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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안노 히데아키 × 노비 노비타

2007년 5월 14일 월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완 Next_Calyx』 제십삼화


손에 든 목제 장난감을, 마지못한 모습으로 레이가 입에 물었다.
공갈젖꼭지를 싫어하는 레이라서, 치발기도 거부할까 걱정했는데, 역시 잇몸의 근질근질함에 진 모양이다. 아구아구 깨물고 있다.
슬슬 젖니가 나기 시작할 무럽이다.
나뭇결을 줄무늬 삼는 나무 물고기를 타고 침이 흘렀다. 턱받이도 거의 필요가 없었던 레이로서 드문 일이다. 가아제로 닦아주는데, 왜인지 미간을 찌푸린다.
예쁜 얼굴 망가져요. 라며 미간을 주물러 주었는데, 다시 주름을 잡으니 어찌 할 수가 없다.
… … ……
그동안 쌓인 여러 가지 불만을 나무 물고기에게 풀어놓기로 한 듯. 아구아구 물어뜯는 레이가, 왠지 사랑스러웠다.
 

****
 

초호기 시연은 메인샤프트 차폐공사가 끝난 뒤, 본부동 외곽의 지저깨비 제거와 동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앞으로 2주일도 남지 않은 지금, E계획부문은 재먼지가 일 것처럼 분주하다.
쓸데없는 것을 생각할 여유도 주지 않는 그 바쁨이, 지금은 기쁘다.
 
초호기 간이의장 담당자와 걸으면서 회의를 하고, 내 집무실 앞에서 헤어진다.
시인성 때문에 초호기는 노랗게 도색할 예정이다. 당연히 어깨 웨폰랙도 없으니 개장 전의 영호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 되겠지.
서류를 들추며 문을 열었을 때였다.
「이카리 유이 박사님」
불려서 고개를 돌려 보니, 염색한 노랑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눈가의 눈물점. 리츠코씨다.
「오늘부터 E계획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아카기 리츠코입니다」
빈틈없이 허리를 굽혀 절하는 것이, 실로 리츠코씨답다.
「기다리셨겠네요. 서서 이야기하기도 그러니까, 안으로 들어가죠」
「실례하겠습니다」
 
책상에 서류를 내려놓고, 리츠코씨에게 의자를 권한다. 응접세트 따위 없기에, 협의용 파이프 의자지만.
집무책상 옆의 아기 침대를 들여다보니, 그것을 가늠이라도 한 듯 레이가 눈을 떴다.
드물게도 손을 뻗어 왔기에, 착하지, 하며 껴안아 준다.
「자제분을 데리고 출근하신 겁니까」
「네에. 이 시기에는 조금이라도 모친 곁에 있는 게 좋으니까요」
 
개인실이기도 하고 레이는 얌전하니, 폐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아기침대를 들여놓았다.
예상치 못한 것은, 레이가 여직원들의 아이돌처럼 되어 버린 것이었다.
붙임성은 없지만 그렇다고 낯가림도 없는 레이는,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아, 누구나 안아볼 수 있다. 입소문을 타고 삽시간에 소문이 퍼지면서 점심시간, 휴식시간에 여직원들이 내실하게 된 것이다.
특히, 육아를 일단락지은 연령의 부인분들께 인기가 높다. 물어보니, 이 시기의 육아가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충실했다고 입을 모았다. 타자가 모든 것을 내게 맡기고, 온몸으로 요구해 오는 것은 이 때를 제외하면 없다던가.
자기 혼자 다 큰 것 같은 얼굴 하고 불평만 한다니까. 라며 삼백안을 뜨던 나이 지긋한 여직원이, 레이를 안고 있을 때는 성모 같은 미소를 띄우니, 그 말은 사실이겠지.
 
모자란, 그 자체로 완결된 최소단위의 인간관계 중 하나.
어쩌면, 제레의 멤버들 가운데 몇 명이라도 진심으로 육아를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인류보완계획 따위 채택되지 않았을지도 몰라.
 
「리츠코씨도 안아 볼래요?」
「저 말입니까!? 저…, 아이는 좀,」
어리둥절한 리츠코씨에게 문답무용으로 레이를 떠넘기고, 커피를 타기 위해 냉장고로 향한다.
「그… 아카기 리츠코입니다. 저기…」
어지간히도 당황한 모양이다. 유아를 상대로 자기소개라니, 이것도 리츠코씨 답다면 답지만.
「레이. 예요」
「잘 부탁해. 레이…쨩」
…아우우. 하고 올라가는 레이의 목소리는, 분명 대답의 말이겠지.
유리잔에 커피를 따르고, 병을 냉장고에 넣는다.
 
예상 밖인 것이 또 하나. 연구소내 여직원의 출산율이 상승한 것 같다.
레이를 안아보러 이 집무실로 내실하던 여직원들 가운데 몇 명이, 둘째 셋째를 낳기로 했다고. 개중에는 상당한 고령출산을 결심한 분도 있었다.
출산휴가를 최소화하고, 나처럼 자녀동반으로 출근하겠다는 상담이 여러 건 상부에 접수된 것도 그 때 즈음.
집무실 있는 사람은 무조건 허가. 그 외는 상급자와 집행부의 판단이라는 것이 된 것이다. 이거 의외로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겠는 걸. 이라는 후유츠키 부소장의 말에는, 그저 머리를 숙이는 것밖에 어쩔 수가 없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육소에서 인원을 파견해 연구소내에 출장소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집무책상에 유리잔을 내려놓고 보니, 조금 익숙해진 것인지, 리츠코씨가 위태롭지 않은 모습으로 레이를 안고 있었다.
마주보는 시선이 너무 상냥하다.
레이도 답하듯이 그 열색涅色 눈동자로, 리츠코씨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왠지 기뻐서 바라보고 있는데, 정신을 차린 리츠코씨가 어째선지 얼굴을 붉혔다. 아기를 안고 미소짓는 자신이라니, 리츠코씨의 본인상本人像에 그런 건 없었겠지.
그런 미래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면 좋을 텐데.
 
그러면. 하고 손을 뻗었다.
「일 얘기 해야 하니까, 얌전하게 있어야 해」
레이를 받아들어 아기 침대로 돌려보냈다.
…으므으. 하고 약간 언짢은 듯한 목소리는, 분명 항의의 의도겠지. 자신이 얌전하지 않았던 적이 있냐는, 그런.
 
잘 먹겠습니다. 라며 아이스커피를 입에 댄 리츠코씨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워터드립이라는 설명에 납득하는 얼굴. 제가 커피맛에 까다로워서요, 리츠코씨.
「대학원에 가실 생각이셨을 텐데. 억지로 끌고 와서 폐가 되었겠네요」
「아뇨, 통신제 대학원도 있고, …자신의 논문을 있는 그대로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다니, 연구자로서 더할 나위 없으니까요」
그 홀리는 말, 즉사기였어요. 라며 리츠코씨가 수줍어한다.
…이런 식으로 웃을 수도 있는 사람이었구나.
사람이란 아무리 사귀어도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렇기에 재미있지. 라는 카지씨의 말을 마음 깊이 실감한다.
「학위를 따고 나서 입소해도 어머니와 비교당하는 것은 변함없을 테니, 생각이 얕았습니다」
그 웃는 얼굴에 그늘이 없다. 정말로 개운해 보였다.
제레의 쓸데없는 견제 때문에 발품을 파는 수고를 했지만, 그 덕에 리츠코씨의 우울의 씨가 하나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괜찮은 거래였을지도.
「리츠코씨는 2주간의 오리엔테이션을 거친 후, 독일에서의 이호기 개발에 참여하게 될 것인데요」
「네.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요 근래 독일에 인원을 파견하게 된 것은 초호기 시연과 무관하지 않다. 의장은 아직이지만, 기능적으로는 거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초호기에 비해, 이호기는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
아마도 저번 세계들과 비교했을 때, 이호기 개발은 이미 상당히 늦어진 상태일 것이다. 영호기도 없고, 초호기도 참고가 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지만.
독일에서 진심으로 파견을 요청해 왔다고 생각되지는 않으므로, 제레가 수작을 부린 게 아닐까 생각한다.
 
「독일은 일본에 대항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힘들 거 같지만요…」
「그 대신, 아카기 나오코의 딸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보는 일은 없겠지요」
그것에 대해 불안감은 없는 것 같다.
정말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아이스커피를 홀짝이고 있다.
정말이지, 이런 면에서는 터프한 사람이야. 재차 리츠코씨를 다시 봤다.이쪽에서 걱정하는 것은, 스스로는 이미 상정이 끝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리츠코씨의 수완에 맡길 뿐.
메모리디바이스를 꺼내 내민다.
「이건…?」
「E계획의 모든 것이 들어 있지요」
과연 리츠코씨라도 이것은 놀랍겠지. 받아든 손가락 끝이 일순 굳어졌다.
아무리 특채로 초빙되었다지만, 갓 입소한 신인이다. 기밀 중의 기밀, 온갖 조직이 굴뚝같은 마음으로 탐내는 정보를 이리 척 넘겨받을 줄은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리츠코씨의 실력과 활약을 아는 입장에서야 너무나 당연한 처우지만.
「당신은 인공진화연구소의 간판을 등에 지고 독일에 가는 거예요」
앗, 나도 모르게 겐도씨의 포즈를 따라해 버렸다.
「거기 가서 E계획에 대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얕잡아 보일 것이고, 더 나아가 계획 전체의 지연을 야기하겠죠. 그것은 인류의 파멸을 의미하니까」
꿀꺽. 숨을 삼키는 리츠코씨. 이런 모습은 또 처음 본다.
「오리엔테이션도 천편일률적인 입소안내가 아니라, 저와 각 담당자가 함께 충실히 렉쳐할 거니까요」

마치 폭발물이라도 다루듯이 메모리디바이스를 내려놓은 리츠코씨가, 얼굴을 들었다.
「…저기, 그렇게까지 제게 기대하시는.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런가. 나로서는 자명한 것인데, 리츠코씨에게는 자기 자신의 실력조차 아직은 미지수.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다.
「사람 보는 눈에 자신이 있을 뿐인데…?」
머리를 흔든다. 당연한가.

모든 것을 꿰뚫어본다. 그런 느낌으로 힘을 담아 리츠코씨를 바라보았다.
「…그 논문이 에바에 응용되는 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리츠코씨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가 보인다.
「나오코씨가 누설했을 리도 없고, 누설한다고 당신이 순순히 그걸 받아들였을 리도 없고…」

따져붇듯이, 사이에 침묵. 리츠코씨는 대답하지 않지만.
「…그렇다면, 당신이 혼자 자력으로 구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요」
게히른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보안을 자랑하던 네르프의 기밀을, 일개 중학생에 불과한 켄스케가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켄스케 아버지의 보안의식이 지나치게 낮았던 것을 감안해도 말이다.
지금, 비슷한 위치에 있는 리츠코씨가 그걸 못 할 리가 없지.
「그것은 즉, 당신에게 그럴 만한 능력과 야심이 있다는 증거겠지요」
아니었나요? 라는 물음에, 체념한 듯 고개를 젓는다.
「당신이 예상한 것보다 빨리, 그 논문이 제 눈에 띈 것도 있고요」
거기에 관해서는 내 쪽에서 손을 썼다.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지.
「제가 얼마나 당신에게 기대하고 있는지, 좀 아시겠어요?」
어깨를 으쓱해 보인 리츠코씨가, 졌습니다. 라고 말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로서 보낸 10년은 겉치레가 아니거든. 그 수법은 속속들이 다 알고 있어요.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내민 오른손을, 약간 복잡해 보이는 표정으로 되잡아 왔다.
 

****
 

나는 벚꽃의 계절이라는 말의 실감이 없다.
그래도, 물려받은 기억들로부터, 흩날리는 꽃잎들을 연상하게 된다.
그것이 입학식의 심상이었다.
  힐끔힐끔, 진정하지 못하고 돌아보는 모습에 쓴웃음으로 대답한다. 아니, 신지 뿐 아니라 대부분의 새 1학년들이 그렇지만.
특별한 행사 때만 입히는 블레이저를 사복 위에 입은 아이들에게 긴장감은 없다.
세컨드 임팩트의 혼란기 와중, 각지의 소학교에서는 교복이 부활한 것 같다. 입힐 옷이 부족해 곤란하던 시절이니, 똑같은 옷을 입히는 것이 효율적이었을 테다.
하지만 과연 부흥을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여기가 제3신동경시라서 그런 것인지, 여기 제1소학교에서는 교복은 채용하고 있지 않다.
줄을 선 상급생들 중에는 블레이저조차 입지 않은 아이도 있고, 참으로 자유분방하다는 느낌이다.
그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조금 판단하기 어렵지만.

교장이니 내빈이니 하는 장황한 이야기는 여기서도 마찬가지인 듯, 어른들조차 지루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견디라고 그러기는 어렵겠지.
그래도 애써 참으려는 모습을 보자니, 뭐라 이름 붙이기 어려운 따스함이 가슴을 채운다.
어머니도, 저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계속 つづく
2007.05.14 PUBLISHED
2021.10.13 TRANSLATED
2021.11.24 TRANSLATION REVISED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補完 NC 第拾参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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