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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8년 5월 12일 월요일

『초호기의 초호기에 의한 초호기를 위한 보완』 제구화


…비
쏟아지는 비.
태고에 비는 창조주의 눈물이었다고. 모든 것에 스며들어, 널리 퍼져 미치는.
혹시, 그 용해액은 마트리엘의 눈물이었을까? 무언가 슬픈 일이 있었을까? 슬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까?
…모르겠다.
마트리엘의 눈물이 녹인 것은 장갑판 뿐이었는데, 이 쏟아지는 비는 무엇을 녹이는 것일까?
사람의 완고한 마음의 벽이라면, 기쁠까?
내 마음이라면, 두려울까?
모르겠다. ……아니, 알고 싶지… 않은 건가?
 
쏟아지는 비를 보면, 사소한 사색에 사로잡힌다.
에반게리온이었을 때는 겪어본 적 없는 상태. 느껴본 적 없는 생각.
그것은 내가 사람이 되고 있다는 증거일 텐데, 왠지 기쁘지 않다.
 
 
「아ー악! 니들 뭐 하고 있는 거야!」
아코디언커튼이 열리는 소리를 싹 지워내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목소리.
 「비긋기」
한 박자 늦은 이카리군의 대답이, 내 등 뒤에 가깝다.
「흥! 내가 목적인 거 아니야!? 옷 갈아입는 중이니까, 보면 죽는다!」
쏟아지는 비로부터 시선을 떼어 돌아보니, 아코디언커튼이 막 닫힌 참이었다.
「옘병하고, 빙시가 저거! 누가 니 옷 갈아입는거 보고 싶을까봐!」
「자의식과잉년」
스즈하라 토우지와 아이다 켄스케의, 아마도 소류 아스카 랭글리를 가리키는 듯한 말, 너무 작아서 닿지 않을 것이다.
대신 전해줘야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이카리군이 눈앞에.
「아야나미, 제대로 닦았어?」
「…그래」
내민 손에 수건을 돌려주니, 이카리군의 어깨너머로 맹장지가 열리는 것이 보였다.
「응? 오, 오오오오오…」
「실례하겠습니다!」
「어머, 너희 둘. 어서 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알지는 못하겠다. 평소와 같은, 손님용 높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맹장지가 열리는 순간에 보였던 카츠라기 대위의 심각한 표정이, 나로 하여금 무언가 다르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이 비는, 카츠라기 대위의 마음에도 내리고 있을까? 라는…….
「어서들 와. 오늘 밤은 하모닉스 테스트가 있으니까, 늦지 말고」
「네」 「…네」 
나와 이카리군의 대답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아코디언커튼 쪽으로.
「아스카도 알아들었지?」
  「네ー이!」
「어어? 어어?」하며 안경을 몇 번이나 고쳐쓴 아이다 켄스케가, 깊숙히 허리를 숙였다.
「금번에 승진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추, 축하합니다」
스즈하라 토우지도, 마찬가지로.
「고마워…」
「아뇨, 천만의 말씀이세요」
카츠라기 대위…, 아니, 카츠라기 소령이 「고마워」라고 말한 그 어조,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알고 말았다. 그 웃음이 카츠라기 소령의 마음과는 정반대라는 것을. 본의가 아니다…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스며든, 얼굴만으로 웃는 웃음이라는 것을.
사람이 자기를 속이는 모습을 애처롭게 여겨야 한다는 것을, 이 때의 나는 아직 몰랐다.
다이닝을 종단하는 카츠라기 소령을 졸졸 따르듯이 아이다 켄스케와 스즈하라 토우지가 그대로 현관 쪽으로 사라졌다. 이카리군은 다이닝 문간까지만.
 「그럼, 다녀올게」
 「「다녀오십쇼~」」
옷을 다 갈아입은 듯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세탁공간에서 나타났다. 붉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향하는 곳은, 다이닝 문간일까.
 
 「왜 그래? 미사토씨한테 뭐가 있었어?」
이카리군의 질문은 현관을 향한다.
 
「미사토씨 금장! 선이 2개가 되었더라고」
­  「미사토씨 금장襟章! 선이 2개가 되었더라고. 대위에서 소령으로 승진하신 거지」
「헤에ー」라며 문 건너편에서 상반신만 내민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몰랐네」라며 머리를 닦느라 바쁘다.
 
 「어느새…」
이카리군의 의문이 승진에 대한 것이라면, 그것은 이틀 전의 일. 분명히 공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금장이 바뀐 것은 오늘이 맞는 것 같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가? 이 무정한 자슥」
  「정말, 자네들은 배려라는 걸 모르는 거냐. 이렇게 젊은 분이 중학생을 3명이나 맡아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정확히는, 나는 이제 카츠라기 소령의 피보호자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정정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사람 맘 알아주는 거는 우리삐이 없는갑다」 
무심코 가슴을 누른다.
방금, 가슴에서 느껴진 아픔.
스즈하라 토우지의 말이, 물리적인 경도를 가지고 박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
 

「세 명 모두 수고했어. 신지군, 잘 했어」
하모닉스 테스트가 끝나고, 아카기 박사의 강평.
「뭐 말씀이신가요?」
「하모닉스가 저번보다 6이나 늘었어. 대단한 숫자야」
영호기를 탄 이카리군은 하모닉스도 낮다.
「그래도, 나보다 아직 190이나 모자라네?」
「어머, 10일만에 8이라니, 대단한 거야」
뭐, 그런 거 같네. 라며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에반게리온과 파일럿의 친화성을 계측하는 지표는 두 가지. 싱크로율과 하모닉스.
다만, 원래 그런 지표는 불필요했을 것이다. 직접제어가 실현되었다면.
 
모조사도이며 인조인간인 에반게리온은, 인간의 면역과 비슷한 이물배척, 혹은 동화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사도는 마음과 몸이 동일하니까, 정신과 육체 양면의 면역기구이지만.
에반게리온을 마음대로 다루려면, 그 면역기구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필수다. 구체적으로는 2억 5000만 종의 면역항체 가운데, 치명적인 5500만 종 이상에 적합할 것이 요구받는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 사람조차도 에반게리온을 진짜 직접제어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 사람의 마음을 받은 내가 기뻐서,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자 붙어 있었을 뿐.
 
고육지책으로 사람이 만들어낸 간접제어는, 당연히 5500만의 보더를 채우지 못한다.
간접제어의 싱크로란, 집어삼켜진 제물을 눈가리개 삼아, 에반게리온의 면역을 속인다. 그런 것이었다.
그 때, 얼마나 속이지 않고 에반게리온과 직접 적합할 수 있는가. 그것이 하모닉스라는 수치.
그것이 높을수록 에반게리온 자체와의 친화성이 커지고, 강제적으로 마음의 벽을 벗기는 싱크로율 따위 수단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퍼스트는?」
「레이는 늘지 않네」
다만, 에반게리온의 면역이 사람과 다른 점은, 싱크로의 횟수・시간에 따라 파일럿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즉, 하모닉스는 계속 상승한다.
간접제어로 인해 파일럿이 그 자리에서 배제・동화흡수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싱크로율은 이제 차이도 없고, 하모닉스로 아스카한테 앞질리는 것도 시간문제겠다」
싱크로율에 기대고 싱크로율을 높이는 것은 하모닉스 상승에 제동을 건다. 반대로 하모닉스가 상승하면 싱크로율이 하락할 수 있다.
하모닉스가 오르는 것은, 소류 아스카 랭글리에게 있어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네요」
그래서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눈썹을 거꾸로 세웠다.
「여유 부리는 거야?」
어째서, 여력이 있다는 말이 이 상황을 형용할 수 있는 것이지?
「…여유? 모르겠어」
모든 것을 꿰뚫을 것 같은 시선을 내 동공에 찔러넣던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갑자기 하늘을 우러러본다.
「진짜, 이상한 애네」
그것은 즉 내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아, 마음이 삐끗거린다.
「너 또!」
무엇이 문제인 것인지, 순식간에 다가온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검지로 내 미간을 찔렀다. 그대로 계속 밀어붙여 벽까지.
「이번엔 또 뭐야?」
고개를 젓는다. 이것은 내 문제다.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그렇게 말하게 만드는, 내가 문제다.
 
「이러면 꼭 내가 널 괴롭힌 것 같잖아. 분명히 해 두지 않으면 기분 나빠」
냉큼 말해라. 말없이 분위기만으로 그렇게 말하며,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인왕상처럼 버티고 섰다.
「…」
소류 아스카 랭글리 건너편에, 이카리군과 카츠라기 소령과 아카기 박사.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이쪽을 보면서 상황을 살피고 있다.
나를 봐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이상한 애라는 말을 들으니까, 같지 않다는 말 같아서, 안타까워」 
내 마음을, 입에 담았다.
「뭐어?」 숨을 돌리듯이 말한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어깨를 떨어뜨렸다.
「인간이란 모두 다 다른 게 당연하잖아. 그건 당연한 거야」
당연하다니, 그 말을 그렇게 사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아~ 네이네이! 알았다고! 이제 그런 말 안 할테니까, 울지 좀 마」
고개를 끄덕이자, 안와에 가득 고였던 눈물이 떨어진다.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이제 그 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은 내가 사람이 되었다는 증거는 되지 않지만, 마음이 삐끗거리는 상황이 한 가지 개선되었다는 것.
그래서,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기쁜 대로 미소지었다.
내 미소는 사람을 웃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호라키 히카리 때와 마찬가지로, 소류 아스카 랭글리도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
 

 『목표를 최대망원으로 확인! 거리, 약 2만 5천!』
이 사람 알고 있어. 사하퀴엘,Sahaquiel 제10사도.
『오셨구만…. 에바 전기, 스타트 위치!』
초호기를 웅크려, 크라우칭 스타트 자세.
『목표는, 광학관측을 통한 탄도계산밖에 할 수 없어. 그래서 마기가 거리 1만까지 유도할 거야. 그 뒤는 각자의 판단으로 행동하도록. 너희들에게 모두 맡기니까』
 『사도 접근, 거리 약 2만!』
『그럼, 작전 개시!』
『가자』
【FROM EVA-00】 통신창에 이카리군.
 
『스타트!』
내달린다.
흘러가는 시야 구석에, 어제 들렀던 전망대가 보였다.
 
…………
 
싱크로 테스트 이후, 카츠라기 소령과 함께 귀가하게 되었다.
미안한데, 자~암깐만 어디 좀 들렀다 가자. 라며 자차를 세운 곳이 그 전망대, 제3신동경시가 한 눈에 들어왔다.
차내로 스며드는 붉은 빛.
석양을 보자니, 아야나미 레이의 덧없는 소원이 떠올랐다. 지는 태양에 사라져 가는 생명을 겹쳐보고, 자기 소원을 새로이 하고 있었다.
나는 아야나미 레이가 아니라서, 석양이 싫지 않다.
그래도 나는 아야나미 레이니까, 석양이 싫다. 이 몸을 두고 사라져 버리는 태양을 시샘하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되니까.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석양이 싫다.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 카츠라기 소령의 부름에 따라 내린 이카리군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뒷좌석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다.
「레이하고 아스카도 좀 나와 봐」
이름을 불려 내린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야, 너도 내리라잖아」라며 끌어내 주었지만, 내리쬐는 붉은 빛에 가려서, 카츠라기 소령의 말은 내게 닿지 않았다.
 
…………
 
『거리, 1만 2천!』
원래 에반게리온이었던 나는, 초호기의 면역기구의 정신적인 부분을 상당히 무효화할 수 있다.
그만큼 하모닉스는 높다. 그만큼 초호기의 능력을 이끌어낸다.
「…필드, 전개」
육체적인 능력 면은 물론이고, AT필드의 출력이 차원이 다르다.
사하퀴엘의 낙하지점에 가장 먼저 도착해, 초호기의 AT필드로만 지탱한다.
 
『아야나미!』
위치적으로 가까웠는지, 다음으로 도착한 것은 영호기.
「…이카리군, 필드 중화」
『알았어!』
영호기가 치켜든 양손이 향하는 방향의 AT필드 일부를 해제.
『이게에!』
 
사하퀴엘의 AT필드에 손끝을 밀어넣은 영호기가, 그대로 찢듯이 열어젖힌다.
『필드으, 전, 개!』
마치, 폭주 중의 에반게리온과 같은 중화 방법이다.
『지금이야!』
『받아라ー!』
뛰어들어온 이호기가, 달려온 기세 그대로 개량형 프로그레시브 나이프를 꽂아넣는다.
 
잘 가, 사하퀴엘.
나의 거부가 강고한 AT필드가 되어, 그 폭발은 무엇 하나 길동무 삼을 수 없다. 어쩌면 이스라펠 때처럼 호수를 남길 수도 있었을 텐데.
 

****
 

「…」
혹시 삼끈을 입에 물면 이런 맛이 날지도 모르겠다.
입에 머금은 면을, 거의 씹지 않고 그대로 삼켰다. 평소 같았으면 성대하게 밀려오는 온점의 경보를 신경쓰지 않았을 텐데, 나중에야 생각이 미친다.
영양보조식품과 영양조정식품을 통한 영양섭취도 이렇게까지 무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그것은, 이 돼지육수라면이라는 요리의 문제가 아니고, 포장마차라는 형식의 문제도 아니고, 이 낯선 중년 남자 사람이 요리를 만들어서도 아니다.
 
뇌리에서 반복되는 것은, 남극에 있다는 이카리 사령관의 말.
   ―― 이야기는 들었다. 잘 했구나, 레이 ――
대답하기 곤란해서 말문이 막혔다. 눈을 크게 뜬 이카리군을 눈앞에 두고,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했을까?
왜 사령관은, 이카리군에게 말을 걸어 주지 않은 것일까?
확실히, 초호기의 역할은 있었다. 가장 먼저 도착해서 떠받쳤다. 하지만, 사하퀴엘의 AT필드를 중화한 것은 영호기였고, 치명타를 먹인 것은 이호기였다.
칭찬을 한다면, 전원 모두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하게 침울해하는 이카리군과, 눈에 띄게 불쾌해 하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 사이에 끼여, 가시방석 같다는 말의 의미를 실감했다.
 
돼지육수라면에 손을 대지 않는 이카리군과, 엄청난 기세로 상어지느러미차슈곱빼기를 비워가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시야에 들어가지 않도록, 몸을 비켰다.

계속 つづく
2021.11.26 TRANSLATED
2021.12.05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九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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