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7일 월요일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완 Next_Calyx』 제세삼화


「예비 차일드가 착임한다고요?」
마침 그 보고를 받고 있을 때, 미사토씨가 카지씨를 데리고 방문한 것이다.
「네에. 저번에 이호기가 출격하지 않은 것을 제레가 문제삼아서요」
물론, 다 구실에 불과한 것이다.
「나기사 카오루. …이른바, 세컨드 칠드런이라는 것입니까」
이름과 생년월일 이외에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프로필로부터 눈길을 들어올리는 카지씨.
「위원회가 직접 보낸 아이야. 분명 뭔가 있어」
사실은 사도랍니다. 라고 말해줄 수도 없어서, 그렇겠지요. 라고 수긍해 주고 말았다.
프린트아웃을 책상에 내려놓고, 카지씨가 떠보는 듯한 눈으로 올려다보아 왔다.
「제가 조사해 볼까요?」
고개를 젓는다. 이제 와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래봐야 다 뻔하고, 애초에 시간에 못 맞춘다.
무엇보다, 후유츠키 부사령 납치사건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연장시킨 카지씨의 생명을, 이제와서 함부로 다룰 생각도 없다.
「그럴 것까진 없어요」
애초에. 라며 깍지를 끼었다.
「두 사람이 같이 여기 온 건,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온 거 아닌가요?」
짐짓 눈에 띄우고 있던 빛을 가라앉히고, 카지씨가 껄렁껄렁 웃는 얼굴이 된다.
이 사람의 이 표정이, 쑥스러움을 감추기 위한 것임을 알게 된 것도 최근 일이었다.
「예에, 간첩짓을 그만두려고요」
저번 세계에서 내가 카츠라기 미사토였을 때는, 그의 신변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만도 벅찼다.
그것은 즉, 내가 가짜에 불과했기 때문이었겠지.
「후학을 위해, 어떻게 설득한 건지 좀 알려줄 수 있을까요?」
기뻐서 미소를 지은 것인데, 미사토씨는 뭔가 오해를 한 것 같다. 뺨을 붉히며 고개를 수그린다.
저는 아무 것도…. 라며 말을 머뭇대는 모습을 바라보는 카지씨의 눈매가 상냥하다.
「더는 카츠라기를 울리고 싶지 않아서 말입니다」
미사토씨가 카지씨를 팔꿈치로 가격하지만, 효과가 없는 듯.
진짜 미사토씨가 진심으로 요구했기에, 카지씨도 응해준 것이 아닐까?
「그래서, 주시기로 한 포상은 무엇입니까?」
일단 견제구로 째려보아 주었다.
「그게 본 목적이고, 미사토씨는 덤이고, 그런 거 아니겠지요?」
「이야, 서운하구만요」
얼굴을 내밀며 들여다보았지만, 카지씨의 눈동자에선 아무 것도 읽히지 않았다.
뭐, 여기까지 온 마당에 비밀로 해야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좀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커피라도 마시죠」
 
 …
이 두 사람에게, …아니, 카지씨에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역시 세컨드 임팩트부터 이야기해야겠지.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카지씨가 움직이는 동기도 거기에 있다고 느껴지니까.
 
저번 세계에서도 같은 생각을 했었다. 카지씨가 집요하게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미사토씨와 마찬가지로 세컨드 임팩트로부터 그 단초가 생기지 않았을까 하고. …허나, 그 시점에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자료들만 가지고는 추측조차 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한동안 머리 한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그 생각이 다시 빛을 본 것은, 삼중간첩으로 포섭하기 위해 리스트업되었던 카지씨의 신상조서를 읽었을 때였다.
우선 궁금한 것은, 카지라는 성이었다. 세컨드 임팩트 부흥기에 자식을 대학까지 진학시킬 수 있었다면 보통 자산가가 아니다. 아이를 먹여살리기조차 어려워서 전자소년병에 팔아넘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 세상이었다. 나름의 연줄이나 리츠코씨급의 두뇌가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연줄은 적잖이 자산과 결부되는 것이고, 카지씨가 장학생이나 추천 같은 것을 노릴 타입도 아니다.
혹시 싶어 겐도씨에게 확인을 시켰는데, 카츠라기 조사대 및 세컨드 임팩트 관계자들 가운데 카지 가문과 인연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즉, 카지씨는 세컨드 임팩트와 직접적으로 무관하고, 부흥기에 고초를 겪지도 않았을 텐데, 진실만을 추구해 삼중간첩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직 그것만을 추구했기에 생명조차 내던졌던 것이다. …그 성장 과정과 인물상이, 어떻게 봐도 연결되지 않았다.
 
다음으로 신경쓰였던 것은, 호적의 재등록 시기였다.
세컨드 임팩트에서 살아남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카지씨 역시 재등록 이전의 공적 기록이 없다. 호적과 주민등록 대부분이 바다 밑에 잠겼고, 심한 경우 N²폭탄의 먹이가 된 탓이다. 주기住基네트ネット가 실현되었다면 어느 정도 보존할 수 있었을까?
…아무튼 각설하고.
호적재정비사업 자체가 미뤄지고 미뤄진 끝에 재등록이 시작되고 반년이 지난 뒤에야 카지가가 등록되었다. 유력한 자산가라기에는, 너무 늦다.
지나친 생각일지 모르지만, 세컨드 임팩트 이전에는 카지 료지라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또는, 존재했다 해도 지금 눈앞에 앉아 있는 이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었던 게 아닐까?
 
물론, 아무 증거도 없다. 내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카지씨의 대학 시절 전후의 부자연스러운 경력, 미리 짜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
「서기 2000년 9월 13일. 남극에서 S²기관 실험이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남극대륙은 소멸. 주위는 방사능 오염이 극심해서 봉쇄되었다.
이것이, 누구나 아는 세컨드 임팩트의 진실. …드러난 진실이다. 
「실제로는, 제1사도 아담을 봉인하기 위한 살신殺神의식이었습니다」
 
인류는, 남극에서 신을 주웠다.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잠을 깨우려던 차에, 그것이 자신들의 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들의 신은 릴리스였던 것이다.
릴리스?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미사토씨에게, 이따가. 라는 뜻으로 몸짓을 취했다.
 
황급히 다시 잠재우려 했지만, 늦었다.
그대로 아담이 깨어나면, 인류는 말살될 것이다. 무리의 리더가 된 숫사자가, 이전 리더의 새끼들을 물어 죽이듯이.
아무 것도 모르고 S²기관의 임상자료를 채집하러 간 과학자들만을 희생양 삼아, 아담은 폭주해서 에너지가 소진되었다.
 
남아도는 에너지는 지구의 지축을 뒤틀었고, 아담으로 인한 임팩트는 그 규모가 남극 주변으로 억제되었다. 지금은 다가오는 자들을 원시의 수프로 되돌리는 죽음의 바다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대로 내버려 뒀다 해도 어차피 아담은 언젠가 눈을 떴을 것이므로, 세컨드 임팩트를 인위적으로 일으킨 것 그 자체는 불가피했다고 할 수 있다.
 
질문해도 됩니까? 라는 카지씨.
「어째서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일까요?」
그 질문은 미사토씨가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미사토씨를 거의 버리고 가기라도 할 기세로, 카지씨의 말은 거침이 없다.
역시, 카지씨는….
「오해하기 쉽게 이야기했네요. 딱히 제물로 사용하기 위해 카츠라기 조사대가 조직된 것은 아니에요」
아담의 존재를 알게 된 제레는, 가능하다면 자기들의 입김이 닿는 사람들만으로 조사대를 편성하고 싶었을 것이다. 허나, 당시의 제레는 그만큼의 힘은 없었다.
주요 국가들이 견제한 결과, 순수하게 학술적 견지에서 조직된 카츠라기 조사대는 아담을 즉물적 측면에서 접근했다. 즉, 단순한 S²기관의 샘플로서.
「학술조사를 통해 아담의 각성을 재촉하는 수순을 밟기는 상당히 수고스럽지. 라고 겐도씨가 그랬어요」
허나, 사태가 급변했다. 아담이 눈을 뜨면 인류는 말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제레는 의식을 중지했다. 그러나, S²기관을 시동시킨다면, 조만간 아담은 눈을 뜬다. 게다가 기상 직후의 기분은 최악이다.
제레는 위원회에 압력을 넣으려 했고, 겐도씨도 카츠라기 교수와 담판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담이나 릴리스, 인류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거창한 이야기는 잠꼬대 취급이나 받기 십상이니.
「…하지만, 욕심에 눈이 먼 정치꾼들과 호기심에 자극된 과학자를 말릴 수는 없었대요」
미사토씨가 시선을 내리깔았다. 자신을 힐책하는 나에 대한 항변의 시도는 떨리는 입가가 고작이었다. 세컨드 임팩트의 원인이 자기 부친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 뇌리에서 얼마나 심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을까.
그 허리에 손을 감아 끌어안아주는 카지씨는, 그러나 미사토씨를 마주보지 못했다. 잠시 뒤 상냥한 시선을 돌려주지만, 한 순간, 아주 한 순간이지만 뼛속까지 스밀 듯한 냉랭한 빛이 눈에 실렸다.
그 깊이와 차가움에 비례하듯이, 미사토씨를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은 따스하고 상냥하다. 그 낙차로부터, 이 사람, 표표한 태도와 반대로 사실은 미사토씨 이상의 격정가가 아닐까? 라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이 두 사람의 만남도 짜여진 각본이었다면, 진심으로 미사토씨를 사랑하게 된 카지씨는 어떤 형태로든 매듭을 짓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혹은, 속죄를 하고자 했거나.
 …최초의 세계에서, 죽음이라는 선택은 그 카지씨에게 당연한 귀결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모두 청산하기 위해서.
 
「S²기관의 기동을 저지할 수 없자, 제레는 그것을 폭주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손을 쓴 것인지, 겐도씨가 남극을 떠난 것이 마침 그 전 날이었다.
폭주시켜서 아담을 소멸시키고, 그것을 막으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그 범위를 억제한다. 그 결과, 그런 형태의 임팩트가 일어났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은 사실이고, 이 건을 계기로 강대한 영향력을 얻게 되었으니, 제레가 처음부터 노리고 벌인 일처럼 보일 것이다.
그것이 일방적인 관점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세계에 와서 처음 깨달았다. 적어도 제레는, 세컨드 임팩트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점까지는, 광신적인 조직이 아니었다.
이 건으로 고생한 킬 의장은, 과학자라는 족속들에게 편견을 갖게 되었다던가. 겐도씨에게 한번인가 푸념을 들었던 것 같다. 그 편견의 대상이 인류 전체로 확대된 결과…라고 하면 억측이 너무 심한 걸까.
 
「롱기누스의 창을 다룰 수 있는 것은, 가이우스 카시우스 뿐. 존재하지 않는 백인대장을 대신해 사용한 소경 무리. 적어도 머릿수가 필요했다」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겠군요. 라며 카지씨를 바라보았다. 허나, 그것으로 납득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엉거주춤 실행된 임팩트의 결과, 사도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것이었습니다」
 
사해문서 이본. 누가 그것을 썼는지 분명하지 않다. 보란듯이 제1시조민족이라는 이름을 천연덕스럽게 거론하고 있지만,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임팩트 그리고 그 결과 만들어지게 될 사도들에 대해서.
정상적으로 임팩트가 실행될 경우, 새로운 생명의 형태는 한 종류밖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허나, 폭주에 의해 왜곡된 임팩트는, 아담이 창조할 수 있는 모든 생명을 개방하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풀려나 버린 생명은 그 존재를 확정하기 위해 다시 임팩트를 꾀하게 될 것으로 상정되었던 것이다. 다른 것을 부정하고, 임팩트의 결과를 본래의 형태로 수정하기 위해.
「그리고, 아담과 동질의 존재. 릴리스가 여기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에…? 하고 말이 막힌 미사토씨에게, 터미널 도그마에서 봤잖아요? 라는 말을 돌려 주었다.
「그게, …릴리스」
「…」
적어도 카지씨는 최종적으로는 다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표정은 심각하지만 놀란 기색은 없다.
「…왜 그걸 아담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었느냐. 라는 것이겠지. 카지씨가 마음 탓인지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임팩트를 일으킨 것과 동질의 것이 있다는 걸 알면, 사람들이 어떻게 되겠어요」
이것은 거짓이 아니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군요. 라는 카지씨.
「그럼… 아담은?」
「물론, 지금 여기에 있어요. 릴리스와는 다른 장소지만요」
임팩트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철저하게 아담과 릴리스 뿐이다. 사도가 임팩트를 일으키고 싶다면, 그에 대한 접촉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래서 사도가 찾는 것이 반드시 아담이라고 제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네르프는 제3신동경시를 여기 하코네에 건설했다.
「그 사도들에게 대항하기 위한 네르프, 그리고 에반게리온입니다」
여차파면 에바를 방주 삼아 인류의 게놈만 탈출시킬 계획이지만.
 
「그런데, 한 가지 오산이 있었습니다」
세컨드 임팩트와, 그 후의 전란으로 인한 데미지가 너무 컸던 것이다. 지금의 지구에는 20억 명의 인구조차 너무 많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경작가능지역의 대부분과, 해양생물의 요람인 남극권을 잃어, 지구는 분명히 좁아졌다. 아마 수억 명의 인구를 부양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게다가, 군성생물群性生物은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머릿수를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도 그 수를 뒷받침하는 유전적 다양성을 필요로 한다. 같은 것이 많이 있어 봤자 별 의미가 없으니까. 생명은, 그것을 시간을 들임으로써 축적해 왔다.
확실히 지난 세기, 인류는 폭발적으로 증식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때까지의 200만년의 축적, 유전자 레벨에서의 중림적 돌연변이의 누적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60억 인구를 거느리고 있던 인류는, 돌연 20억으로 줄어들어 유전적 다양성이 격감한 것이다.
만일 앞으로 인구가 60억을 회복한다면,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종래의 3배의 데미지를 입게 될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가령, 연중 여름이 된 일본에서는 해가 갈수록 매미가 늘어나고 있다. 세컨드 임팩트로 수가 줄었다가, 최적의 환경이 갖추어지자 그 반동으로 대번식하는 것이다. 삼림을 품은 산간부만 남은 일본은 매미에게 있어 낙원이다.
환경의 여건이 매미에게 다가와준 지금의 상황은, 진화의 극한이라 할 수 있다.
허나, 진화의 종착지점은 자멸. 죽음 그 자체. 실제로 환경청의 【자연환경보전기초조사】, 이른바 초록緑の 국세조사国勢調査에 따르면, 매미가 몰려들어 고사하는 수목이 늘어나고 있다는 모양이다. 극한의 진화는 환경을 최대한 착취하므로, 언젠가는 환경 그 자체를 파탄시킨다. 마치 동반자살처럼.
땅속생활이 긴 매미라는 생물은, 지상의 상황을 개의치 않고 대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또한 과학의 힘으로 보호받은 인간이라는 생물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인 것이다.
 
인류의 폐색. 그것은 절멸위기종이 필히 빠지게 되는 병목이라는 이름의 우리. 그리고, 진화라는 이름의 출구 없는 터널이었다.
 
 
「거기서 제창된 것이, 인류보완계획입니다」
인류 그 자체를 사도화해서, 단체생물単体生物이 됨으로써 병목을 무효화한다는 것이다. 환경에 의존하지 않게 되면, 진화가 극한으로 치달아도 자멸하지 않게 된다. 그것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인류의 어머니 릴리스라는 것이었다.
 
부감하듯이 내려다보면, 세컨드 임팩트를 포함해서 모든 것이 의도적으로 진행된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그 과정에 몸을 담고 있다 보면, 모든 것이 다 제레의 음모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제레가 직접 하지 않고 보완계획이 제창되기를 기다리고만 있었을 리 없다. 제레 또한 그때그때 가능한 판단을 내려왔던 것이다.
물론, 겐도씨는 그것을 먹튀해서 내 기억을 되찾는 데 쓰려고 했지만.
다만, 제레의 의도를 아직 잘 모르겠다. 이 보완계획을 그대로 진심으로 집행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인류보완계획을 빙자해서 겐도씨와 제레가 각자의 의도를 수행하려고 했다. 그것이 기존의 도식이었던 것 같다.
…이 두 사람에게 거기까지 이야기해줄 필요는 없지만.
 
「네르프는, 인류보완계획을 저지할 것입니다」
지금 보니, 두 사람 다 커피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확실히 인류는 폐색되어 있지요. 그렇다고 해서 변화도 없이 영원히 살아만 있어 봤자 의미가 없으니까요」
 
영원히 사는 것은 영원히 죽는 것이라고 가르쳐 준 친구가 있었다.
영원한 고독보다 하룻밤의 대화가 기쁘다며, 스스로 퇴장했다.
살아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니까, 살 것이다. 그러니까 지킬 것이다.
 
나풀나풀 비강을 자극한 것은, 스파이시하면서도 달콤한, 그런 향이었다.
내가 모르는, 맡아본 적 없는 향이 미사토씨에게서 풍긴다면, 그것은 카지씨의 선물이겠지.
저번 세계에서 내가 받은 Peut Regarder는 프랑스어로 『봐도 될까?』라는 의미였고, 그것은 숨겨진 마이크로칩을 의미하는 암구호에 불과했다.
그것과 다른 향.
그것이 이 두 사람의 앞날을 보증해주는 것 같아 기쁘다.
눈 앞에 앉아 있는, 인류의 최소단위인 두 사람을 향해 미소지었다.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위해, 저는 싸우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할 말은 거의 끝마쳤다. 몇 가지 일부러 얼버무린 부분은 있었지만.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떻게 할 것인가….
커피를 한 모금 훌쩎이고, 입술을 축인다. …오늘은 긴 하루가 될 테니까.
 

****
 

「에바 이호기, 기동!」
발령소에 들어선 순간, 경보가 울렸다.
「말도 안 돼! 아스카는!?」
미사토씨가 목소리를 높이자, 아오바씨의 대답보다 빠르게.
「네 뒤에 있거든요」
앞으로의 일을 상담하자고 잡아떼고, 아스카를 데려온 참이었다.
헤에? 라며 돌아보는 미사토씨. 지나치게 무방비한 투미한 면, 미혼 여성으로서 어떨까 싶다. 뭐어, 그녀의 그런 부분도 좋아하지만.
「…그럼, 도대체 누가?」
「으으, 뭐야? 어째서 이호기가 움직이는 거야! 누가 탄 거냐고!」
순식간에 톱 스피드에 도달한 아스카가, 홀연히 마야씨의 좌석을 덮쳤다.
「…무, 무인입니다. 이호기에 엔트리 플러그 삽입되어 있지 않습니…」
금방이라도 물어뜯을 것 같은 아스카의 서슬에, 마야씨가 겁을 먹었다. 그럴 만 하지.
아스카의 어깨를 짚던 손을 옮겨, 미사토씨가 마야씨의 좌석 머리받침대를 움켜쥐었다. 으드득…. 하는 위험한 소리를 귓전으로 듣는 마야씨가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다.
「…」
그대로 조용해진 미사토씨를 재촉하듯이, 추가 경보가 울린다.
「센트럴 도그마에 AT필드 발생을 확인!」
「이호기?」
「아뇨, 패턴 청! 틀림없습니다! 사도입니다」
「뭐라고!?」
상황파악에 바쁜 발령소는 내버려 두고, 바닥에 새겨진 몰드를 눌렀다. 튀어오르듯이 커버가 열리고, 리프트 조작 패널이 드러났다.
 
「사도…, 그 소년이?」
멍하니 중얼거린 미사토씨에게, 아스카가 다가갔다.
「누구야, 그게?」
「위원회가 보내왔어. 아스카의 예비를」
「내 예비라고…」
리프트 가동 스위치를 넣고, 밀려올라온 난간을 잡았다.
「초호기로 추격하죠」
달려오려는 미사토씨를 몸짓으로 제지. 엄지손톱을 씹고 있는 아스카를 바라보았다.
「아스카쨩. 이호기를 찾으러 가자, 갈래?」
「나보고, 초호기에 타라는 거야?」
「그런!? 싱크로 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무심코 돌아보고 소리치는 마야씨. 그렇게 치면 미사토씨도 싱크로 할 수 없어야 하는데요.
「그냥 태우기만 하면 상관 없어요. 이호기를 찾으러 가자?」
다양한 망설임을 눈동자에 실은 채, 그럼에도 아스카는 고개를 끄덕인다.
「…갈게」
 

***
 

   ≪ AT필드, 여전히 건재 ≫
               ≪ 목표는 제4층을 통과, 아직도 강하 중 ≫
  『 안됩니다! 리니어 전원을 끊을 수 없습니다 』
직접제어는 코어에 인격을 봉입하지 않기에, 퍼스널 데이터 갱신 따위 불필요하다.
   ≪ 목표는 제5층을 통과 ≫
  『 센트럴 도그마 모든 격벽을 긴급폐쇄. 조금이라도 좋으니 시간을 벌어라 』
   ≪ 말브랑슈 전 층 긴급폐쇄. 총원 대피, 총원 대피! ≫
 
「…거짓말거짓말거짓말. 이호기가 나 없이도 움직였다니, 그런 거 거짓말이야…」
플러그 수트를 입고서도 손톱을 씹고 있는 아스카의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작다. 나는 아스카의 마음이 아직도 에바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알고, 서글펐다.
 
…적어도, 눈앞은 피해 주자.
「초호기는 어떻게? 움직이는 거야?」
「…」
약간 사이를 두고, 초호기가 오른손을 눈앞에 가져왔다. 쥐었다 폈다를 두세 번 반복한다.
「…요 최근 이호기의 반응보다…, 조금 나은 느낌이네」
아스카가 품은 미묘한 혐오에 반응해서 이호기가 마음을 닫은 것일까. 아스카 쪽의 마음의 문제와의 상승효과로, 급속히 싱크로율이 내려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떻게 나까지 초호기를 움직일 수 있는 거야?」
아스카의 마음의 따스함을 느끼는 정도로 봐서, 싱크로율로 치면 20% 정도일까. 처음 세계에서 내가 이호기에 싱크로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 싱크로가 되어도 이상할 것 없다.
애초에, 인격을 봉입한 코어에 싱크로하는 것보다, 이렇게 살아 성장하고 변화하는 날것의 인간에 싱크로하는 편이 융통성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
「…내가, 아스카쨩을 좋아하니까 되는 거야」
돌아본 아스카의, 뺨이 붉다.
「농담하는 게 아니야.
 직접제어라는 건 에바와 일심동체가 되는 제어방법이야. 초호기는 지금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어. 그 초호기에 싱크로했다는 것은, 내 마음에도 싱크로했다는 거야」
「…당신이, 나를 이 정도로 좋아한다고?」
초호기가 재차 손을 쥐었다 폈다. 그 움직임이 둔한 것이 바로미터처럼 보였을 것이다.
「아스카쨩이 나를 얼만큼 좋아하는지, 그것과의 균형이기도 해.
 짝사랑이라고 싱크로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바탕의 상성도 있는 거야」
「…잠깐 있어 봐. 그럼 내가 이호기에 싱크로할 수 있는 건」
단도직입적인 말과 달리, 눈을 치뜬 시선은 어둠 속을 더듬듯이 힘없다.
「이호기 안에 갇혀 있는, 아스카쨩의 어머니의 마음이, 아스카쨩을 너무 사랑하니까」
정면으로 돌아선 아스카가, 초호기로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아지만 이호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 장갑격벽을 이호기가 돌파하고 있습니다 』
  『 목표는 제2코퀴토스를 통과 』
 

이렇게 아스카를 태우고 신경쓰인 것은, 생각보다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었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미사토씨의 싱크로율이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다.
싱크로될 것이라는 자신은 있었지만, 아스카를 크게 뛰어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상대를 아무리 잘 알고 있다 해도, 그것만으로 아스카 이상의 싱크로율이 나오는 이유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의외로 미사토씨는 칠드런으로서의 소질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신오염을 받았던 적이 있던가. …예를 들자면, 남극에서 아담에게.
남극에서의 일이 거의 기억나지 않은 것은, 2년간의 마음의 미궁은, 혹시 어쩌면….
 
 ……
  ≪ 에바 초호기, 루트 2를 강하. 목표를 추격 중 ≫
 
「이런 건 또 어떻게 하는 거야?」
조금 안정된 듯, 아스카의 목소리에 여유가 넘쳤다. 기분 탓인가, 싱크로율도 상승했을 것 같다.
이호기는, 카오루군이 펼친 중력경감 AT필드로 천천히 하강했을 것이다. 추격하는 초호기도 그 영향을 받아 비교적 천천히 낙하하고 있는데, 아스카는 착각한 것 같다.
「아스카쨩도 연습하면 할 수 있어」
비어클리히wirklich? 라며 시선을 보내오는 아스카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실제로 저번 세계에서 잘만 사용했고.
「…독일에서는, 이렇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가르쳐준 적 없어…」
조금 불만스러운 중얼거림이, 어째 아스카답다. 딱히 보이는 것도 아닌데, 정면으로 돌아간 시선은 분명 째려보듯이 치뜬 눈을 하고 있을 것 같았다.
이냥저냥, 평소의 아스카로 확실히 돌아왔구나.

그럼…. 이라며 돌아보는 아스카의 기세를 꺾는 듯한 아오바씨의 목소리.
­  『 초호기, 제4층에 도달, 목표와 접촉합니다! 』
 
「보인다」
초호기의 시각을 직접 공유하는 내 쪽이 발견이 빠르다. 카오루군은 아직 점으로밖에 안 보이지만.
「저깄다!」
횡혈横穴에 손을 건 초호기가, 밀어젖히듯이 속도를 높였다.
 
계속 つづく
2007.08.27 PUBLISHED
2009.01.01 REVISED
2021.11.13 TRANSLATED
2021.11.29 TRANSLATION REVISED




원본 シンジのシンジによるシンジのための補完 NC 第世参話



이 회차에서 빙유이=신지는 두 가지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분과의 대화로 서술트릭이 맞다고 확인받았습니다.

첫 번째는 세컨드 임팩트 과정에 대한 겐도의 설명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부분. 겐도가 이미 죽어서 말이 없는 카츠라기 교수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어 버렸지요. 신지, 또는 빙사토=신지였다면 이 설명의 위화감을 감지했겠으나, 유이로서 살아온 시간과 경험이 지나치게 길어져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입니다. 저자분의 표현으로는, 「사랑은 맹목愛は 盲目」이니까요.

두 번째는 저번 세계에서 자신은 「가짜 미사토」였기에 카지의 마음을 얻지 못했었다고 단정하는 부분입니다. 과연 그랬을까요? 1부 세계의 카지는 그 나름대로 「미사토」를 사랑했습니다. 다만 그 사랑하는 대상인 「미사토」가 처음의 세계(원작), 그리고 NC의 세계의 「미사토」와 다른 사람이기에 아껴주는 방식도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둔감한 신지녀석은 그 「다름」을 「틀림」으로 오인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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