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8일 일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간』 #EX7


「빨간색 돼지!? 빨간색 돼지 어디야!」
빨간 색 없고. 돼지도 없고. 그것은 이것.
내가 집으려던 카드를, 으깨 부술 듯한 기세로 아스카가 냅다 때렸다.
「…아스카. 치사해」
「빠른 사람이 이기는 걸로 정해져 있잖아」
겨우 찾아내도, 내가 찾았다는 것을 눈치챈 아스카가 먼저 낚아채가는 경우가 많다.
「뭐야. 불만이 있으면 말해」
불만은 없다. 선착순이 룰은 맞으니까. …그렇지만.
「아아 진짜! 그런 눈으로 보지 좀 마. 알았다고. 이건 돌려줄게. 그래도, 불만이 있으면 똑바로 입밖에 내어 말하란 말이야. 아무나 나처럼 네 기분을 헤아릴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내밀어진 카드를 받아든다.
아스카는 상냥해. …정말로.

Solche Strolche!는 미사토씨가 가르쳐준 게임. 독일에서 근무할 때 발견했다고 그랬다.
25장의 문제 카드에는 개・고양이・말・소・돼지 중 1종류가, 빨강・파랑・초록・노랑・보라 가운데 1가지 색으로 그려져 있다.
25장의 대답 카드에는 개・고양이・말・소・돼지 중 4종류가, 빨강・파랑・초록・노랑・보라 가운데 4가지 색으로 각각 그려져 있다.
덮인 채 쌓여 있는 문제 카드를 넘겨서, 거기에 그려진 동물과 색깔이 없는 대답 카드를, 넘겨진 채 쌓여 있는 대답 카드들 중에서 찾아낸다.

정답 카드를 가져간 사람이 다음 문제 카드를 넘긴다.
내가 넘긴 카드는, 녹색 개 카드. 그러니까 녹색도 개도 없는 카드를 찾아야 한다.

「이거닷!」
아스카가 잡은 카드를 내보인다. 옳게 잡았는지, 모두 확인한다.
빨간색 고양이, 보라색 말, 노란색 소, 파란색 돼지. 개가 없다. 녹색도 없다.
수긍.
「이번에는 불만, 없는 거지?」
수긍.

『네 명 정도 있지 않으면 재미 없거든』
그렇게 말하며, 미사토씨가 이 게임을 꺼냈던 것은, 아스카가 처음 미사토씨의 집에 살기 시작한 날 밤의 일.
『오늘 밤은 아스카…쨩의 환영회니까』라며, 다양한 독일 요리와, 비슷한 정도의 일본 요리가, 테이블에 빽빽하게 채워졌다.
『이건 뭐야?』라며 일본 요리를 물어보는 아스카에게, 미사토씨가 기쁜 듯이 대답하고 있었다.
『…이건 무엇?』라며 독일 요리를 물어보는 내게 대답하는 아스카의 얼굴. 그 때는 언짢아한다고 느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을 안다.
식사가 끝나고, 평소라면 곧바로 뒷정리를 했을 미사토씨가, 식기를 치우는 둥 마는 둥 하고, 모두를 거실로 불렀다.
테이블 위에 작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 때의 광경을, 무엇보다도 미사토씨의 웃는 얼굴을 잘 기억한다.

「파란 말!?」
자기가 카드를 넘겨 놓고, 누군가에게 묻는 것처럼 외치는 아스카.
전에 왜 그러냐 물어 보았더니, 『모두에게 알려주는 거야』라고 그랬다. 문제를 아나운스하라는 룰은 없었던 것 같아 룰북을 읽고 있으니, 『아스카…쨩은 자기 자신에게 일러주고 있는 거야』라고 미사토씨가 귀띔해 주었다.

「그건…  이거네」
이카리군이 파란색도 말도 없는 카드를 짚었다.
이카리군은 제법 만만치 않다. 섣불리 눈치를 보였다가는 아스카가 가로채기 때문에, 노리는 카드를 보지도 않고 가져가기도 한다.
이카리군의 전적은 안정적으로 대체로 2위나 3위. 전에 물어 보았더니, 『몇 가지는 미리 문제를 역산해 두는 거야. 그러면 일정 수는 반드시 가져갈 수 있으니까』라고 그랬다. 그렇게 해 보니, 확실히 성적이 올라가는 것 같았다.

이카리군이 가져간 카드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자, 미사토씨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온다.
의지의 힘이 없는 눈동자는 그저 유리구슬 같고, 보면 마음이 아파온다. …이 기분이 뭔지 알아. 외롭다는 감정.

『미사토씨는 떠들썩한 걸 좋아하니까』라고 이카리군이 그랬다. 확실히, 그 자신이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떠들썩한 장소를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버테이블을 여분으로 빌려서 두 대를 놓고, 침대 위, 미사토씨의 눈앞에서, 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피곤한 것도 마다않고, 모두 선 채로.

「다음은…」
「보라색 고양이~!? 어디 있을까~!」
아스카의 눈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살짝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구석의 카드에, 손바닥이 올라갔다.
『총을 잡다 보니 커졌어』라고 말하던 그 손바닥, 이 네 명 가운데 가장 크다.
곳곳에 못이 박혀 조금 거칠지만, 그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주면 기뻐진다.
더듬듯이 올려다본 그 눈동자에, 아직 의지의 힘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입술이 무언가를 자아낸다.
들리지 않지만,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알고 있다.
『전체를 부감하듯이 내려다보는 것이 요령이야』
카드를 가져갈 때, 꼭 그렇게 말했으니까.

「뭐? 뭐꼬!? 이 뭔 소동이고?」
특징적인 말투는, 스즈하라군. 우리가 여기 올 때면, 따라 오면서 아이다군의 체력재활을 거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앗!? 설마…」
뒤이어 문에서 고개를 내민 것은 아이다군. 기세를 올려 입실하려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목발도, 머지않아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병실에서 소란…? 엣, 뭐야?」
이 부분에서 호라키양은, 언제나 스즈하라군과 함께 같다.
「미사토 언니야. 눈 뜬 기가?」
사쿠라쨩…. 사람을 -쨩 붙여 부르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양 을 붙여 부르면 서먹서먹하다고 나무란다. 특징적인 말투로.

아스카가 너스콜을 연타한다.
이카리군이 필사적으로 부르고 있다.
나는, 미사토씨의 그 손을 살며시 잡았다.

미사토씨. 당신이 눈을 뜨기를, 모두가 기다리고 있어요.

종극 終劇
2007.9.18 DISTRIBUTED
2021.9.20 TRANSLATED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 補間 #E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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