 왼쪽으로 돌아간다. 거기서 다시 36도 정도 각도로 오른쪽 위로, 그 다음은 오른쪽 아래, 그리고 왼쪽 위로 향해서 시작점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그려진 것은, ☆ 모양의 도형.
「이렇게 좋아하는 모양이나 말을 쓰는 거야. 아야나미양도 해 봐」
「그래」라며 냄비받침 위에 놓인 한손잡이 냄비에 손을 갖다댄다.
…좋아하는 모양, ……좋아하는 말.
바로 떠오른 말이 있지만, 이 필기도구는 적합하지 않다. 히라가나도 카타카나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n?」
필기체로 그린 문자를, 호라키 히카리가 알아보았다.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계속해서 exus를 그린다.
「넥…서스?」
「…그래. 좋아하는 말」
냄비를 냄비받침 위에 내려놓고 「…」이라고 중얼거리자, 입가에서 온기가 퍼져나가는 것 같다.
「좋은 말이네」
「…그래」
그러면…. 이라며 뻗은 손이, 배트 위에서 ☆을 집어올렸다. 식어서 굳은 것일까? 그것을 위해 냉동실에서 식힌 건가?
「이렇게 만든 자라엿을 먹는 거야」
☆의 한쪽 뿔을 갉아먹은 호라키 히카리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자, 아야나미양도」 재촉을 받아 nexus를 손에 들지만,
「…먹지 않으면, 안 돼?」
「먹는 것까지가 주술인 걸」
…그래. 라고 말한 그 입으로 갉아먹는다. 글자 n의 γ 부분. 그것은, 아주 아주,
「…달아」
즐거움을 수반할 수 없게 되었을 내 미각에, 볼이 아플 정도의 감미.
이것이, 주술. 설탕과 물만으로 만들었는데, 그런데도 내 기능부전을 회복시킨다. 호라키 히카리의 주술.
「어때?」 라며 웃는 얼굴로 들여다보는 호라키 히카리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면서, 달콤한 자라엿에 짠 눈물을 떨어뜨린다.
「아야나미양!?」
당황한 호라키 히카리에게, 고개를 저어 보인다. 한 입 더, 자라엿을 갉는다.
「…고마워」
응. 눈을 가늘게 뜬 호라키 히카리가, 자기 손을 내 등에 갖다대 주었다.
「천만에」
 

***
 

후추를 너무 많이 넣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감자 사라다는, 호라키 히카리의 손으로 코코트cocotte라는 요리가 되어 저녁식사에 제공되었다고 한다.
그것 또한 호라키 히카리의 주술인 것일까?

계속 つづく
2021.11.26 TRANSLATED
2021.12.05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九話+



주술에 해박한 히카리 (2007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