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30일 월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완 Next_Calyx』 제삽오화


에바가 사용하는 증설 배터리는 당연히 늘 충전되어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개수도 많으니까, 다 합치면 그 전력량을 무시할 수 없다.
개선된 전력공급 라인을 이용해, 증설 배터리의 전력을 초호기로 중개해서 케이지 내에서 전력을 공급했다. 라고 보고서에 적어넣었다.
제레에 이쪽의 손패를 밝혀줄 의리는 없으니까.
 
결국, 이번 정전사태가 어디의 사주인지, 그것은 밝혀낼 수 없었다. 짚이는 데가 너무 많아서 특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대신이라기는 뭐하지만, 당초 내다보았던 대로 수상한 자들을 산더미처럼 찾아내고 있다.
마기가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자 나오코씨는 대인감시 시스템부터 복구시켰다고 한다. 인력으로 이호기를 기동시키는 겐도씨 등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상한 행동을 하는 자들이 감시에 걸리는 것이 줄줄이 끊이지 않았다고. 게다가, 그렇게 이호기가 주목을 받은 결과로, 블랙리스트 필두에 있는 독일에서 이적해온 기술자 집단의 움직임이 봉쇄된 것도 얄궂은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복구가 신속하여 수상한 자들을 좁힐 수 있었고, 내통자나 스파이 등을 색출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보고서를 마무리했다. 자백하든지, 데리고 가든지 결정하라고 은근히 암시한 것인데, 순순히 들어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
 

군에 파견근무 나갔던 것은 이미 한참 옛날의 일인데, 아직도 문득 구매부를 PX라고 부르는 자신을 발견한다. 물론 입밖에 내거나 하지는 않지만.
차에 곁들일 과자가 떨어진 것을 깨닫고, 과자를 사러 왔다.
앗. 하는 목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미사토씨가 서 있었다. 당황하면서 손에 든 알루미늄캔을 감추려 하고 있다.
한숨. 그걸 사려는 게 문제가 아니고, 그 양과 숨기려는 게 문제인데, 미사토씨는 착각한 것 같다.
「그, 그게 아니고요. 이건 잔업할 때 마시려고…」
캔맥주 6개들이 팩, 게다가 3개…. 아니, 그 중 두 팩은 에비스가 아닌 BOA맥주니까, 기타 잡주라는 것인가.
세컨드 임팩트 이후의 혼란기에 나타난 것이 지게미 소주와 기타 잡주였다. 부흥에 수반하여 법에 저촉된 지게미 소주는 잠잠해졌지만, 기타 잡주 쪽은 제3, 4의 맥주로서 정착한 것 같다.
주로 주세 대책으로 탄생한 발포주와 달리, 순수하게 원료부족으로 탄생한 기타 잡주는 특정 작물의 작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공급이 안정적이니 가격도 저렴해서 잘 팔리는 것 같다.
 
 
최근 주량이 늘고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 하지만 그 미사토씨가, 그렇게 좋아하는 맥주를, 질보다 양의 기타 잡주로 바꿀 정도일 줄은 생각지 못했다.
아니, 생각해 보면 원래 세계의 미사토씨도 도중부터 BOA맥주로 주종을 바꾸고 있었다. 역시 주량이 늘어났던 것일까. 한때 카츠라기 미사토였던 주제에, 그것이 갈등의 표현이었음을 깨닫지 못하다니….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말 따위, 변명조차 되지 못한다.
역시, 나는….

또 땅을 파려는 기분이, 반짝임에 인양되었다. 불편하다는 듯 몸을 움찔한 미사토씨의, 그 가슴팍의 로자리오가 빛을 반사한 것이다.
그 마음은 알겠지만, 감히 마음을 굳게 먹었다.
「카츠라기 대위, 하나 덜고 오세요」
그러언~. 이라며 원망하는 눈빛. 하지만 의외로 순순히 미사토씨가 발길을 돌렸다.
과음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겠지.
 
주량이 늘었다 하니 또 신경쓰이는 것이 겐도씨였다.
겐도씨는 의외로 알기 쉬운 사람이라, 울적함이 쌓이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저 선글라스가 몰래 쪽잠을 위한 맹활약을 한 것 같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술로써 억지로 잠들고 있다. 최근 들어 그 추세에 박차가 가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남극에 가기 위한 짐을 다 꾸린 뒤, 알고 보니 사이드보드에서 브랜디가 3병이나 사라졌다. 오가게 될 거리를 생각해 보면, 틀림없이 과음하게 될 것이다.
술에 젖어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취해서 싸움질하는 거 넌더리나. 라는 것이 본인의 변이다.
허나, 술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된 시기가 문제였다.
광창사도전, 즉 내가 싸우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시기라 하니 다시 생각이 미치는 것인데, 미사토씨의 주량이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가 약간 늦은 감이 있다. 처음 세계에서는 무방비사도전 때 이미 기타잡주로 주종이 바뀌고 있었던 것 같다.
아주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지만, 그 차이로부터 근소하나마 마음에 위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내가 계산을 막 마쳤을 때, 미사토씨가 계산대로 돌아왔다.
양팔에 낀 맥주들 위로, 소령 계급장이 실려 있다. 승진할 때는 새 계급장을 직접 사는 것이 관례다. 정식 사령辞令은 아직이지만, 내시内示하는 것은 상관 없다.
「내일, 그거 축하하면서 마시자고요. 그러니 오늘 밤은 삼가세요」
헤에? 라며 얼빠진 얼굴을 드러낸 미사토씨를 남겨두고, PX를 나선다.
 
예전에 카츠라기 미사토였던 적이 있었던 만큼, 미사토씨의 울적함은 잘 이해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풀어줘야 하냐는 것인데….
 

****
 

그것은 원래 피해 억제만을 의도한 작전이었다.
 
세컨드 임팩트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안 평야가 수몰된 일본의 해안선은 복잡해졌고, 또 원천遠浅한 곳이 많아졌다.
낙하사도의 시험폭격. 그것으로 야기되는 해일은, 지금의 일본 지형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피해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영격하기로 했다.
저번 세계에서 정신오염사도를 상대로 사용했던 하수관 박격포를 준비해, N²폭뢰로 사도가 떨어뜨리는 시험탄을 쳐내려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기권 돌입 순간을 노려 폭압을 가해 탄도를 어긋나게 하는 것이지만.
반도폭격反跳爆撃처럼 물수제비 현상을 일으킨 시험탄이 모두 우주의 저편으로 날아가 사라졌다.
 
여기까지는 좋다. 시나리오대로다. 문제 없다.
 
『이런 작전. 누~가 생각해낸 걸까』
20번째 요격을 마치고, 아스카의 이죽거림도 피로해서인지 힘이 없다.
인덕션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간접제어인 이호기가 사격에서의 명중률이 높다. 그래서 아스카를 사격수로 출격시킨 것인데.
「미안해. 나도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시험폭격을 방해받은 낙하사도가, 끝없이 시험폭격을 되풀이하게 된 것이다.
『불평할 힘도 없어. 나, 잠깐만 쉴 테니까 싱크로 끊어 줄래?』
  『 …알았어 』
거의 불면불휴로 지휘하고 있는 미사토씨도 지칠 대로 지쳤다.
이호기가 하수관 포신을 내려놓자, 네눈박이가 빛을 잃었다. 그에 맞추어 하수관을 유지하고 있던 초호기의 AT필드를 해소한다.
『유이씨도 좀 쉬세요』
「카츠라기 소령도 쉬는 게 좋겠어요」
『…그럴 수야 없지요』
궤도상의 사도에 대한 효과적이 공격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한 미사토씨는 그것이 신경쓰이겠지. 전략자위대의 자주식 양전자포를 징발하는 것과 초호기가 직접 영격하러 가는 것을 금지했으니, 별 수가 없을 것이다.
장래를 내다보고 초호기의 실력을 감추고 싶은 나로서는, 너무 이른 시기에 손패를 다 드러내고 싶지 않다. 계책은 있지만, 거기에 AT필드 응용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고 버텼다.
 
「발령소 사람들 시켜서 붙잡아 억누르고 아카기 박사 특제 트랭퀼라이저tranquilizer를 주사할 거예요?」
미사토씨가 왼쪽으로 돌아서고, 휴가씨와 아오바씨가 오른쪽으로 돌아서자, 마야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발령소 사람들이 수시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었지만, 미사토씨만은 완고하게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변죽을 올리기 위해 오른손을 안주머니에 집어넣는 리츠코씨를 보고 움찔한 미사토씨가, 짧게 신음한다.
『…알겠습니다』
체념한 모습으로 휴가씨에게 지시사항을 일러주기 시작하며, 통신을 끊었다.
초호기째로 누워, 나도 쪽잠을 자기로 했다. 레이를 낳은 이래로, 뒤척이지 않고 자는 것에 익숙해졌으니까.
 

****
 

 
『강력한 전파교란으로, 목표를 로스트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휴식한 직후였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쉬었으면 해서 보고를 보류했다고 한다.
배려는 고맙지만, 나중에 따끔하게 혼을 내 줘야겠다.
 『오는 거겠지, 아마』
 『다음은 여기로, 본체가 오겠네』
미사토씨와 리츠코씨의 대화는 담담하다. 피로 때문에 감정이 마비된 것이 아닐까.
『어떡하지?』
【FROM EVA-02】 통신창이 열렸다. 적당히 쉬었는지, 아스카의 혈색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내가 AT필드로 받아내고, 아스카쨩이 섬멸. 이걸로 어때?」
『좋지만, 괜찮아?』
「20회나 시험폭격을 해서, 사도의 질량이 처음 출현했을 때의 3분의 2도 되지 않아. 괜찮아」
자기 몸을 깎아가며 시험폭격을 계속한 사도는, 당연히 살이 빠져 홀쭉해졌다.
이대로 시험폭격을 계속하며 마멸되느니, 차라리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기로 한 것일까. 시간을 두고 회복하는 선택지는 모르는 것일까, 안 하는 것일까. …못 하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알았어. 무리하지 마』
「그래, 고마워」
용해액사도 전투 이후로 아스카의 붙임성이 부드러워지고 있다. 서서히지만, 마음을 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남쪽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도를, 중력경감・원격전개 AT필드로 받아낸다.
시험폭격을 방해받아 탄도계산을 못 했는지, 제3신동경시 직격 코스가 아니었다. 그래도 외륜산 안쪽에 떨어지는 데 성공한 것은, 낙하에 특화된 이 사도의 진면목이라 할 것이다.
「목표까지 AT필드를 슬로프slope 형상으로 전개 중」
『라져!』
눈에 보이지 않는 AT필드의 비탈길을, 케이블을 떼어낸 이호기가 내달린다. 준비된 소닉 글레이브를 한쪽 날개처럼 뻗친 것이, 거의 날아오를 기세다.
뭍에 올라온 생선과 같은 신세인 낙하사도가 이호기에게 저항할 수단은 없었다.
 

****
 

 
저번 세계에서도 그렇고, 이번 세계에서도 그렇고. 이 사도와는 왜 이렇게 상성이 나쁜 것일까?
수북하게 산처럼 쌓인 서류더미에, 탄식이 새어나온다.
시험탄들을 일일이 요격하느라, 특별선언 D-17이 40시간 이상에 걸쳐 발령되었다. 그 결과 일본의 경제활동이 국소적으로 마비되어 약간의 공황을 일으켜 버린 것이다.
기껏해야 반경 50 ㎞ 이내에만 발령한 것인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제3신동경시의 경제규모를 잊고 있었다. 은행 결제가 늦어져 이자손실이 발생하거나, 급락하는 상장가를 손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기업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란 헤엄치지 않으면 가라앉아 버리는 참치와 같은 것인데 이틀간의 시간공백이 얼마나 치명적이었을지 아냐고, 홍보부에 불려가 설교를 듣는 신세가 되었다.
장래를 내다본 외교대책의 일환으로, 네르프는 접수된 클레임들을 허투루 처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뜩이나 홍보부의 부담이 큰 것인데, 이런 소동이 닥치니 홍보부 사람들이 살기가 등등한 것도 당연하다.
이번 작전은 내가 발안한 것이니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괜한 소리를 한 게 아닌가 싶다.
「관계 각 성청에서의 항의문과 피해보고서. 그리고 이게 주변 기업들의 손해배상 청구. 홍보부의 고충도 정식 서류로 올라와 있네」
어째서인지 나오코씨가 내 집무실까지 와서 직접 서류를 더 갖다 놓는다. 약 5분 전에는 리츠코씨가 같은 용무로 다녀갔다.
「빠짐없이 다 읽어 둬」
과연 모녀지간이구나. 라는 감상이, 서류의 무게에 짓눌린다.
「…마기 좀 빌려 줘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그런 시시한 일에 마기를 쓸 일은 없을 거야」
…역시, 이 사도는 내게 귀문鬼門이다.
 
계속 つづく
2007.07.30 PUBLISHED
2007.08.01 REVISED
2021.11.05 TRANSLATED
2021.11.27 TRANSLATED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補完 NC 第丗伍話



가공의 맥주인 BOA가 저급품이라는 해석, 그리고 그것을 미사토의 주량 증가로 연결시키는 해석은 이 팬픽의 독자적 해석입니다. 원작에서는 딱히 언급이 없고, 삽화에 나오다시피 오히려 「맥아 100%」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만 2018년 주세법 개정 이전에는 일본에 발포주이면서도 맥아 100%를 내건 제품이 없지 않았고(저자분의 해명), 비교대상이 되는 에비스가 워낙 고급품이기에 주종 변경이 주량 증가를 암시한다는 해석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하겠습니다.

사이비 맥주 투성이인 일본에서 에비스는 제대로 된 독일식 맥주라 상당한 고급품이지요. 하지만 한국에 수입될 때는 이상하게 거품이 붙어서, 그 돈 주고 사먹느니 기네스를 네 캔 만원으로 더 싼 값에 먹을 수 있는지라 외면당하는 괴악한 구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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