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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8년 6월 23일 월요일

『초호기의 초호기에 의한 초호기를 위한 보완』 제십오화+


의료부 통로에서 꺾어들면 로비가 있다. 그 로비의 긴의자에 앉아 있는 이카리군의 모습이 보였다.
「…왜, 울고 있어?」
「아야나미……」
눈물을 닦느라 바빠서, 내가 온 줄도 못 알아챈 듯.
「미, 미안……. 좀 기쁜 일이 있어서」
「…기쁜 일?」
「응」 고개를 끄덕인 이카리군은, 그러다 또 무엇이 생각난 것인지 가라앉던 눈물이 다시 흘러넘쳤다.
하지만, 벌어진 입가는 너무나 기뻐 보여서, 그러니까 나도 기쁘다.
손수건을 꺼내서 건넨다. 아카기 박사가 사 준――이부키 중위가 골라준――의류 일습 가운데 들어 있어서 갖고 다니고 있었지만,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마워」 손수건을 받아든 이카리군이 진정할 때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아버지가, 지금까지 일을 사과했어. 미안했다면서, 고개를 숙이고
 지금까지 잘 해 왔다고, 칭찬까지 해 주었어.
 이거, 빨아서 돌려줄게」 라며 손수건을 집어넣고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이카리군은 다시 눈가를 적신다.
이럴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좋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한테 동생이 생길지도 몰라. 어머니하고 같이 초호기 속에서 잠자고 있었대.
 나, 오빠가 되는가 봐」
「…오빠?」
그 말을 들은 순간 튀어오른 심장고동이 내게 떠오르게 하는 것.
예전에 내가 초호기였을 때, 내 안에 녹아든 존재가 있었다는 것. 이름도 얻지 못하고, 돌아가 태어나지도 못한 채, 내 마음 속 주춧돌이 되어 버린 사람이 있었다는 것.
이카리 유이의 딸. 이카리군의 여동생. 이 사람이 남긴 마음, 그것이 내 시원始原이었다.
눈앞에는 쑥스러운 듯한 미소. 쑥스럽다. 라는 것.
이카리군의 웃는 얼굴을 보고 기쁜 것은, 내 마음 속에 이 사람의 마음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직 실감은 나지 않지만 말야」
괜찮아. 이카리군은, 분명 좋은 오빠가 될 거야.
거칠게 눈가를 훔친 이카리군이 일어섰다. 자연히 뒤따른 시야 가운데 벽시계가 걸려 있어, 지정된 시간을 지났다는 것을 표시한다.
「오빠가 될 테니까, 정신 차리고 살아야지」
「…그래, 잘 됐네」
무엇에 놀란 것인지, 이카리군이 눈을 크게 뜬다.
「…그럼, 부르니까」
「아, 응」 고개를 끄덕인 이카리군은, 실은 나를 불러세우고 싶었던 게 아닐까?
 

***
 

「네가……, 아야나미 레이쨩이구나」
「…네」
방 두 개 사이를 터서 크게 만든 501병실의 침대 위에서, 이카리 유이는 리클라이닝에 몸을 맡기고 상반신을 일으키고 있다. 양팔은 던져진 것처럼 시트 위에. 어쩌면 몸을 잘 움직일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떠오른 미소에 숨겨진 혼란을, 예전의 나라면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생활은 어떠냐」
침대 건너편의 이카리 사령관. 초췌함의 정도가 더 진행된 듯, 눈가의 그늘은 필기구로 칠한 것처럼 검다.
이카리 유이의 귀환은 이 사람에게 복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내려다보는 시선은, 나 그 자체를 봐주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내가 아직 사람이라고 불리기 어렵기 때문임이 틀림없다.
「…아카기 박사의 귀가가 늦어져서, 조금 외롭습니다」
「그러냐…, 외로움이라는 것도 느끼는 건가」
침대를 돌아서 이카리 사령관이 걸어온다.
「이 아이 역시, 나와 당신의 죄……로군요」
「아니다. 나의, 나만의 죄다」
이카리 유이를 향했던 시선을 내게 돌렸을 때, 이카리 사령관의 홍채가 흔들리고 있었다.
「카츠라기 소령이 너를 거두어 맡겠다고 했을 때는, 그러다 쓸모가 없어지면 옮겨 태우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육체를 죽이고, 터미널 도그마에서 새로운 아야나미 레이를 꺼내겠다는 얘기다.
「허나, 지금은 오히려 네가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조금이라도 속죄가 되길 바랄 뿐이다」
2보 정도 거리를 남겨두고 멈춰선 이카리 사령관. 내려다보는 그 시선이 끔찍하게 상냥하고, 슬프다.
「레이, 미안했다. 네가 바라는 그 소멸의 소원은, 내가 심어놓은 거다」
등이 보일 정도로 숙인 머리.
「모든 것은 제 탓이에요」라며 입을 벌린 이카리 유이가, 밸런스가 무너져 쓰러졌다. 빈틈없이 뛰어들어 떠받친 이카리 사령관의 등이 작아 보였다.
「내 에고를 이루기 위해서, 너를 이용했다」

지금 이 침묵은, 대답할 말을 알지 못한 내가 가져온 것.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많이 변해 버려서, 더는 아야나미 레이의 마음을 고려할 수 없다. 아야나미 레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짐작할 수 없다.
물론, 내 마음의 일부는 이 육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받침을 받고 있다. 그것이 가져오는 갈망을 이해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나는 나, 아야나미 레이는 아야나미 레이. …이니까.
돌아본 이카리 사령관이, 다시 머리를 숙였다.
「용서해 달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모든 책임을 질 각오는 되어 있다」
이카리 사령관에게 애초에 아무 것도 기대한 것이 없고, 이카리 사령관의 의도를 몰래 깨뜨려온 나로서는, 이카리 사령관의 에고 따위 아무 의미도 없다.
「…용서할 것도 없어. 내가 바라는 건, 이미 거기에 없는 걸」
「용서해 준다는 말인가?」
고개를 든 이카리 사령관의 눈이 휘둥그렇다.
「…그렇게 듣고 싶다면, 그래도 좋아」
나는 아야나미 레이가 아니므로, 이카리 사령관을 용서하거나 할 권리가 있을 리 없다. 물론 용서하지 않을 권리도 없다. 하지만 이카리 사령관이 자기 멋대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나와 상관 없다.
무너지듯 무릎을 꿇은 이카리 사령관이, 양손을 방바닥에 짚고 어깨를 떨고 있다.
그것을 지켜볼 권리 역시 당연히 없을 텐데, 의무인 것처럼 눈을 뗄 수 없었다.
 

****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요즘 이렇게 엄빌리컬 브릿지에서 이호기를 올려다보는 일이 많아졌다고 들었다.
「…뭐 하고 있니?」
주먹을 허리에 댄 자세 그대로, 시선만 살짝 떨어뜨린다.
「그을…쎄, 나도 잘 모르겠네」
소류 아스카 랭글리를 찾아 케이지까지 온 것은, 좀전에 의료부에서 만난 이카리군의 미소가 잊혀지지 않았으니까. 마치 망막에 지져서 새긴 듯, 눈을 감으면 떠오른다.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
튀어오르듯 이쪽으로 고개를 돌린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내 얼굴을 바라보고, 그리고 다시 이호기를 올려다본다.
「…」
무언가를 삼키는 것 같은 수긍.
「그러게.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아니지」라며 휘저은 고개에 실린 시선을, 그대로 돌려 버린다.
「만나고 싶으니까, 이호기를 그렇게 몰아넣었던 거지」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지금 생각해 보니, 그거 거의 자해공갈협박이었네」라며 쓴웃음.
「덕분에, 마음이 통하는 것 뿐이라면, 이호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다시 이호기를 올려다보는 시선을, 뭐라고 불러야 좋을까.
「초호기하고는 다른 걸까? 폭주한 것만으로는, 우리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 거 같고」
물론 다르다. 그래서 이렇게, 소류 아스카 랭글리의 생각을 들으러 온 것이다.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
다시 한 번 나를 바라본 소류 아스카 랭글리는, 놀랍게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엄마는,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을 얻어서, 거기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그걸 존중해 주고 싶어. 지금은, 엄마가 선택한 방법으로 보호받고 있자고 말이야」
등 뒤로 돌린 왼손으로 오른팔을 잡고, 무언가를 박차듯이 한 걸음, 내 쪽으로. 살짝 기쁜 듯하고, 그래도 역시 슬픈 듯한 몸짓.
「요전번에는 지켜주지 못했다고 살짝 풀이 죽은 것 같아서, 신경쓰지 말라고 말해주러 온 건데……」
내 얼굴에서 무엇을 읽어낸 것인지, 두 눈썹을 치켜뜬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허리에 양손을 얹고 가슴을 폈다.
「나 있지? 모든 게 다 끝나고 나면 연구자가 될 거야. 그리고 언젠가, 내 이 손으로 엄마를 데리고 돌아와 보일 거야.
 그럼 일단 리츠코의 제자로 들어가야겠네?」라며 웃는 소류 아스카 랭글리가, 너무나도 눈부셨다.

계속 つづく
2021.11.29 TRANSLATED
2021.12.09 TRANSLATION REVISED




원본 初号機の初号機による初号機のための補完 第拾伍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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