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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4일 화요일

이소 미츠오의 에반게리온 제작 회고담

『신세기 에반게리온』 및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 용병으로 참여했던 이소 미츠오(감독작: 『전뇌코일』, 『지구밖 소년소녀』)가 2017년 1월 24일 트위터에 올린 『에바』 제작 당시의 회고담.

이소 “오래 묵은 자료를 정리하다 나와서, 공양 시리즈 제6탄.
벌써 20년도 더 전의 모 아니메 각본회의에서 만들었던 설정들. 지하시설의 상세가 정해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센트럴 도그마라던가 그런 명칭들과 세부사항을 내가 설정해서 가져갔다. 그 밖에도 중반부에서 내가 쓴 대사나 전개가 많이 사용되었지만, 결국 전부 노개런티.”

역자: 이소가 그린 센트럴 도그마의 시안. 이 단계에서는 지오프론트의 네르프 지상시설은 존재하지 않고, 센트럴 도그마 수직갱도를 따라 네르프 시설들이 배치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무산소계면” 아래에 존재하는, 전체 위에서 여섯번째 네모칸이 “관제실”이고 “마야 등이 근무” 한다고 적혀 있다. 관제실 윗층에 “무균거주구”가 있고, 관제실과 묶어서 “프리브노 박스”를 구성한다. 프리브노박스 밑에는 “무균생체플랜트”가 있고, 그 아래로 “불가해준위”를 지나면 “미사토 등은 여기에 뉴트리노??가 있다고 믿고 있”는 공간을 지나 화석화된 “터미널”이 나온다. 터미널에서 사도를 섬멸하다는 내용도 있다. 그 너머 최심부에 기획서에 최후결전의 장소로 적혀 있는 “아르카”가 있다.
 오른쪽 절반은 센트럴 도그마 수갱 가운데에 마치 『폴아웃 4』의 인스티튜트와 같은 투명한 관이 있어서 위아래를 오간다는 설정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쪽에는 에바를 “사상 최강의 전자석 "네오막크스"”로 띄어서 수갱 위아래로 수송한다고 되어 있다.
역자: 앞의 것보다는 후기, 아마 실제작 단계에서 그려진 것으로 보이는 콘티. TVA 제13화의 공간들의 컨셉안이다. 제13화는 각본을 아예 이소가 쓴 회차.
 왼쪽 절반은 카지가 간첩질을 하고 있던 삭막한 센트럴 도그마의 모습이다. 앞의 시안에서 센트럴 도그마 수갱의 벽을 따라 배치되어 있던 공간들은 사라졌고, 이동수단도 수갱 벽을 따라 나선형으로 움직이는 치상궤도로 바뀌었다.
 오른쪽 절반은 마기 관련 설정이다. 이소는 마기의 파이프들을 뇌세포가 연상되는 흰색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마기 안에 기어들어간 리츠코를 들여다보는 미사토가 깔고앉은 부품에는 화살표로 “마기는 「생체해부」. 부품은 살아있다”고 주석이 달려 있다.
역자: 계속 이어서 제13화 콘티. 왼쪽 절반은 모의체 실험장이고, 오른쪽 절반은 마기의 인터페이스 및 회의 테이블.
 사용되지 않은 센트럴 도그마 초기시안이 아까웠는지, 모의체가 들어 있는 수조의 이름을 “프리브노 박스”로 제안하고 있다. 수조 내부를 촬영하는 프로브의 이름은 “폴린-알파”인데, 프리브노 박스는 DNA 전사, 폴린-알파는 RNA 전사 관련 용어다. 모의체가 수조를 깨부수는 장면에서는 거신병처럼 연출하자는 주석. 그 아래에는 지하시설이라고 귀엽게 두더지를 그려놓았다.
역자: 엄청난 두께의 자료. 어떻게 출판해서 공개될 수는 없을까? 이렇게 관계자들의 인적 블랙박스 속으로 사라질 사료들이 너무 아깝고 아쉽다.

이소 “뒷설정 연표. 20년도 더 전이었는데, 남사제도에 항공모함이 뜬다던가 그런 예측이 들어맞았다(웃음). 당시 메인 스태프들(역자주―가이낙스 사람들)을 상대로 “21세기에는 이슬람이 크게 사고친다”, “미중냉전이 온다” 그런 미래예측을 떠들었는데, 모두들 “흐~응…” 정도의 반응이었다. 세계정세를 예측할 수 있어봣자 그다지 인생에 도움 되지 않는다.”

역자: 보이는 대로 해석한 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8년 시리아・이라크, 초소형 핵을 도입. (인도로부터)
1999년 일본, 국민보호를 위해 자위대 육전부대를 유엔군으로서 파견. 핵공격을 받아 대타격.
     직후 헌법 개변, 「전략자위대」 발족.
2003년 중국, 남사제도에 항공모함 파견. 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 고조. 일본, 해안보안청 순시선을 증강.
     중국×베트남 군사충돌. 일본 순시선에 피해. 사망자 발생. 일본국내에 히스테릭한 국방론.
2004년 전략자위대, 남사제도에 첫 파견.
     티베트 독립전쟁 개시. 일본, 국방성 발족.
2005년 일・중・월 국경분쟁 발발.
  2월 중국, 핵실험 재개. 다만스키섬 진주.
  3월 중국에 대항하여 유엔군 파견. 미국 중심의 다국적군 출동. 3개월만에 철수.
  8월 중국, 베트남의 해저유전을 폭격.
     중국, 일본에 핵공격을 경고.
  8월 전략자위대, ???섬의 중국 핵시설을 폭격. 손해 제로로 수행.
2006년 일본, 레이저핵융합 실용화 성공.
     일본, 남사유전을 중국에 양도.
     티베트 독립.
      전략자위대는 2016년 해체 예정.
평화헌법 폐지가 “개정”이 아닌 “개변”이고 그것이 “히스테릭한 국방론”으로 형용되다는 점이 흥미롭다. 본편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도 있으므로 아마 이것이 『에바』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연표 위에는 “전략자위대에 대한 사족입니다”, 연표 아래에는 “취미로 해본 것 뿐입니다”라고 살짝 변명조로 적혀 있다.
이소 “이 회차(역자주―제21화 「네르프, 탄생」)에서 경도대 출신이라는 설정, 교수와 제자의 관계가 역전되는 전개, “함께 인류의 역사를 만들지 않겠나” 같은 대사들도 내가 발안한 것. 두 번째 사진(역자주―제19화 「남자의 싸움」)에 “어쩌구저쩌구의 파일럿 누구입니다” 대사와 전개도 내가 쓴 건데, 텔레비전에서 예능인들이 극찬을 하는 것을 보고 “그거 내 건데……”라며 혼자 화면에 대고 딴죽을 걸었다. 모든 게 다 그립구나”





이소 “종반부는 다른 작품(역자주―1995년 11월 개봉한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로 추측된다)의 설정 및 원화 작업이 겹쳐서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가장 힘든 시기에 감독을 도와주지 못해서 마음 속에 쌓았던 불편함을 극장판에서 방출했다. 스태프들 누구 하나도 이게 히트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사회현상씩이나 되어서 다들 입을 떡 벌렸다. 이런 노개런티 특공은 이제 상업에서는 미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수한 세대의 특수한 체험.”

이소 “보충. 나는 작품의 구조 부분에 진력을 다했을 뿐, 이 작품의 생명력은 역시 감독이나 매인 스태프들이 특공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특공했던 인간들이 제대로 인세를 배분받는 작품은 거의 없고, 특공한 인간이 정당한 배분을 받지 못한 사례를 이 작품 말고도 나는 여럿 알고 있다. 이것은 제작업계 측에서 자정할 수 없다”

이소 “그러고 보니 실사영화 작품(역자주―2003년작 『킬빌 1』)을 도와주러 갔을 때, 내가 나쁜 버릇이 나와서 그만 “감독님(역자주―쿠엔틴 타란티노)의 팬이니까 돈이야 주는 대로 받겠습니다”라고 헛소리를 했었다. 그랬더니 프로듀서분이 “저희는 크리에이터를 소중히 여기므로 확실히 지불할 것입니다”라며 빈틈없이 개런티를 지불해 주셔서 새삼 마음을 다잡았었다.”





덤:


2021년 4월 11일…….
안노 “『신 에바』는 전작 『Q』를 넘어 시리즈 최고 흥행 70억엔을 돌파했다. 『신 고지라』의 82억 엔을 넘으면 내 작품으로서 신기록이 된다. 거기서 100억 엔까지 넘어서 아니메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귀멸의 칼날』이나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 100억엔을 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에바』는 로봇 아니메다. 『건담』조차도 100억 엔은 넘지 못했다. 이런 니치한 로봇 아니메로 100억 엔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면 매우 감사할 일” (실제로 한 말)

이소 “이노우에 토시유키씨에게 “원화,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제안했다가 “로봇 아니메는 안 해요ー”라고 거절당했을 때, “이거는 로봇이 아니고 인조인간입니다!”라고 성냈던 내 입장이 뭐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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