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3일 월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완 Next_Calyx』 제삽구화


파묻는 걸로 끝. 그럴 수만 있다면, 삼호기는 아무 데나 파묻어 버리고 싶었다.
실제로, 이번 세계에 처음 왔을 무렵엔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호기도 그렇고, 트라이던트도 그렇고, 여러 국면에서 내 판단과 개입이 이면에 화근이 되었다. 삼호기를 봉인해 버린다면 빙의사도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으니, 기동시험은 실행하지 않을 수 없다.
­ 
­  ≪ 삼호기, 기동실험까지, 마이너스 300분입니다 ≫
플러그의 수중스피커에서 들려오는 것은, 마츠시로에서의 중계다.
­  ≪ 주전원, 문제 없음 ≫ 
사전 체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본부 케이지도 비어 있다. 하지만 미세군집사도의 선례가 있으니, 방심할 수는 없다.
­  ≪ 제2아포토시스, 이상 없음 ≫
그래서 이렇게, 마츠시로에서 기동실험을 하고 있다.
­  ≪ 각 부위 냉각 시스템, 순조로움 ≫
다만, 이번에는 특히 공을 들여, 삼호기에 아무도 태우지 않았다. 최종적으로는 오토파일럿을 시험하겠다는 구실로 딱 잡아떼고, 파일럿 선발 자체를 하지 않았다.
­  ≪ 왼팔 압착록, 고정 종료 ≫
지금 시도하고 있는 것은 본부동에서의 원격기동. 미세군집사도가 내습했을 당시 실험했던 의사擬似 엔트리의 응용, 발전형이라 할 것이다. 모의체의 엔트리 플러그와 초호기의 코어를 사용, 삼호기의 플러그는 텅 빈 채로 기체를 기동하는 것이다.
물론, 코어를 각성시키지 않는 이상 삼호기는 움직일 수 없다. 에너지원이 없으니까.
빙의사도 대책을 겸하여 다른 실험들을 추가한 것인데, 명목상으로는 안전대책 일환으로서의 기체 점검이라는 것이 되어 있다. 폭발해 사라진 사호기와 소성이 같은 덕에, 여러 곳에 부담이 증가하는 이 절차가 받아들여지기 쉬워진 것 같다.
이것이 성공하면 먼저 삼호기 코어의 각성을 촉진할 예정이었다.
­ 『라져. B팀은 작업을 개시하라』
 
수고가 늘어나면, 일손이 필요해지는 것이 도리다. 현지에 도착한 리츠코씨를 대신하여, 본부동측 지휘는 후유츠키 부사령이 밭고 있다. 옵저버로서 나오코씨도 입회 중이다.
­  ≪ 에바 초호기와 데이터링크, 문제 없음 ≫
위험성을 감안하면, 리츠코씨를 마츠시로로 보내서는 안 됐다. 하지만 확고한 현장주의자의 뜻을 꺾기가 어려웠다.
­  ≪ 펄스 송신. 그래프 정상위치. 리스트, 1350까지 클리어. 초기 콘택트 문제 없음 ≫
­ 『라져. 작업을 페이즈 2로 이행한다』
더 이상 아이들을 전쟁터에 세우고 싶지 않다. 그래서 준비해온 원격 엔트리 실험은 순조로운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  ≪ 올 너브 링크, 문제 없음. 리스트, 2550까지 클리어. 하모닉스, 모두 정상위치 ≫
­  ≪ 절대경계선, 돌파합니다 ≫
순간, 울리는 경보. 버추얼 디스플레이에 비치는 솔레노이드 그래프의 기세가 멈추지 않는다.
뭐라고!? 아직 코어를 각성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빙의사도가 마음대로 날뛰게 된 건가?
­ 『실험 중지, 회로 절단!』
­  ≪ 안 됩니다. 체내에 고에너지 반응 ≫
마츠시로와의 통신이 두절되었다.
­ 

**** 
­ 

삼호기, 아니 에바빙의사도가 일으키는 폭발의 위력은 내가 몸소 겪어서 알고 있었기에, 마츠시로의 대비는 빈틈이 없었다.
충분한 거리를 두고 설치된 현지지휘소와의 통신이 회복된 것은 10분 후. 직원 전원의 안부가 확인된 것은 30분 후였다.
­ 
­ 『 활동정지신호를 발신. 엔트리 플러그를 강제사출 』
­ 『 안 됩니다. 정지신호 및 플러그 배출 코드를 인식하지 않습니다 』
출격 준비를 갖추고, 땅거미가 내려앉는 노베산野辺山 기슭에서 패턴 오렌지의 이동물체를 기다린 지 약 1시간.
 
­  ≪ 목표 접근! ≫
석별을 불태우는 태양을 등에 지고, 침묵의 에바 삼호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에바가 사도에게 탈취되다니…』
【FROM EVA-02】 통신창 속에서, 아스카의 표정이 씁쓸하다.
『저거, 정말 아무도 안 타고 있는 거 맞지?』 
「그럼. 플러그는 통신용 더미. 무인이야」
그동안 제레에 제출해 온 날조한 오토파일럿 개발성과. 그 모든 것이 완전 거짓말은 아니다. 이렇게 실용단계에 도달한 원격조작은 더미 시스템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 그렇다면…. 이라고 말하며 아스카의 시선이 돌아갔기에, 이쪽도 목표를 바라보려는 순간, 삼호기의 모습이 사라졌다.
『꺄아아아아악!』
초호기의 동체시력으로도 쫓아갈 수 없는 속도로 뛰어오른 삼호기가, 앞구르기를 하듯이 반회전하면서 이호기를 덮친 것이다. 너무 빨라서 AT필드를 칠 겨를도 없었다.
격돌한 기세 그대로, 2체의 에바가 서로 뒤엉키면서 논밭을 뭉개 지워 버렸다.
「아스카쨔앙!」
『괜찮…아아!』
삼호기를 걷어찬 이호기가 일어나면서 소닉 글레이브를 떨친다.
횡치横薙로 휘두른 그것을 브릿지 하는 요령으로 피한 삼호기가, 그 자세 그대로 이쪽으로 기어온다.
 
빨라!
거꾸로 들여다보는 머리를 노려, 비틀듯이 로우킥. 헛쳤다. 라고 생각할 새도 없이 삼호기의 발바닥이 시야를 가린다. 이번엔 드롭킥? 백텀블링처럼 몸을 던져 발밑에서 날아든 것 같다.
공중제비로 날아가 버린 초호기에, 어떻게든 낙법을 건다. 순간적으로 어깨를 높여 목을 보호했지만, 아슬아슬했다.

머리를 흔들어, 울렁거리는 시야를 떨쳐낸다.
저편에서, 삼호기의 등뒤에서 덤벼들려던 이호기가, 돌아보지도 않고 뻗어온 삼호기의 오른팔에 숨통을 붙잡힌다.
곧바로 일어서 내달린다.
­ 
그나저나, 이렇게 강한 사도였던가? 트릭키한 움직임은 변함이 없지만, 토우지 때도, 켄스케 때도, 이만큼 빠르지는 않았을 텐데.
…설마, 파일럿이 없기 때문에 이런 스피드인 거야?
­ 
유연하게 뒤돌아본 삼호기가, 나머지 왼손까지 이호기의 목을 졸랐다. 그 등뒤로 다가가 왼팔을 둘러 쵸크 슬리퍼choke sleeper를 걸었다.
토우지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막연하게밖에 알지 못했기에, 켄스케 때는 신물이 날 정도로 기록영상을 돌려 보았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위화감이 있었던 것이다. 고작 neck 행잉hanging 트리tree 좀 걸었다고 더미 시스템의, 삼호기의 기세가 꺾였던 것이. 호흡 따위 하지 않는 에바가, 사도가 도대체 왜. …라는.
그것은, 파일럿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사도가 안게 되었던 핸디캡이었던 것인가.
…그 증거로, 이 삼호기는 목을 졸라도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유이이!』
아스카의 외침을 구원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금세 그것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으윽!
삼호기의 목을 조르는 왼팔에, 열탕에라도 담근 것 같은 고통이 달린다. 다음 순간, 내 왼팔에 돋아오르는 잎맥. 초호기를 탈취하려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이 오산이라는 것을 곧바로 가르쳐 주지. 자아경계선을 넘어 돌아온 이 육체를, 녹여졌다가 받아들여졌다가 토해내진 체험을 가진 이 마음을, 그 직접 지배하에 있는 초호기를, 그리 간단하게 탈취할 수 없다는 것을.
붉은색과 오렌지색의 수평선으로 의식을 옮긴다. 평소에는 잔물결 뿐이던 수면이, 물마루를 치켜들고 꿈틀거렸다. 침입자의 존재에, 육체를 빼앗으려 하는 무례한 놈의 틈입에, 초호기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나까지 쫓겨날 것 같다.
­ 『 초호기 좌완에 사도 침입! 신경절을 침범당하고 있습니다! 』
희미하게 들린 것은, 통신 너머 발령소의 모습일까. 의식이 이동된 지금, 사람의 육체에의 반응은 희박하다.
­ 『 좌완부 절단. 서둘러! 』
엑? 하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왼팔 관절을 날려버린 폭압에도 삼호기는 꺾이지 않는다. 그 틈을 타 이호기가 배대되치기를 건다.
그런 것을 냉정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지나친 고통에 통각이 마비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허용량이라는 것을, 한순간이나마 넘었던 게 아닐까.
한 박자 늦게 스르륵. 플러그 수트 가운데로 왼손이 흘러내렸다.
!!!!!
 
날숨에 모든 것을 실어 비명을 질렀지만, 악문 이빨이 LCL을 가로막는다.
그런데도, 소리지르고 있다. 소리조차 낼 수 없는 나를 대신해, 초호기가. 악부장갑을 거칠게 찢어내고.
『유이이!』
방금 그게 누구 목소리였을까. 남녀 음성의 구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새하얀 가운데, 시야가 가장자리부터 붉게 물들어간다.
그것이 현실의 시야를 가로지르는 붉은 액체의 흐름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황급히 왼팔을 억눌렀다.
!!!
소금을 문지르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이다. 폭쇄 볼트로 날아간 상처를 눌러 뭉개는 것에 비하면.

플러그 수트는 LCL을 투과시키니까, 혈액도 새어나오는 모양이다. 따위 느긋한 감상이 뇌리를 스칠수 있는 것은, 뇌내마약이 분비되었기 때문이 틀림없다.
­ …
가슴 속에 열이 느껴져 위를 우러러보았다. S²기관이 시동되려는 것인가? 
사도였던 초호기는 통각을 고통으로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이 몸과 일체화함으로써 고통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생존본능도 일깨우게 되었다.
미친 듯이 날뛰는 에너지로 고통을 몰아내려는 듯, 초호기가 으르렁댄다.
이래선 안 된다. 초호기! 아픈 것 알아. 쓰라린 것도 알아. 일심동체니까. 하지만, 네가 무궤도로 날뛰면, 여기는 시산혈하의 지옥도가 되어 버릴 거야. 그러니까…
『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에 바라본 통신창 속은 모래바람에 휩싸였다가, 곧 자동으로 커트되었다.
「…아스카쨩?」
어느새 떠나간 것인지, 저편에서 삼호기가 이호기를 때려눕히고 있다. 순간 흥미를 잃은 듯, 천천히 돌아본다.
석양에 물든 삼호기의 모습을 보고, 초호기가 눈을 가늘게 떴다는 것을 느꼈다.
­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초호기의 대시에, 시야가 새까맣게 변했다.
대량의 혈액을 잃고 있던 나는, 체내 혈류의 쏠림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 …
­  ……
­ 
****
­ 
이제는 어지간히도 지겨운 이 천장, 감상을 말할 기분도 나지 않는다.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왼팔은 무사히 봉합된 것 같다. 원래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취로도 지울 수 없는 쑤시고 아픔이, 맥박 뛸 때마다 몸을 들볶는다. …아니, 육체적 고통은 됐다. 네르프의 의료 레벨이라면 언젠가 되든 낫긴 할테니.
문제는, 이번에도 또 내가 판단착오를 범한 것이 아닐까? 라는 부분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이전 세계들과 비교해 빙의사도의 침식이 묘하게 일렀던 것 같다. 영호기 때는 좀더 여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생각이 미친 것은, 삼호기 기동시험이었다. 초호기의 코어로 기동시킨 삼호기 기체는, 초호기와 기체특성이 비슷하다. 당연히 침식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생명체인 이상, 에바라고 해도 운동신경 향상에는 경험이 필요하다. 신경조직 그 자체는 처음부터 발달되어 있지만, 거기로 전달될 정보의 질은 경험으로 연마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을 몇 단계 건너뛰기 위해 코어에 인격을 봉입하는 것인데.
삼호기의 기체는 초호기 코어의 지배하에 있었기에, 신경조직의 최적화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것을 다루어 보임으로써 빙의사도는 단계를 건너뛰어 강해졌던 게 아닐까.
­ 
­ …이제 와서 검증할 수는 없어졌지만, 아마 틀림없이 그렇겠지.
­ 
­ 
시야 가장자리에서, 스윽 하고 문이 열린다.
서 있을 뿐인 검은 그림자는, 겐도씨 같다.
이쪽의 시선을 눈치채고, 눈을 피하며 걸어온다.
­ 
「…미안하다」
어린아이가 꾸지람을 예상하고 기가 죽어서 하는, 그런 방식의 사과였다.
「나의… 판단착오다」
큰 몸을 작게 웅크리고, 마치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고 몸으로 말하는 듯.
객관적으로 볼 때, 겐도씨의 대응은 착오라고 할 수 없다. 직접제어용 플러그 수트는 싱크로를 보조할 필요가 없는 대신, 바이탈 모니터에서는 간접제어용 플러그 수트를 훨씬 상회한다. 발령소에서는 내 상태를 손에 잡힐듯이 알 수 있었을 것이고, 초호기의 상태와 비교해 보면 심상치 않은 사태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초호기를, 뿐만 아니라 나까지, 탈취당할지 모른다. 침식이 동체에까지 번지면 걷잡을 수 없다. 망설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있었겠나.
­ 
그래도, 이런 사람이다. 당연한 결단조차 자기 탓이라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자기 곁에 두면 상처만 줄 뿐이라느니, 그따위 생각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당신의…. 쉬어버린 목소리는, 제대로 공기를 진동시키기 못한다. 알아듣지 못한 겐도씨가, 몸을 기울여 왔다.
「…당신의 실수라면, 제 실수예요. 우리, 부부잖아요」
「그것은…, 그렇지만…」
겐도씨의 뺨에 오른손을 갖다댔다. 자기 왼손을 겹쳐 잡았지만, 시선은 회피한 채다.
「게다가 사도를 섬멸할 수 있었으니, 그걸로 충분하잖아요」
 
「자네를 잃는 승리 따위, 승리가 아니야!!」
저도 모르게 언성을 높인 겐도씨가, 얼버무리려는 듯 두세 번 헛기침을 한다. 무심결에 튀어나와 버렸을 만큼, 오랫동안 흉중에 그 말을 담아놓고 앓아왔음이 틀림없다.
「삼호기의 움직임에 현혹되어 싸울 방법을 잘못 선택한건, 제 탓이에요」
원거리에서 AT필드로 붙잡아 버렸으면, 침식 따위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톱 다이어스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겐도씨의 마음을 알면서, 어찌해줄 수 없던 내 탓이다.
그래도 말이 격해지려는 겐도씨의 목에 팔을 둘러, 끌어당겼다. …조금 자세에 무리가 있어, 상처가 운다.
­ … 
충분히 시간을 들여 침묵시키고, 팔을 개방한다. 지금은, 이런 식으로 속일 수밖에 없으니…
「사령관이시잖아요? 정신줄 좀 잡아 주세요」
쓴웃음을 지으며, 겐도씨가 간신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자네 뿐이야」
「그렇다면 괜찮네요」
위엄있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도저히 참지 못하고 둘이서 낄낄 웃어 버렸다.
­ 
계속 つづく
2007.08.13 PUBLISHED
2007.08.15 REVISED
2021.11.09 TRANSLATED
2021.11.28 TRANSLATION REVISED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補完 NC 第丗九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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