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8일 수요일

『아스카의 아스카에 의한 아스카를 위한 보완』 제칠화


『신지, 깡통』
『아, 응』
밟지 않게 조심하라는 의미였는데, 오해한 신지는 주워서 쓰레기통을 찾는다. 육교 위에 있을 리도 없으니, 좀 난처한 기색.
한 번은, 신지가 실수로 빈 테이프 케이스를 밟았다. 그 때 내가 외친 소리 없는 비명을, 신지는 듣지 못했겠지. 군함을…, 아니, UN해군 장병을 짓밟은 감촉이 똑똑히 떠오르고 말았다.
그 이래로, 신지가 뭘 밟지는 않을까, 그것만 신경쓰게 된 거 같다.
 

「할로, 신지! 구텐 모르겐!」
「좋은 아침」
비굴하게 영합하지 말라고 말해 두었으니, 신지가 독일어로 화답할 리가 없다.
「아침부터 볼런티어활동? …착한 아이구나아」
신지가 손에 들고 있언 빈 깡통을, 아스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해서, 여기 있지, 또 한 명」
「누가?」
「너 바보야? 퍼스트 칠드런 얘기하는 게 뻔하잖아」
듣고보니 떠오른 생각. 그 말을 듣고 즉시 레이를 가리킨다고 이해할 수 있는 건 나 본인 뿐이야. 세계에 세 명 뿐인 칠드런 중 한 명으로서 자의식이 강해 그런 식으로 말하게 되는 건 알겠어. 하지만 신지는 그렇게까지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또 한 명이라고 해도 감이 안 잡혔겠지. 그걸 이해하지 않고 남을 바보 취급하다니, 나쁜 짓이야. 상대가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하지 않은 내 탓인 걸.
「아아, 아야나미라면…」
신지가 바라본 방향에, 레이. 나무가 드리운 그늘 아래서 책을 읽고 있나 봐. 아무래도 저렇게 사람이 많이 오가고 시끄러운 데서 책이 읽히나 싶지만, 그게 레이라는 거겠지. 저애는 저렇게 보여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으니까. 사람은 많지만 신경쓸 일은 적은 이 시간의 저 장소는 그야말로 딱 알맞은 서재이려나.
 
…그나저나, 이런 데 멈춰서 있으면 통행 방해잖아. 두 사람의 몸에 가로막힌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왠지 무겁다.
 
「할로! 너 아야나미 레이지. 프로토타입의 파일럿」
신지를 재촉해서, 아스카의 뒤를 따라 육교를 내려갔다.
이쪽도 가능하면 좋게 만났으면 싶은데.
 
「나, 아스카. 소류 아스카 랭글리. 에바 이호기 파일럿, 친하게 지내자」
「…어째서?」
…정말이지, 느그들이란….
「그러는 편이 형편에 좋으니까. 여러가지로」
「…명령이 있으면, 그럴게」
『…신지,』
라고 귀띔하기도 전에, 신지는 레이 앞까지 나아갔다.
「아야나미. 그러면 좋지 않다고」
「…어째서?」
그러면.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던 신지가, 자기 가슴에 오른손을 갖다댔다.
「나와 맺은 끈은, 명령을 받아서였어?」
…아니. 라는 레이. …요구받은 것에 응하겠다고 생각한, 내 마음. 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럼, 사이좋게 지내자고 말해준 소류양한테 아까처럼 그러면 안 되겠지」
「…그러게. 미안합니다」
「사과는 나한테 할 게 아니고」
신지의 눈짓하는 시선 끝에, 조금 머쓱해 보이는 아스카.
…그래. 라며 일어선 레이가 꾸벅 고개를 숙인다.
「미안합니다, 소류양. 사이좋게 지내요」
「이상한 애네」
  「그쟈. 에바 파일럿은 이상한 것들만 뽑는 기가 뭐꼬?」
하하하…. 바보토우지,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지옥귀地獄耳 그 자체니까.
 

****
 

윙캐리어에서 투하되어 모래톱에 내려서자, 전원장치 트레일러가 케이블을 접속해 준다.
곧, 그 분열하는 사도가 나타날 거야.
≪둘이서 덤비라니, 비겁하잖아. 내 취향이 아니야≫
 ≪ 우리한테 고를 여유는 없어. 살아남기 위한 수단을 말야 ≫
웬일로 미사토가 바른 말. 전력의 축차투입이 어리석기 짝이 없다는 것 지금의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인데…. 내 마음 속에는 내가, 나한테, 나만!…, 그런 것들로 가득했던 거야.
…아니지, 그런 것들밖에 없었던 거잖아? 아스카.
뭔가 처량하네. 자신에 대한 동정이라고 해야 하나, 그 뭐지…, 연민?
 
성대하게 올라오는 물보라에, 신지가 숨을 삼킨다.
「왔다!」
 ≪ 공격개시! ≫
≪그럼, 나부터 간다! 엄호해!≫
「알았어」
오뚝이ヤジロベエ처럼 모양새 빠진 사도에게, 초호기가 팔레트 라이플을.
≪간다아아!≫
「에엑!?」
반쯤 수몰된 빌딩을 발판으로 삼아, 이호기가 사도에게 접적接敵. 남은 간격은 단숨에 점프해서, 소닉 글레이브를 휘두른다.
≪이야아아아아아ー앗!!≫
 
아니나다를까, 사도는 깔끔하게 일도양단. 이 때의 손맛, 잘 기억하고 있어. 아니, 손맛이 없었던 걸…, 잘 기억하는 거려나. 자기 실력을 과대평가한 나는, 그 위화감이 의미하는 것을 나 좋을 대로 해석했지.
「멋지다…」
≪어때? 서드 칠드런! 싸움은, 언제나 낭비 없이 아름답게≫
이 사도가 이 정도로 쓰러지지 않는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지금 막 분열을 끝내려는 참. 신지에게도 최후의 최후까지 방심하지 말라고 한참 일러주고 있었다.
『신지이, 아직!』
『…응!』
이호기에 가까운 쪽의 사도를 향해 팔레트 라이플을 일제사격하며 초호기가 달려들었다. 사도가 위축된 그 순간을 기회로 이호기가 물러났다.
「괜찮아!?」
≪너 같은 거한테 걱정받고 싶지 않아!…≫
이호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신지는 초호기에 가까운 쪽으로 공격대상을 전환. 팔레트 라이플로 견제하면서, 왼손에 프로그 나이프를 장비. 단숨에 코어를 찌른다.
…할 수 있잖아. 거 봐!
『피해애!』
무작위적으로 휘둘러진 사도의 발톱을, 초호기가 간신히 피한다. 찢어지는 팔레트 나이플 맞은편에서, 이호기가 사도의 한쪽 팔을 베어냈다. 하지만, 양단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참격을 신경쓰는 기색이 없다. 반격을 받은 저쪽도 일보 후퇴.
「미사토씨! 사도의 상처가!!」
 ≪ 뭐 저런 사기가 다 있어! ≫
프로그 나이프에 찔렸던 코어가 순식간에 수복된다. 쐐기를 박고자 팔이 없는 쪽에서 사도를 공격하던 이호기가, 돌연 나타난 팔에 후려맞아 널아간다. 포물선을 그리며 내동댕이쳐진 붉은 기체가, 지면에 처박힌 채 침묵한다.
아스카의 비명에 정신이 팔린 신지를 보고만 있을 정도로 무른 사도가 아니다. 순식간에 눈앞에 다가오더니, 이번에는 피할 수 없는 틈을 타 발톱을 휘둘렀다.
 

****
 

「「네ー에!」」
현관 초인종이 울리자, 둘이서 거실을 나선다.
문을 열자, 히카리와 바보콤비. …뭐어, 나야 올 줄 알고 있었지만.
「이 시국에 또 커플룩, 싫어~잉 하는 느낌」
「「 이, 이건…, 일본인은 겉모습부더 닮아가는 거라면서, 억지로 미사토(씨)가… 」」
유니즌 훈련의 성과도 뭣도 아니지만, 둘이 하는 말이 완전히 하모니를 이룬다.
「부, 불결해! 두사람 다!」
「오, 오해라고!」
「오, 오해거든!」
오해고 육해고 없어. 가만, 히카리…. 너, 신지 덕에 바보토우지와의 진도가 원래보다 훨씬 빨리 빠졌는데, 그건 불순교제 아니야?
 
「어머, 어서들 와」
잉잉잉 손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저어대던 히카리에게 말을 걸어준 것은 미사토. 세 명이 앞서 온 엘리베이터 쪽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은, 레이를 데리고 옆집에 사전답사를 갔다 왔으니까.
신지의 말을 듣고 레이의 방을 보러 간 미사토가, 그 참상에 말문이 막혀 레이까지 맡겠다고 나섰지. 물리적으로 지금 집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옆집에 살게 되었다는 사정. 그것에 맞추어 아스카도 옆집으로 이사하게 될 예정.
 
「이기 뭐 우예 된 긴지 설명 좀 해 주실 수 있을까예?」
 

***
 

「그라문 그렇다고 진작 말을 그래 했으면 됐을 거 아이가」
오해가 풀려 모두들 웃고 있다. 뭐어, 레이는 평소대로지만, 이쪽은 훈련 중이라 그럴 여유가 없네요.
「…그래서, 유니즌은 잘 되어가고 있나요?」
「그건, 다들 보시는 대로…」
히카리의 질문에 미사토가 대답한 순간 비프음이 울렸다.
「「「「 하아~… 」」」」
답답하고 초조해서, 아스카가 헤드폰을 벗어 던진다.
「당연히 잘 안 되지! 신지에 맞춰서 레벨을 내리라니, 제대로 될 리가 없잖아! 애초부터 무리한 얘기였다고」
아스카가 저럴 정도로 신지가 못 하고 있는 건 아닌데. 무엇보다 이 내가 조언해주고 있는 걸. 이보다 더 좋은 코치가 어디 있겠어?
게다가, 나는 유니즌의 결과를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자신을 가지라고, 신지라면 할 수 있다고, 너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그렇게 격려할 수 있었다. 그 덕분인지, 신지는 전향적이고, 그만큼 발전도 빠르다.
「그럼, 그만둘래?」
「달리 할 사람도 없잖아?」
하지만 아스카는, 신지가 그럭저럭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면, 멋대로 게임 레벨을 올려 버린다.
…내가 이렇게나 삐뚤어졌었다니. 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걸.
 
「레이」
「…네」
…미사토. 네 의도야 알겠지만, 지금 엄청 심술궂은 눈을 하고 있거든.
「해 봐」
…네. 라며 레이가 일어선다.
아무리 아스카가, …내가 외고집이고 내가 나쁜 거라고 해도,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
그러니까, 부탁이야. 신지….
「저는 안 할래요. 미사토씨」
「엑? 저기… 신쨩?」
설마 신지가 반대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까. 미사토의 눈이 점이 되었다.
「…어째서? 이카리군은, 나와 하고 싶지 않아?」
…레이. 너 말하기 공부 좀 해라. 둔감마왕 신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 그랬다가는, 누구든 엄청 오해할 거야. 저 봐, 히카리 얼굴 빨개졌네.
그런 건 아니지만. 이라며 머리를 긁던 신지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미사토를 쏘아보았다.
「미사토씨. 영호기 출격할 수 있나요?」
「엣? …아니이, 뭐어어, 아직 좀 그렇지…」
눈이 헤엄을 치면서 얼버무리려 하지만, 신지는 추격의 손을 늦추지 않는다.
「그러면, 아야나미를 이호기에 태우실 건가요?」
「그을쎄…, 그것도 어떨까나아, 하고 미사토씨 생각만 했는데~」
…나하하하~핫. 웃어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확실히, 레이는 초호기에도 싱크로할 수 있겠지. 그리고 제6사도전에서 신지가 이호기를 움직였던 사실을 생각할 때, 레이가 이호기와 싱크로해도 이상할 건 없다.
하지만 뭐어, 여기서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그러면, 아야나미가 해 봤자 의미가 없잖아요」
「아니, 그게? 신쨩, 있잖아…」
뭐라고 말하려는 미사토를, 헤드폰을 쥔 왼손을 내밀어 일축.
「미사토씨가 뭘 하려던 생각이었지는 알겠어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빗대어서 자존심 뭉개고, 그런 거 저는 싫어요」
신지가 하는 말은, 거의 내가 부채질한 말들이지만…. 그래도 신지, 뭔가 듬직하네.
그런데, 아스카는….
「너 같은 거한테 동정을 받다니, 나도 죽을 때가 다 됐네」
돌아보는 신지의 시야에는, 그야말로 부모의 원수라도 노려보는 듯한 눈초리.
신지의 시선은 곤혹스러워 하는 것이 오히려 상냥하겠지…. 그래서 더더욱 참을 수 없어 눈을 돌린 거지? 아스카.
「아, 진짜 싫어! 못 해 처먹겠네」
미닫이문을 때려열고 뛰쳐나갔다.
「아스카양!」

「…오니의 눈에도 눈물은 흐르는구나」
아니, 잠깐만 있어 봐. 내가 저렇게까지 뒤틀렸었어? 사람의 호의를 무엇 하나 솔직하게 받을 수 없는, 이런 위험한 애였다고?
자기자신을, 알 수가 없어….
「이~카~리~구~운!」
시야가 계속 전진했다.
『…신지?』
『응. 쫓아가야겠지…』
쫓아가! 라는 히카리의 고함소리를 등 뒤에 남기고, 신지가 거실을 나간다.
확실히, 저번에도 신지는 쫓아와 줬었구나. 하지만 그게 신지의 자발적인 행동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야, 그 신지였는걸.
…하지만, 이 신지는, 내가 봐온 이 신지는, 자신의 의사로 쫓아가는 거야.
신지…, 너 확실히 변했구나. …그거 내 덕분이라고 해도 돼? …되는 거지?
 

***
 

…역시, 편의점으로 도망쳤구나.
목소리를 내려는 신지를 제지한다. 서투른 위로 따위 듣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던 게 기억나서.
바구니를 갖고 와서, 샌드위치를 적당히 던져넣는다. 지갑 갖고 나온 게 정답이었네.
쭈그리고 앉은 아스카의 옆의 유리문을 열고, 신지가 코카콜라를 꺼냈다.
「뭐 마실래? 내가 살게?」
「…뭣 하러 왔어」
휴식이야. 신지가 코카콜라를 선반에 되돌린다. …역시 펩시인가. 아니 그런 게 지금 중요한 게 아니고.
번득, 올려다 노려보는 기색을, 신지의 시야 구석에서 빠듯하게 확인. 섣불리 눈을 마주치면, 기백에서 지고 들어갈 테니까, 신지에게는 아스카를 보지 말라고 말해 줘야지.
 …
도망치면 안 돼. 라고 다시 되뇌고, 신지가 시선을 올렸다. 내가 신지에게 말하게 하려고 시키는 것은, 신지의 성격으로는 입밖에 내기도 어려웠을 것.
 
「…혹시 해서 말해 두는데, 사과 안 해」
「뭐를?」
신지, 굉장히 긴장했구나. 입속이 급속히 메말라온다. 그래도 말이 막히거나 박자를 놓치지도 않은 걸 보면, 신지도 이런 것에 익숙해진 거겠지.
「…내가, 소류양을 따라잡지 못하는 거」
「뭐야? 뻔뻔함?」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이라며, 신지가 펩시를 꺼낸다.
「…내 반사신경이 떨어지는 게,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차가운 알루미늄 캔이 앗아가는 것은 열뿐만이 아닌 듯, 신지가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내가 노력하지 않았다면 사과해야겠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했어」
그래, 신지. 네가 열심히 했다는 건 다름아닌 내가 보증한다니까.
「그러니까, 소류양이 굉장하다는 것도 알아」
!
이건 내가 시킨 말이 아닌데. 망설입도 없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말하다니, 그건 신지의 진심이기 때문이겠지. 유니즌 특훈 사이에 느끼게 된 걸까. 그래서 아까 미사토한테 대들었을 때, 신지의 말이 그렇게 힘찼구나. 알겠어.
…신지. 너, 봐 주고 있었구나.
 
「…살 거 사고, 나 먼저 갈게」
「뭐야. 데리러 온 거 아니었어?」
그러니까, 그냥 휴식이랬잖아. 마음 탓인지 따뜻해진 알루미늄 캔을 바구니에 넣고, 선반에서 하나 더 펩시를 꺼낸다.
「소류양이 쉬는 동안 조금이라도 더 연습해서 따라잡아야 하니까」
「…」
돌연 벌떡 일어난 아스카가, 선반에서 진저에일 병을 꺼냈다. 윌킨슨WILKINSON은 일본에 유일한 진짜 진저에일이었지.
「너 따위가 나를 따라잡다니, 100만년이 지나도 무리야. 그러니…」
계속하려던 말을 삼키고, 아스카의 시선이 헤엄친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 한 것일까. 그것은 나도 상상할 수밖에 없다.
왠지 수상쩍은 눈길로 바구니를 바라보더니, 신지의 손에서 펩시를 뺏아간다. …당분간 열면 안 돼, 저거….
「내가 살게. 나머지는 돌려놓고 와. …네가 만들어 주는 요리면 충분하니까」
홱 발길을 돌린 아스카가, 허둥지둥 계산대로 향했다.
나도 그랬지만, 지갑은 제대로 가지고 뛰쳐나왔네. 충동적인 파멸형은 아니라는 거지.
「두고 가 버린다!」
진작 계산을 마친 아스카가 재촉하자, 부랴부랴 신지가 상품들을 되돌린다. 아하하…, 그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아스카는 기다리고 있을 거야.
 

****
 

이호기와 초호기의 손상이 저번에 비해 가벼운 것 같다. 작전결행이 하루 정도 빠르고, 작전지역도 다르고.
당연히 미사토도, 밤샘야근에 하루 일찍 들어갔고.
 
이 벽을 조금이라도 넘으면 사형이야! 어린애는 밤새지 말고 잠이나 자. 라는 말을 내뱉고 제꺽 자러 갔을 아스카가, 미닫이문을 열었다.
순간적으로 자는 척 한 신지를 신경쓰는 기색도 없다. 방향을 봐서 화장실인가? …나도 기억이 없어서 모르겠네. 이 때 잠이 덜 깼었나?
 …
털썩. 하는 소리와 진동에 눈을 뜬 신지의 눈 앞에, 아스카의 잠든 얼굴. 놀란 신지가 SDAT 리모컨을 오작동시키는 바람에, 테이프가 마구 돌아간다. 한동안 거실에서 미사토까지 셋이서 자고 있었으니, 잠자리를 착각한 걸까.
미인은 자는 얼굴도 예쁘네에. …따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신지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간다. 반쯤 찌그러져 골이 강조된, 종형으로 모양 좋은 바스트. 아무리 신지가 둔감마왕이라도, 이걸 안 볼 수는 없었겠지.
「…응」
움찔한 아스카에게 이끌려, 신지의 시선이 올라간다. 그 초점에는, 앵두조개처럼 가련한 입술이 들어오고…
…그러고 보니, 키스 하려다 말았다, 그랬던 거 같…?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신지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있어!
꺄ー악! 꺄ー악! 그러면 안 돼! 신지. 여자애가 자는 틈을 타서 몰래 빼앗아 가다니, 짐승이나 할 짓이야! 세기의 미소녀의 입술을 탐하는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1주일 가까운 특훈생활로 무언가가 뭉글뭉글할 것도 알겠지만, 그래도 이건 못된 짓이야!
…그래도, 지금의 신지라면 키스 정도는 허락해줘도 되지 않을…. 꺄ー다♪ 꺄ー다♪ 나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내 얼굴은 이미 초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졌디. …그런데 나, 왜 신지를 멈추지 않는 거지…?
물론 내가 먼저 잠들었다는 설정이라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사정은 있다. 모처럼 쌓은 신지와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릴 수 없으니까.
…그치만, 그치마안?
 …
 
아아, 몰라 다 틀렸어! 하는 순간, 아스카가, 엄마. 라고…, 중얼거렸다.
다가가던 신지가, 진땀을 흘리며 딱 멈추었다.
바라보는 시야, 아스카의 눈가에 굵은 눈물이 맺혔다.
…엄마 꿈을 꾸면서 울고 있었다니. 내가 얼마나 강한 척 하고 있었는지, 정말 이제야 알겠어.
나, 실은 약하구나…
 
악귀가 빠져나간 것 같은 신지가, 두꺼운 타올킷을 질질 끌며 방 가장자리로 퇴피했다.
  …
후우…, 과오를 미연에 방지했네. …그런데, 어째 손해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지?
 

****
 

 
작전결행이 하루 빨라진 만큼, 사도요격의 경로도 달라졌다.
다시 진공을 시작한 사도에게, 윙캐리어로 접근. 도킹아웃하고 상공에서 전자기 울타리 형성기를 내리꽂아 분단시키고, 낙하한 기세 그대로 걷어차기.
깊수우우욱히 땅에 처박힌 제7사도가 폭발하면서, 에바 2기는 튕겨 올라왔다. 그 덕분에 마지막에 둘이 싸우는 일도 없었고. 그래서 키스 미수사건도 어둠 속으로….
일단은 해피엔딩, …일까나?
 
계속 つづく
2007.06.13 PUBLISHED
2021.11.02 TRANSLATED
2021.11.27 TRANSLATION REVISED




원본 アスカのアスカによるアスカのための補完 第七話



아스카가 하려다 만 말은 「그러니까 이 내가 너를 끌어 주겠다는 거야. 감사하라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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